경상남도의 산 / 거창 미녀산
경상남도의 산 - 거창 미녀산(930m)
학산마을~봉화재~숙성산~유방봉~정상~생초마을…약 11km 5시간 /EMSUBTILTE> 글·사진 노만우 파아란산악회
영남벌에 누운 아름다운 여인의 자태
학산마을~봉화재~숙성산~유방봉~정상~생초마을…약 11km 5시간 /EMSUBTILTE> 글·사진 노만우 파아란산악회
영남벌에 누운 아름다운 여인의 자태
거창읍에서 가조면으로 넘어가는 살피재에서 동남쪽을 바라보면 '미녀봉' 혹은 '처녀봉'이라고 불리는 산이 있다. 이 산은 이름처럼 긴 머리채를 곱게 빗어 내린 처녀가 두 손을 가슴위에 올려놓고 반듯이 누워있는 듯한 형상이다. 또한 사람의 얼굴처럼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둥그스름한 배의 모습이 커다란 산줄기를 이루고 있다.
미녀산의 서쪽 머리부분에서 동쪽 하체부분까지 상세히 묘사하면 이렇다. 황간의 지류인 거천을 향해 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채 단아한 이마, 새까만 눈썹, 오뚝한 콧날, 헤 벌린 입, 또렷한 턱과 목을 거쳐 봉긋 솟은 젖가슴 아래로 아기를 잉태한 듯 볼록한 배의 모습은 여러 개의 산봉우리들이 모여 하나의 아름답고 고운 여인 형상을 빚어낸다.
흔히 이런 모습은 보는 각도에 따라 또는 사람에 따라 인식할 수 없는 경우가 간혹 있지만 미녀봉은 신기하리만큼 한눈에 들어온다. 산 전체가 하나의 여체로 만들어져 성적 호기심을 자아내게 만든 것은 거창 미녀산이 우리나라에서 유일하다. 또한 산 아래 음기마을과 양기마을이 그렇고 산 곳곳에 유방봉, 양물샘, 선바위, 음양석 등의 이름에서 성신숭배 사상이 그대로 드러난다.
자연이 창조한 걸작품이라 할 수 있는 미녀산에는 두 가지 전설이 전해진다. 옛날 바다였던 이곳에 장군이 탄 나룻배가 표류하자 옥황상제가 자신의 딸을 지상으로 보내 구하고자 했다. 그러나 장군과 딸은 서로 사랑하게 됐고, 그런 딸을 보고 노한 옥황상제는 영원히 산으로 화해 누워 있으라는 형벌을 내렸다고 한다.
또 다른 전설로는 한 처녀가 어머니의 병을 고치기 위해 미녀산에만 있는 약초를 캐기 위해 왔다 뱀에 물려죽자, 이를 가련히 여긴 산신이 죽은 처녀의 모습대로 만든 산이라고 한다.
미녀산과 주변 봉우리가 앉은 터도 재미있다. 미녀산의 미모가 워낙 출중하다 보니 미녀산에서 뻗은 발을 무뚝뚝하게 내려다보는 두무산, 미녀의 무릎 옆에 앉아 명상에 잠긴 오도산, 미녀의 머리위로 날아오르는 비계산, 전설 속 미녀와 사랑을 나눈 장군봉, 그리고 의상봉, 보해산, 금귀산, 숙성산이 병풍처럼 둘러싸 연심을 보내고 있다. 조물주의 짓궂은 장난인지 아니면 호사가들이 꾸며낸 스토리인지 하여튼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산임엔 틀림없다.
산길
미녀산 산행은 학산마을에서 봉화재~숙성산~유방봉을 거친 후 정상으로 가지 않고 석강농공단지인 음기마을로 하산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미녀산 정상을 거쳐 생초마을로 하산하는 코스를 소개한다.
살피재를 지나 가조 인터체인지에 들어서면 미녀산의 아름다운 자태가 서서히 드러내기 시작한다. 산행들머리인 학산마을은 학천사가 있는 도로변에서 하차해 걸어가면 된다.
학산마을 입구에는 '가조면의 최남단에 위치하며 일명 서리터라고 부르던 것을 무학대사가 노숙하면서 지형이 학설(鶴說)이라 하였기에 학(鶴)자와 높은 곳에 자리한다 하여 산(山)자를 붙여서 1950년 청암(靑菴) 이담(李淡)이 이름 지었다'는 표지판을 볼 수 있다. 이 마을을 지나 콘크리트길을 이어가다가 봉화재로 가는 오른쪽 산길로 접어들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야생화가 군데군데 피어있는 산길에는 취나물과 더덕이 지천에 깔려있다. 산행을 시작한지 1시간 정도면 노송이 있는 널따란 공터에 이르게 된다.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산길을 이어가면 다시 비탈길로 접어든다. 오르는 길은 안개 때문에 조망이 좋진 않지만 가조마을의 들녘과 멀리 산 능선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공터에서 15분여를 오르다보면 바위 한 개가 우뚝 서서 길을 막는다. 바위 밑에는 이름모를 묘가 바위를 병풍삼아 아담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이곳에서는 멀리 합천댐의 모습과 능선의 아름다운 모습이 안개 속에서 아련히 시야에 들어온다. 여기서 능선길을 10여분 오르면 돌무덤이 쌓인 숙성산 정상에 도착한다. 높이 898.9m인 숙성산에서 미녀산 정상까지는 약 2시간 30분이 더 소요되지만 유방봉까지는 완만한 산길로 이어지기 때문에 편안히 산행을 즐길 수가 있다.
숙성산에서 오도산이 멀리서 손짓하는 방향으로 산길을 이어가다보면 고즈넉한 숲길이 이어지다가 철쭉이 만개한 철쭉군락지에 도착하게 된다. 철쭉군락지를 지나면 '미녀봉 2.4km, 숙성산 0.6km'지점에 당도한다. 하지만 이 이정표에서 가리킨 곳은 미녀봉의 머리부분에 해당하는 곳으로 잘못 표기된 것 같다. 여기까지는 약 1시간 40분이 소요된다.
이정표를 지나면 철쭉군락지와 고즈넉한 소나무숲길로 이어진다. 가끔씩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지만 이곳에서 미녀봉 머리 부분까지는 무난한 산길이다.
바위가 군데군데 놓인 소나무 숲길로 하산하다보면 '미녀봉, 숙성산, 취사장'으로 갈라지는 삼거리인 말목재에 당도한다. 이곳에서 취사장 방향인 지실리로 하산할 경우 약 30분이 소요된다.
삼거리에서 거친 비탈길을 오르다 보면 널따란 공터가 있는 쉼터에 도착하게 된다. 이곳에서 10분 정도면 미녀산의 머리 부분인 '유방샘 1.0km, 유방봉 0.7km' 지점에 도착한다.
미녀산은 이 머리 부분부터 유방봉까지 기기묘묘한 바위지대로 되어있다. 유방샘으로 가는 길을 버리고 유방봉을 향하면 가조들녘이 조망되기 시작하고 곧이어 우뚝 선 눈썹바위에 당도한다. 이곳을 지나면 기암으로 형성된 암봉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진다. 미녀산의 코와 입술 부분을 지나 턱 부위로 내려서는 구간에는 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이리저리 바위를 헤집고 오르면 두 개의 암봉으로 된 유방봉이다. 이곳에서는 미녀산의 연인이었다는 장군봉이 가조벌판 뒤로 우뚝 솟아있고 의상봉과 비계산이 조망된다.
유방봉에서 바위지대를 내려서면 좌측에 석강리 음기마을로 하산하는 지점인 안부삼거리에 도착한다. 이곳부터는 육산의 거친 비탈길이 이어진다. 삼거리에서 10여분 오르면 묘 1기가 있는 893봉이고, 곧이어 헬기장이다. 4개의 봉우리를 연이어 오르고 내리면 드디어 '미녀봉 930m 無心'이라 쓰인 정상석을 볼 수 있다. 정상까지는 약 3시간 50분 정도 소요된다.
정상에서 생초마을로 하산하는 길은 급경사이므로 조심스럽게 내려가야 한다. 가파른 하산길을 12분 정도 내려오다 보면 아름다운 기암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기암을 구경하면서 하산길을 이어가다보면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미녀산의 배 부분이 정상이니 이곳의 물은 미녀의 음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30분 정도 하산하다보면 묘 2기가 있는 널따란 묘지터를 지나면서부터 산길이 유순해진다. 생초마을에 도착할 즈음에는 빨간 밥테기꽃을 배경삼아 누워있는 미녀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교통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대진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함양분기점에서 대구방향 88고속도로를 탄다. 거창 가조 인터체인지로 빠져나오면 좌측으로 2km 지점인 음기마을이나 학산마을에서 하차하면 된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거창 시외버스 터미널까지 하루 12회 운행하며 요금은 17500원, 3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거창읍에서는 학산마을로 가는 시내버스가 하루 10회 운행된다. 문의 055-944-3720
주변 볼거리
오도산자연휴양림
높이 1134m의 오도산 자락에 위치한 오도산자연휴양림은 도선국사가 이 산의 기운과 자태에 탄복해 머물며 수도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북쪽으로는 우리나라 3대 사찰 중 하나인 해인사가 있으며, 남으로는 합천호와 연결돼 주변에 관광명소가 많고 자연경관이 수려한 곳이다. 휴양림에는 숲속의집, 취사장, 야영장 등 편의시설이 들어서 있으며, 오도산에서 숙성산으로 연결된 등산코스가 조성되어 있다.
오도산자연휴양림 055-930-3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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