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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된 재건축에 투자, 토지로 분류돼 취득세율 높아져

철거된 재건축에 투자, 토지로 분류돼 취득세율 높아져



매일경제

서울 강남·서초 등 강남권을 비롯해 강북 마포·서대문 일대 재건축·재개발 주택은 여전히 슈퍼 리치들의 관심권에 있다. 특히 목돈의 여유자금을 들여 시세 차익을 보려는 투자자들은 일반분양 물량이 아닌 조합원 입주권을 사들이기도 한다. 분양가격이 일반분양보다 10%가량 낮은 데다 선호 동·층 등을 미리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 조합원 입주권을 사들이는 경우 매매 시기에 따라 세율이 변해 비용이 달라지는 점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권리를 언제 취득했느냐에 따라 '주택 보유 기간'이 달라지기 때문에 양도세에서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이미 알려진 투자 팁이지만 하나 더 고려할 점은 '취득세'다.

내가 산 재건축 아파트가 자칫 주택이 아닌 토지로 분류되면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강남권 재건축의 경우 전용면적 85㎡라 하더라도 매매가격이 9억원을 거뜬히 넘기 때문에 세율이 0.1%포인트만 올라도 추가적인 세 부담이 만만치 않다.

취득세는 주택 가격과 전용면적에 따라 달라진다. 이런 사항은 거래 시 알고 있기 때문에 취득세를 예측할 수 있지만 재건축 이주 막바지인 아파트를 사들이는 경우에는 투자자가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더 많아진다. 지방세법상 재건축 아파트를 취득(잔금 지급일 기준)했을 때 재건축을 위해 철거돼 '멸실' 등기가 된 집이라면 주택이 아닌 '토지'로 분류돼 취득세율이 높아진다.

예를 들면 9억원이 넘고 전용 85㎡보다 넓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가 '주택'이라면 기본 취득세 3%에 지방교육세 0.3%, 농어촌특별세 0.2%를 더해 결과적으로 3.5%가 취득세율로 산정된다.

하지만 이 집이 철거돼 주거 기능을 잃은 '토지'로 분류되면 사정은 달라진다. 일단 기본 취득세가 4%로 적용되고, 지방교육세 0.4%에 농어촌특별세 0.2%가 더해져 4.6%가 취득세율이 된다. 집값이 10억원이라고 치면 1300만원을 더 내게 되는 셈이다.

내가 산 재건축 아파트가 주택인지 토지인지는 같은 단지라 해도 '퇴거·이주·단전·단수·출입문 봉쇄 등' 상황에 따라 가구별로 다르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한 단지 내에서도 가구별로 철거 상황이 다 달라 막바지에 아파트를 산 경우에는 예상치 못하게 취득세를 추가로 더 내야 하는 데다 여기에 따른 갈등도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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