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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맺다… 경치만큼 소문 자자한 연인들의 ‘성지’

사랑, 맺다… 경치만큼 소문 자자한 연인들의 ‘성지’


[신한국견문록]충북 단양군

단양 8경으로 이름난 충북 단양군이 새 별칭을 얻었다. 이름하여 ‘사랑의 고장’이다. 젊은이도 별로 없는 두메 고을에서 무슨 사랑 얘기냐고 하겠지만, 사정을 알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단양에는 사랑을 주제로 한 명소가 곳곳에 널려 있다. 사랑을 구하고 확인하고 싶은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 달 20일 단양읍에서 소백산쪽으로 자동차로 30분을 달려 도착한 단양군 양춘면 하리. 마을을 휘도는 남한강변 둑 위로 젊은 남녀 한 쌍이 손을 꼭 잡은 채 걸어가고 있었다.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는 듯 두 사람은 연방 귀엣말을 주고 받았다. 가로등 모양의 스피커에서는 부드러운 발라드 음악이 흘러나왔다. 강원 원주에서 왔다는 이 커플은 “이 둑길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끝까지 걸으면 사랑이 결실을 맺는다는 얘기를 듣고 왔다”고 했다.

한국일보

한 쌍의 연인이 적성 이끼터널에서 옹벽에 빼곡히 새겨진 ‘사랑의 흔적’을 훑어보고 있다. 거뭇거뭇한 벽면의 이끼는 우기가 되면 파릇파릇 되살아난다. 위쪽의 나무들이 무성해지면 하늘을 가려 터널이 된다. 단양=한덕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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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들었다는 얘기는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퍼지기 시작했다.

줄거리는 평범하다. 30여 년 전 영춘면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한 총각이 이 둑길에서 여인을 만나 사랑을 언약했고, 결혼에 골인해 지금까지도 행복하게 산다는 내용이다. 이 사연을 아는 몇몇 주민들이 ‘사랑의 둑길’로 부르기 시작했다. 여기에 ‘손을 잡고 둑길을 끝까지 걸으면 사랑하게 된다’는 스토리텔링이 더해지면서 이곳 둑길 얘기가 퍼져나갔다.

주민 장영재(41)씨는 “평범하던 동네 둑길이 이젠 사랑을 이어주는 특별한 길로 유명해졌다”며 “외부에서 손님이 몰리니 마을 사람들도 즐겁다”고 말했다.

길이가 600m쯤 되는 사랑의 둑길은 경치도 아름답다. 둑 아래 남한강 둔치에는 갈대 숲이 무성하고 야생화가 지천이다. 강 건너편으로는 국내 산성 가운데 가장 경관이 뛰어나다는 온달산성이 손에 잡힐 듯 보인다.

이곳에서 10분 거리에는 ‘온달ㆍ평강 로맨스길’이 있다. 소백산 둘레를 한 바퀴 도는 소백산자락길 중 한 코스인 이 길(13.8km)은 바보 온달과 평강 공주의 신분을 초월한 사랑을 머금은 길이다. 길은 온달장군의 무용담이 서린 온달동굴ㆍ온달산성과 온달관광지를 죽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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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에 자리한 ‘새한서점’. 낭만적인 분위기로 오래된 연인들을 끌어들이는 곳이다. 한덕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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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군 적성면에는 ‘사랑의 흔적’을 남기려 연인들이 몰리는 곳이 있다.

단양읍에서 적성 방면으로 10분 가량 차를 몰면 나타나는 적성 이끼터널. 이곳은 도로 양 편에 설치된 시멘트 옹벽에 온통 이끼가 뒤덮여있다. 실제로 위가 막히지 않았는데 신록이 우거진 나무가 하늘을 가려 터널이라 부르게 됐다. 한데 이 길은 습하고 비가 많은 철이면 푸르른 이끼벽이 우거진 나무 터널과 어울려 환상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이 독특한 풍경에 매료된 사람들이 언제부턴가 이끼 옹벽에 그림이나 글씨를 남기기 시작했는데, 그 내용 대부분이 사랑 얘기였다. 하트 모양부터 연인의 이름, 둘만의 비밀 언어나 기호 등 사랑의 정표들이 높이 4m, 길이 150m의 터널 양쪽 벽면에 가득하다. 거대한 사랑의 낙서장인 셈이다.

흔적을 남기려는 연인들이 너무 몰리자 지역에서는 한 때 “이끼 보호를 위해 출입을 제한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왔다고 한다.

적성면사무소 김종대 부면장은 “정확하진 않지만 약 10년 전부터 전국 각지에서 커플들이 몰리고 있는 것 같다”며 “이끼 보호 차원에서 낙서를 막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이끼는 비만 오면 금세 재생되는 만큼 큰 문제가 없다고 결론지었다”고 말했다.

이끼터널에서 사랑을 확인한 연인들이 꼭 들르는 곳이 있다. 적성면 현곡리 산속에 자리한 헌책방 ‘새한서점’이다.

이끼터널에서 약 2km거리에 있는 이 서점은 영화 ‘내부자들’에서 우장훈 검사(조승우 분)의 시골 집으로 나온 곳이다.

창고 같은 곳에 아무렇게나 놓인 헌책이 대략 13만권. 낡아 보이지만 추억과 낭만이 서린 곳에서 연인들은 상대에 대한 편안함과 소중함을 느끼는 듯하다. 새한서점이 단양에 내려온 것은 2002년. 처음엔 폐교인 적성초등학교에 둥지를 틀었다가 2009년 이곳으로 옮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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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담삼봉 야경. 한밤 온화한 조명을 받아 고고한 자태를 뽐낸다. 단양 야경은 연인들의 단골 코스다. 단양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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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의 아름다운 야경은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들을 위한 고백의 장소다. 단양야경은 남한강 물길을 따라 펼쳐진다. 매포읍 도담삼봉~단양읍 상진대교까지 약 7km구간에 걸쳐 곳곳에 설치돼있다. 주요 야경 포인트는 도담삼봉 고수대교 양백폭포 양백산전망대 수변무대 팔경거리 관문조형물 상진대교 등 8곳. 각각의 야경은 저마다 독특한 테마로 개성있는 빛의 향연을 연출한다. 그래서 ‘단양 야경8경’이란 신조어까지 생겼다. 이 환상적인 밤거리에서 커플들은 감상에 취해 사랑을 고백한다.

단양=한덕동기자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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