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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산 자료☆★★/★☆ 등산 여행☆

산과 山 잇기 / 경북 문경 성주봉~운달산

산과 山 잇기 / 경북 문경 성주봉~운달산

     

당포리∼성주봉∼운달산∼장구목∼김룡사…약 10km 7시간 30분
글·사진 오석윤 문경산악회



태곳적 신비 간직한 대가람의 둥지

▲ 안전로프가 설치되어 있는 종지봉 상단부 바위지대.


백두대간 대미산에서 남으로 뻗어 내린 산줄기는 문경읍 중평리의 경계인 여우목고개와 단산을 지나 배나무산에서 둘로 갈라진다. 한줄기는 월방산과 약천산으로 이어지고 영강과 낙동강의 합수머리인 영순면 말응리에서 여맥을 다한다. 또 한줄기는 부운령을 넘어 오정산을 솟게 하고 진남교반으로 뻗어 내리는데 이것이 영남 제1경을 빚어낸다는 운달지맥이다.

'운달(雲達)'이라는 이름은 '구름에 가 닿는다'는 뜻으로 하늘에 오른다는 이야기도 되지만, '해탈의 경지에 오른다'는 의미로 운달조사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라는 설도 있다. 일반적으로 운달산(1097m)은 육산으로 본다. 그러나 서쪽으로 가지 쳐 나간 성주봉(961m)을 올라 본 사람이라면 생각이 확 바뀔 것이다. 멀리서 바라보면 산세가 부드럽게 보여도 울창한 수림으로 돌무더기를 감추었을 뿐 실제로는 도처에 암릉과 기암괴석들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운달산은 웅장한 산세와 명성에 비해 등산객의 발길이 뜸해 여유롭게 즐기면서 호젓한 산행을 할 수 있다. 각지에서 모여드는 탐방객들이 운달산에 다다르기 전에 월악산, 조령산, 대야산, 주흘산 등으로 분산되기 때문이다. 또한 주등산로가 시작되는 산행들머리까지 약 20km의 거리를 돌아들어야 한다는 이유도 있다. 문경읍 방면에서 운달산을 바로 오르려면 당포리에서 시작하는 성주봉 암릉길 종주가 유일하다.

산길
너른 들판 펼쳐지는 종지봉 전망대

문경읍에서 20분이면 당포2리 마을회관에 도착한다. 회관에서 2분여 거리에는 느티나무 휴식공원이 있다. 약 3300㎡의 넓은 땅에 느티나무 20∼30여 그루가 숲을 이룬 이곳이 바로 성주봉 산행기점이다. 이곳에는 1670년경에 마을이 들어섰고, 고주부사가 이 마을에 처음 서당을 짓고 '당포'라 이름 지었다 전한다.

산행은 공원 동쪽 법장골 방면 마을길 약 100m 지점의 안내표지판에서 시작한다. 여기서 왼쪽 다리를 건너 안동 권씨 사당을 끼고 오른쪽으로 들어서면 곧 성주사 갈림길이 나온다.

성주봉 산행의 대표적인 들머리 코스 종지봉(598m)을 먼저 오르려면 왼쪽 성주사 방면 과수원길로 들어선다. 성주사 주차장 오르막길을 올라 왼쪽 돌탑과 오른쪽 산신각 사이로 10여분을 오르면 가파른 암벽 구간인 '대슬랩' 아래에 닿는다. 바윗길을 25분 정도 오르면 종지봉 아래 노송지대에 닿는다. 여기서 왼쪽으로 감아 도는 오르막길을 따라 종지봉 서벽 아래에 이른 다음, 오른쪽 바위지대를 올라가면 종지봉 정상이다. 발아래로 펼쳐지는 당포리 마을과 너른 들판이 시야를 환하게 한다.

다시 종지봉에서 동쪽 안부로 밧줄을 타고 내려가 협곡을 오르면 119조난구조대 간판이 있는 참나무 숲을 지나게 되고 소나무가 군데군데 보일 즈음 널찍한 헬기장이 나온다. 헬기장을 뒤로하고 15분여 거리의 암봉을 넘어가면 약 20m 길이의 밧줄이 설치된 급경사 바윗길이 나온다. 이곳을 내려서 암벽 아래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길을 올라서면 또 한 번 암릉이 이어진다. 7∼8분을 더 가면 발아래가 수십 길 낭떠러지인 바위지대 끝머리에 닿는다. 뒤편 우회로를 따라 암릉을 내려선 다음 남쪽 급사면을 우회하면 절벽아래 안부로 내려서게 된다. 여기서 발디딤이 좋은 편인 바윗길을 올랐다가 다시 안부로 내려서면 곧 긴 능선을 지나게 된다. 양옆은 낭떠러지지만 조망이 좋아 여유롭게 쉬어가도 좋은 곳이다. 능선 끝에 오면 우뚝 솟은 성주봉 정상이 버티고 있다. U자형 안부를 지나 급경사 바윗길을 10여분 오른 다음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암릉길로 들어선다. 노송군락이 이어지는 완만한 경사의 암릉길을 오르다 보면 군데군데 피어난 양지꽃이 길손을 반긴다. 이곳을 지나면 곧 성주봉 정상에 닿게 된다.

▲ 성주봉 하산길 안부의 바위지대 위험구간.


얼음계곡 끼고 솟은 운달지맥의 위용
성주봉 정상의 조망은 한마디로 일품이다. 동으로는 운달산 서릉 최고봉인 954m봉과 운달산 정상이 하늘금을 이루고, 남으로는 법장골 건너 조항령, 활공장, 단산으로 이어지는 운달지맥의 위용이 한눈에 와 닿는다. 남서로는 문경읍과 봉명산, 백화산이 함께 보이고, 서쪽으로는 주흘산이 마주 보인다. 북쪽으로 눈을 돌리면 갈평리와 용연리 분지 위로 포함산에서 대미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마루금이 꿈틀거리듯 이어진다. 하산은 올라온 길을 따라 되돌아가도 되고 남릉을 통해 내려가도 된다. 남릉 하산로는 들어서는 길이 명확치 않고 상단부 횡단지점은 절벽구간이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성주봉에서 밧줄이 설치된 내리막길을 따라 20여m 내려가면 오른쪽 바위벽 하단부를 횡단하는 다소 까다로운 구간이 나온다. 발디딤에 주의하며 밧줄에 의지해 안부에 이르면 거의 직벽에 가까운 20여m 높이의 바위벽이 앞을 가로막는다. 이 바위벽 때문에 등산객 대부분은 정상 남쪽 너덜지대 협곡을 경유해 반석골로 하산한다.

운달산 서릉 안부에서 약 100m쯤 더 내려와 좌측 오르막길로 30분정도 가면 사방 2m 넓이의 자연석굴에 닿는다. 야간산행을 할 경우 2∼3명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비박지로 안성맞춤이다. 석굴 앞을 지나 조금 더 오르면 954m봉이고 여기서 10여분 더 가면 안부에 닿는다. 안부를 지나면 바위지대 오른쪽 사면으로 길이 이어진다. 20분 정도 오르면 철쭉군락으로 접어들고, 조금 더 오르면 운달산 정상이다.

당포2리 마을회관을 출발해 느티나무 휴식공원∼종지봉∼성주봉∼자연석굴∼954봉∼운달산 정상까지는 약 6km 거리로 4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성주봉 정상에서 올라온 길을 따라 내려가는 원점회귀코스를 택하더라도 비슷한 시간이면 산행을 마칠 수 있다.

운달산만 오를 경우엔 점촌에서 예천·안동방면으로 방향을 잡아 가다가 산양논공단지를 지나자마자 좌측 SK금강주유소 옆으로 좌회전한다. 산북면을 지나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좌측 길을 따라 15분 정도 가다 김룡사 방향으로 접어든다. 약 10분 안팎이면 주차장(버스종점)에 닿고 여기서 운달식당 앞을 지나 5분쯤 오르면 좌측으로 야영장이 나온다. 수령 300년이 넘는다는 아름드리 전나무·참나무 숲을 지나면, 김룡사 일주문인 홍화문이 나온다. 일주문 바로 뒤편, 퇴경당 권상로 대종사 사적비 앞을 지나 100여m 들어서면 삼거리다. 오던 길을 따라 직진해 좌측 텃밭이 끝나는 지점의 전나무 숲을 지나면 여여교가 나오는데, 이 다리를 건너면 바로 대성암이고 더 오르면 양진암으로 이어진다. 다리를 건너지 않고 오른쪽 계곡을 따라 10분 정도 들어가면 물탱크가 있는 화장암 입구 삼거리가 나온다. 삼거리에서 계곡을 오른쪽으로 끼고 계속 오르다 보면 물을 건너게 되는데 이곳이 그 유명한 운달계곡이다. 금강산 명경대를 무색케 하는 맑은 물로, 손을 담그면 차갑기가 얼음 같다 해서 일명 '냉골'이라 불리기도 한다. 이곳에는 용소(沼)라고 불리는 아담한 물웅덩이가 있는데 용이 살다가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춘하추동 이어지는 김룡사 탐방 행렬
용소에서 울퉁불퉁한 돌밭길을 따라 20여분 오르다 합수 지점에서 계곡을 건너 오른쪽 길로 10여분을 더 오르면 다래나무 군락으로 들어서게 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가파른 경사면이 나오는데 이곳을 지나 15분 정도 더 오르면 북동릉 장군목에 닿는다. 장군목에서 왼쪽 길로 15분 정도 오르면 암봉 아래 삼거리에 닿는다. 왼쪽 길은 암릉 위 전망바위로 이어지고, 오른쪽은 북사면 우회길이다.

전망바위에 오르면 정면으로 운달산 정상이 올려다 보인다. 뒤로는 운달계곡이 펼쳐지고, 좌측으로는 문바위 능선의 멋진 마루금이 이어진다. 전망바위에서 좌우 양편이 수직절벽인 암릉길을 따라 20여m 오른 후 다시 짤막한 절벽길을 내려서면 북사면 우회로가 있는 바위협곡 안부에 닿는다. 안부에서 정면으로 마주보이는 가파른 오르막을 따르면 두 번째 암봉을 우회해 안부에 닿는다. 이곳에서 바윗길을 10분쯤 오르면 편안한 능선길이 이어지고 이 길을 따라 10여분을 더 오르면 운달산 정상에 닿는다. 김룡사 주차장을 출발해 홍화문(일주문)∼여여교∼화장암 삼거리∼운달계곡∼장군목∼북동릉을 경유해 정상에 오르는 이 구간은 약 5km로 3시간 정도 걸린다.

화장암에서 금선대 입구∼문바위∼남릉을 따라 운달산 정상에 오르는 코스는 화장암 입구 삼거리에서 좌측길을 따라 오르면 된다. 15분쯤 가다 오른쪽으로 중암골 계곡을 건너면 화장암 대문 앞에 닿는다. 암자 입구를 지나 10여분 오르면 출입금지 푯말이 세워진 삼거리에 닿는데 등산로는 푯말 오른쪽 급사면으로 이어진다. 이 길을 40분 정도 오르면 954m봉에 도착한다. 다시 완만한 능선길을 따라 약 30분을 오르면 길은 점점 가팔라지고 조금 더 오르면 암벽구간에 닿는다. 아름드리 노송이 군락을 이룬 이곳을 지나면 철쭉나무 군락이 이어진다. 여기서 10여분을 더 오르면 왼쪽으로 문바위가 나타난다. 문바위 오른쪽 쓰러진 고사목 아래를 통과해 약 20여분 오르면 남릉 1068m봉에 닿는다. 여기에서 북쪽 참나무 숲 오르막 능선을 따라 10분정도 오르면 정상이다.

김룡사 일주문∼대성암∼금선대 삼거리∼943봉∼1068봉∼운달산 정상∼장구목∼운달계곡을 지나 다시 김룡사로 내려서는 원점회귀 구간은 약 9km, 5시간 정도 걸린다. 어느 쪽 코스로 잡아도 산행시간은 큰 차이가 없다.

이 산은 춘하추동 계절 따라 운치를 달리하는 경관을 찾아드는 선객과 등산객이 끊이지 않고 불자들의 순례행렬이 줄을 잇는 곳이다. 태곳적 수림 속에 1400여년의 신비를 갈무리한 대가람이 자리하고 있는 만큼 수많은 유물과 유적이 남겨져 있는 곳이기도 하다.

▲ 운달산 입구 전나무 숲. 수령 300년이 넘는다는 아름드리 전나무·참나무 숲을 지나면 김룡사 일주문인 홍화문이 나온다.


교통과 숙식
승용차를 이용해 성주봉 들머리로 가려면 중부고속도로 호법분기점을 거쳐 영동고속도로 여주분기점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 접어든다. 문경새재 인터체인지에서 문경읍내로 들어와 문경온천을 우측으로 끼고 우회전한 다음 계속 직진하면 성주봉과 운달산, 문경 활공장 전망대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당포2리 마을회관에서 2분정도 더 올라와 느티나무 숲으로 들면 등산로가 이어진다. 동서울종합터미널(www.ti21.

 co.kr)에는 오전 6시∼오후 8시30분까지 약 30분 간격으로 문경행 버스가 운행한다. 현지 대중교통은 문경읍 버스터미널(054-571-0343)에서 당포리행 버스가 1시간 간격으로 운행된다. 요금은 1,500원.

운달산 산행기점으로 가려면 중부내륙고속도로 점촌·함창 인터체인지에서 3번국도를 타고 800여m 내려와 예천·안동방면으로 방향을 잡는다. 산양논공단지를 지나자마자 좌측 SK금강주유소 옆으로 좌회전, 산북면소재지를 지나면 삼거리가 나온다. 좌측 방향으로 10여분 가면 다시 삼거리가 나오는데, 여기서 김룡사 입구 표지판을 따르면 된다. 점촌시외버스터미널(054-553-7741)에서 김룡사 입구행 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성주봉 산행들머리인 당포2리에는 숙박시설이 없다. 잠자리는 문경읍에서 잡아야 한다. 문경온천 주위에 깨끗하고 편안한 숙박시설이 많다. 운달산 김룡사 부근의 식당을 겸한 민박집으로는 운달식당(054-552-6644), 김천식당(054-552-6943) 등이 있다.

주변 볼거리
김룡사

김룡사는 조선조 인조2년에 당대의 수행공덕으로 고명했던 혜총선사에 의해서 창건되었다고 알려지며 <조선사찰전서>의 저자인 불교학자 퇴경당 권상로 대종사를 배출한 사찰이다.

신라 진평왕 10년 운달조사가 창건했다는 운봉사가 이 사찰의 전신이라 전한다. 창건 유래에 관한 전설은 이러하다.
옛날 김장자라는 사람이 국법을 어기고 운달산 자락에 은신해 살고 있었다. 지극한 신심과 정성으로 불전에 참회와 속죄의 기원을 드리며 지내던 중, 용추의 용녀와 가연을 맺어 득남 하게 되었다. 용(龍)이라 이름 지은 아들은 용모와 지혜가 출중했다. 장자의 가운은 날로 창성해 갔고 훗날 김룡사로 사명을 개칭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인조 27년 설잠대사가 조성했다는 대웅전안에는 성균대사가 만든 후불탱화가 보존되어 있으며 고종 26년 사증대사가 조성한 괘불탱, 죽은 사람의 생전사가 비쳐진다는 거울 업경대 등이 소장되어 있다. 대웅전 왼쪽 설선당은 300여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강원으로 방바닥 전체가 온돌이고, 부엌 아궁이는 어린이가 서서 드나들 수 있을 만큼 큰 것으로 유명하다. 김룡사에 딸린 암자로는 대성암, 양진암, 화장암, 금선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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