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매제한' 주택 되산다는데…현실성 있을까
비즈니스워치 원문 2005년 규정 생겼지만 실제 매입 전무…활성화 방안 검토 매입가 올리자니 '악용 우려' 그대로 두자니 '유명무실' [비즈니스워치] 노명현 기자 kidman04@bizwatch.co.kr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아파트는 최대 10년간 전매가 제한된다. 부득이하게 집을 팔아야 할 경우에는 전매를 허용하는 대신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이를 매입하는 방안을 활성화 할 방침이다.
관건은 매입 가격이다. 정부는 기간에 따라 주택 매입금액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그동안 있으나마나한 이 제도를 되살린다는 계획이지만 매입가격을 너무 올리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예산 문제가 생기는 데다 자칫 전매제한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 LH 매입실적 '제로'…타인에 제값받고 파는게 낫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수도권 분양가상한제 적용주택 전매제한 기간은 인근 시세대비 분양가에 따라 최대 10년이 적용된다. 단 분양을 받은 사람이 전매제한 기간 내 불가피한 사유로 주택을 팔아야 하는 경우에는 LH가 해당주택을 일정금액으로 우선 매입할 수 있다.
전매제한 예외사유는 근무‧생업‧질병‧취학‧결혼으로 이전(수도권 이전 제외)과 상속 주택으로 이전, 2년 이상 해외체류 등을 포함한 총 7가지다.
이 경우 집을 LH에 판다면 LH는 입주금에 1년 만기 은행 정기예금 평균이자율(19년 5월 기준 연 1.97%)을 적용한 이자를 합산해 매입금액을 정한다. 사실상 분양가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이 제도는 2005년 제정됐지만 유명무실하다. 지금까지 LH가 전매제한 기간 내 부득이한 예외사유에 따른 주택 매입 사례는 사실상 전무하기 때문이다.
전매제한 기간 내 주택 매각 시 LH에 집을 팔아야 한다는 것은 의무 조항이 아닌 선택 사항이다. 그 동안 전매제한 기간 내 집을 팔아야 했던 분양자들은 전매제한 예외사유를 LH에 입증하고, 전매 허가만 받으면 누구에게나 전매가 가능했다. 매도 가격은 허가를 결정하는데 반영되는 요인이 아니다.
이런 이유로 수분양자들은 분양가에 이자 부담만 더해진 가격(LH)이 아닌 주변 시세를 반영해 집을 사려는 매수자를 스스로 구하는 것이 훨씬 나았다. 이로 인해 LH는 주택 매입이 아닌 전매를 허가해주는 주체에 머물렀다. 지금까지 LH의 주택 매입 실적이 전무한 이유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시세의 70~80% 수준에도 집을 팔려는 집주인들은 없기 때문에 이 제도를 현실화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말했다.
◇ 시세 반영 가능할까
국토부는 LH의 주택매입을 활성화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하거나 필요 시 수급조절용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불가피한 사유로 전매제한 기간 중 집을 매각하려는 경우 일정 기간이 경과한 후에는 보유기간이 길어질수록 LH 매입금액도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가령 전매제한 기간이 10년인 경우, 6년까지는 기존처럼 입주금+은행 정기예금이자로 매입하고 이후에는 보유기간에 따라 매입금액을 상향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이와 관련 변창흠 LH 사장도 지난 2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거주 기간이 길수록 시세에 부합하게 매입해줘야 하고, 최초 분양가도 매입가격에 반영해야 한다"며 "기본적으로 거주 기간이 길고 매매가와 시세와의 차이가 적을수록 매입 금액을 높게 책정해야 수용력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정부의 매입가격 상향 의지에도 이 제도는 활성화되기 힘들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주택 매입가격에 이자부담과 물가상승률 뿐 아니라 집값 프리미엄을 반영해야 하는데 정부 예산 등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특히 프리미엄 인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대중 교수도 "시세보다 높지 않은 가격이라면 수분양자들이 LH에 팔 이유가 없다"며 "이주 시 전세입자를 구하고 전매제한이 지난 후 집을 파는 등 여러 수단을 이용해 LH에 집을 매각하는 것을 회피하려고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이 제도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가 매입 가격을 얼마나 상향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다만 너무 높게 책정하면 예외사유를 악용한 전매로 수분양자가 부적절한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반대로 매입 가격이 시세보다 낮으면 활성화가 어렵다. 또 활성화하기 위해 LH에만 전매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도 재산권 등의 문제가 얽혀있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관련 내용도 주택법 개정안에 포함될 사안이어서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논의된 것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워치(www.bizwatch.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아파트는 최대 10년간 전매가 제한된다. 부득이하게 집을 팔아야 할 경우에는 전매를 허용하는 대신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이를 매입하는 방안을 활성화 할 방침이다.
관건은 매입 가격이다. 정부는 기간에 따라 주택 매입금액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그동안 있으나마나한 이 제도를 되살린다는 계획이지만 매입가격을 너무 올리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예산 문제가 생기는 데다 자칫 전매제한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 LH 매입실적 '제로'…타인에 제값받고 파는게 낫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수도권 분양가상한제 적용주택 전매제한 기간은 인근 시세대비 분양가에 따라 최대 10년이 적용된다. 단 분양을 받은 사람이 전매제한 기간 내 불가피한 사유로 주택을 팔아야 하는 경우에는 LH가 해당주택을 일정금액으로 우선 매입할 수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전매제한 예외사유는 근무‧생업‧질병‧취학‧결혼으로 이전(수도권 이전 제외)과 상속 주택으로 이전, 2년 이상 해외체류 등을 포함한 총 7가지다.
이 경우 집을 LH에 판다면 LH는 입주금에 1년 만기 은행 정기예금 평균이자율(19년 5월 기준 연 1.97%)을 적용한 이자를 합산해 매입금액을 정한다. 사실상 분양가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이 제도는 2005년 제정됐지만 유명무실하다. 지금까지 LH가 전매제한 기간 내 부득이한 예외사유에 따른 주택 매입 사례는 사실상 전무하기 때문이다.
전매제한 기간 내 주택 매각 시 LH에 집을 팔아야 한다는 것은 의무 조항이 아닌 선택 사항이다. 그 동안 전매제한 기간 내 집을 팔아야 했던 분양자들은 전매제한 예외사유를 LH에 입증하고, 전매 허가만 받으면 누구에게나 전매가 가능했다. 매도 가격은 허가를 결정하는데 반영되는 요인이 아니다.
이런 이유로 수분양자들은 분양가에 이자 부담만 더해진 가격(LH)이 아닌 주변 시세를 반영해 집을 사려는 매수자를 스스로 구하는 것이 훨씬 나았다. 이로 인해 LH는 주택 매입이 아닌 전매를 허가해주는 주체에 머물렀다. 지금까지 LH의 주택 매입 실적이 전무한 이유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시세의 70~80% 수준에도 집을 팔려는 집주인들은 없기 때문에 이 제도를 현실화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말했다.
◇ 시세 반영 가능할까
국토부는 LH의 주택매입을 활성화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하거나 필요 시 수급조절용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불가피한 사유로 전매제한 기간 중 집을 매각하려는 경우 일정 기간이 경과한 후에는 보유기간이 길어질수록 LH 매입금액도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가령 전매제한 기간이 10년인 경우, 6년까지는 기존처럼 입주금+은행 정기예금이자로 매입하고 이후에는 보유기간에 따라 매입금액을 상향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이와 관련 변창흠 LH 사장도 지난 2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거주 기간이 길수록 시세에 부합하게 매입해줘야 하고, 최초 분양가도 매입가격에 반영해야 한다"며 "기본적으로 거주 기간이 길고 매매가와 시세와의 차이가 적을수록 매입 금액을 높게 책정해야 수용력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정부의 매입가격 상향 의지에도 이 제도는 활성화되기 힘들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주택 매입가격에 이자부담과 물가상승률 뿐 아니라 집값 프리미엄을 반영해야 하는데 정부 예산 등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특히 프리미엄 인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대중 교수도 "시세보다 높지 않은 가격이라면 수분양자들이 LH에 팔 이유가 없다"며 "이주 시 전세입자를 구하고 전매제한이 지난 후 집을 파는 등 여러 수단을 이용해 LH에 집을 매각하는 것을 회피하려고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이 제도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가 매입 가격을 얼마나 상향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다만 너무 높게 책정하면 예외사유를 악용한 전매로 수분양자가 부적절한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반대로 매입 가격이 시세보다 낮으면 활성화가 어렵다. 또 활성화하기 위해 LH에만 전매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도 재산권 등의 문제가 얽혀있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관련 내용도 주택법 개정안에 포함될 사안이어서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논의된 것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워치(www.bizwatch.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지식충전소☆★★ > ※내집 마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공사도 안 알려주는 분양정보 ‘입주자모집공고’ 속에 다 있다 (0) | 2019.09.02 |
---|---|
'숨겨진 문' 특별공급을 노려라 (0) | 2019.09.02 |
"꼼꼼히 따져야 당첨기회 열린다" 알쏭달쏭 '1순위' (0) | 2019.08.26 |
"재건축 제동→공급축소→가격상승→청약쏠림 심화→전세난" (0) | 2019.08.13 |
집값 극약처방…재건축·재개발 76개 단지 직격탄 (0) | 2019.08.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