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더 리더십[김종철 기자의 퓨전 리더쉽&롤모델]
사람은 누구나 편해지려는 습성이 있다. 서 있으면 앉고 싶고, 앉았으면 눕고 싶고, 누웠으면 잠자고 싶은 게 인간의 본성이다. 귀찮거나 어려운 일이 생기면 누군가를 시키려 하고, 반드시 본인이 하지 않아도 된다면 거기서 빠지고 게으름을 피우고 싶어 한다. 물론 그렇지 않은 분들도 적지 않지만 일반적인 대중들의 모습이 그러하다.
무거운 가방을 메고 학교에 다니던 중고교 시절, 항상 같이 다니던 또래 친구들은 가위·바위·보를 했다. 이긴 사람은 가방을 안 들고 진 친구가 몽땅 짐을 들어야 하는 ‘복불복’ 놀이. 쉽게 얘기해서 게임이지, 사실 ‘모 아니면 도’ 식의 몰빵문화가 아니었나 싶다. 그래도 서로 양심은 있었던지 일정한 거리마다 다시 가위·바위·보를 펼쳤고, 운이 좋은 날이면 거의 안 들기도, 재수가 없으면 목적지에 도달할 때까지 무거운 가방 몇 개를 짋어져야 하는 처량한 신세가 되기도 했다. 어찌보면 낭만이 깃든 학창 시절의 추억일 수 있지만, 그 속내를 보면 ‘나는 편하고, 남은 불편해도 된다’는 이기적인 본능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거울인 셈이다.
흔히 어린아이의 감정이 사람의 솔직한 마음을 대변한다고 한다.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다’고 의사표시를 정확히 하는데, 사실 어른들은 이런 모습에 상당부분 공감을 한다. 그러나 성인이 되면 주변 사람과 교감하면서 행동을 취해야 하기에 어느 정도 불편한 것도 참고, 본인이 좀 더 수고해야 대접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이타적인 모습도 보이게 된다. 그럼에도 각자 내면에 숨겨진 편안해지고 싶은 속성만큼은 감추지 못할 것 같다.
일반적으로 작가가 좋은 글을 쓰려면 본래 타고난 문장력도 있어야 하지만, 논지(論旨)에 알맞는 적절한 예시(例示)가 포함돼야 한다. 본인의 지식이나 경험만으로 전개하는 건 한계가 있기 마련이고, 그렇게 글쓰기를 마치면 뛰어난 작품이 나올 수 없어 주변의 평판도 그리 우호적이진 않을 것이다. 그래서 훌륭한 작가들은 문헌연구는 기본이고 직접 현장을 둘러보거나 해외에까지 나가 배경조사에 심혈을 기울이는 등 보다 나은 완성본을 만들기 위해 정진을 멈추지 않는다.
필자 역시 몇 군데 정기적인 칼럼을 쓰고 있지만 그 과정이 쉽지 않다. 때론 편안히 혹은 적당히 작성하고 싶은 욕망도 있지만, 양심이 허락하질 않는다. 물론 타고난 글솜씨가 부족하기에 적절한 예시를 들어도 만족스런 문장이 잘 나오지 않지만, 그래도 좀 더 짜임새 있는 글을 쓰려고 몸부림을 친다. 이런저런 책을 뒤적거리다 그만하면 되겠다 싶어 멈출 때도 있지만, 한번 더 관련 서적을 살펴보려는 노력도 한다. 종종 불현듯 산에 올라가 자연과 교감하기도 하는데, 그런 절차를 밟다보면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글귀가 떠오르고 새로운 글감을 찾기도 한다.
지난 주말엔 통계학 서적을 빌리러 동네 도서관에 갔다가 우연히 ‘21세기 지식 키워드’라는 도서를 발견했다. 68명의 석학들이 이 시대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지식들을 기술한 내용인데, 삶의 자양분이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도서관으로 오가는 길이 3킬로미터로 그리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지만 산길을 따라 걸으니 건강도 챙기고 기분도 상쾌해지는 덤(?)도 누렸다. 다소 귀찮더라도 한번 더 도서관을 가고, 산을 찾다보면 반드시 유익하게 남는 뭔가가 있으리라 다짐해본다. 어찌보면 ‘우연’이 ‘필연’이 될 수 있는데, 문득 곁눈질한 책이 내 인생을 보살펴줄 나침반이 되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다.
무거운 가방을 메고 학교에 다니던 중고교 시절, 항상 같이 다니던 또래 친구들은 가위·바위·보를 했다. 이긴 사람은 가방을 안 들고 진 친구가 몽땅 짐을 들어야 하는 ‘복불복’ 놀이. 쉽게 얘기해서 게임이지, 사실 ‘모 아니면 도’ 식의 몰빵문화가 아니었나 싶다. 그래도 서로 양심은 있었던지 일정한 거리마다 다시 가위·바위·보를 펼쳤고, 운이 좋은 날이면 거의 안 들기도, 재수가 없으면 목적지에 도달할 때까지 무거운 가방 몇 개를 짋어져야 하는 처량한 신세가 되기도 했다. 어찌보면 낭만이 깃든 학창 시절의 추억일 수 있지만, 그 속내를 보면 ‘나는 편하고, 남은 불편해도 된다’는 이기적인 본능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거울인 셈이다.
흔히 어린아이의 감정이 사람의 솔직한 마음을 대변한다고 한다.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다’고 의사표시를 정확히 하는데, 사실 어른들은 이런 모습에 상당부분 공감을 한다. 그러나 성인이 되면 주변 사람과 교감하면서 행동을 취해야 하기에 어느 정도 불편한 것도 참고, 본인이 좀 더 수고해야 대접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이타적인 모습도 보이게 된다. 그럼에도 각자 내면에 숨겨진 편안해지고 싶은 속성만큼은 감추지 못할 것 같다.
일반적으로 작가가 좋은 글을 쓰려면 본래 타고난 문장력도 있어야 하지만, 논지(論旨)에 알맞는 적절한 예시(例示)가 포함돼야 한다. 본인의 지식이나 경험만으로 전개하는 건 한계가 있기 마련이고, 그렇게 글쓰기를 마치면 뛰어난 작품이 나올 수 없어 주변의 평판도 그리 우호적이진 않을 것이다. 그래서 훌륭한 작가들은 문헌연구는 기본이고 직접 현장을 둘러보거나 해외에까지 나가 배경조사에 심혈을 기울이는 등 보다 나은 완성본을 만들기 위해 정진을 멈추지 않는다.
필자 역시 몇 군데 정기적인 칼럼을 쓰고 있지만 그 과정이 쉽지 않다. 때론 편안히 혹은 적당히 작성하고 싶은 욕망도 있지만, 양심이 허락하질 않는다. 물론 타고난 글솜씨가 부족하기에 적절한 예시를 들어도 만족스런 문장이 잘 나오지 않지만, 그래도 좀 더 짜임새 있는 글을 쓰려고 몸부림을 친다. 이런저런 책을 뒤적거리다 그만하면 되겠다 싶어 멈출 때도 있지만, 한번 더 관련 서적을 살펴보려는 노력도 한다. 종종 불현듯 산에 올라가 자연과 교감하기도 하는데, 그런 절차를 밟다보면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글귀가 떠오르고 새로운 글감을 찾기도 한다.
지난 주말엔 통계학 서적을 빌리러 동네 도서관에 갔다가 우연히 ‘21세기 지식 키워드’라는 도서를 발견했다. 68명의 석학들이 이 시대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지식들을 기술한 내용인데, 삶의 자양분이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도서관으로 오가는 길이 3킬로미터로 그리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지만 산길을 따라 걸으니 건강도 챙기고 기분도 상쾌해지는 덤(?)도 누렸다. 다소 귀찮더라도 한번 더 도서관을 가고, 산을 찾다보면 반드시 유익하게 남는 뭔가가 있으리라 다짐해본다. 어찌보면 ‘우연’이 ‘필연’이 될 수 있는데, 문득 곁눈질한 책이 내 인생을 보살펴줄 나침반이 되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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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축구계에서 지치지 않는 ‘투혼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박지성 선수는 본인이 7년간 몸담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홍보대사 자리에 올랐다. 서구에 비해 신체적 핸디캡을 지닌 아시아 출신으로서, 남보다 앞서 경기 흐름을 읽고 공의 위치를 파악해 더 치열하게 뛰는 노력 끝에 역대 맨유 선수 중에서 특별히 인정받는 몇 안 되는 인물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타고난 성실함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소속팀을 수차례 정상에 등극시켰고,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하는 등 모든 축구선수들이 부러워하는 영광의 순간을 누렸다. 그와 함께 출전한 동료 선수들은 누구보다 전투적이고, 한번 더 뛰고 생각하며 행동하는 헌신적인 아이콘에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고질적인 무릎부상 등 여러 악조건이 그를 괴롭혔지만, 한걸음이라도 더 달려가 동료들을 도와주고 움직이는 영민함을 통해 ‘축구의 본고장’ 영국에서 승리의 역사를 써내려간 것이다.
이번엔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이지만 안전불감증 사례를 짚어보려고 한다. 최근 판교 야외공연장에서 환기 통풍구가 무너져 소중한 생명을 앗아갔는데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게 화근이 됐다. 보통 인기가수들의 공연장엔 관객들이 몰리기 마련인데, 무엇보다 안전에 신경써야 할 주최 측이 세심한 관리를 하지 못했다. 너무 축제 분위기에 들뜬 것은 아닌지…. 팬들 역시 인파가 몰리는 곳에는 예기치 못한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염두에 뒀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 한번 더 살피고 조심해야 한다는 경각심이 필요한데 행사 열기에 휩싸여 제대로 짚어내질 못했다.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교통사고도 마찬가지. 운전자가 휴대폰이나 TV를 보면서 전방주시를 태만히 하고 곡예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자세가 흐트러지면 그만큼 위험이 높아진다. 늘 ‘방어운전’에 신경 쓰면서 한번 더 사방을 살피는 태도를 습관화 해야 한다.
이 밖에 바쁜 생활을 하는 직장인들은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빼먹기도 한다. 몸에 어지간한 통증이 없으면 그냥 “별일 아니겠지” 하면서 진통제 등을 먹으며 넘기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러나 가벼운 아픔이면 괜찮겠지만, 자칫 나중에 무서운 진단을 받을 수도 있다. 사는 게 빡빡한 시대이긴 하지만 내 몸을 ‘한번 더’ 챙긴다는 생각으로 짬을 내어 병원에 가볼 일이다.
옛 말에 ‘돌다리도 두드리며 건넌다’는 경구처럼 스스로 안전의식을 높여야 내 생명을 챙길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골목길, 도로, 지하철, 빌딩, 공원, 여행지 등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는 어떤 불상사가 일어날지 쉽게 예측할 수 없다. ‘자나 깨나 불조심’이라는 표어처럼 언제나 조심 또 조심하고, 한번 더 생각하는 지혜로운 행동이 절실히 요구된다.
위대한 인물들의 역사 속 발자취를 살펴보면 한번 더 생각하고, 움직이고, 열정적인 노력을 기울인 분들이 대부분이다. 혹여 ‘한번 더’ 판단하는 것이 ‘망설임’으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보다 사려깊고 알찬 열매를 맺는 지름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종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번엔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이지만 안전불감증 사례를 짚어보려고 한다. 최근 판교 야외공연장에서 환기 통풍구가 무너져 소중한 생명을 앗아갔는데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게 화근이 됐다. 보통 인기가수들의 공연장엔 관객들이 몰리기 마련인데, 무엇보다 안전에 신경써야 할 주최 측이 세심한 관리를 하지 못했다. 너무 축제 분위기에 들뜬 것은 아닌지…. 팬들 역시 인파가 몰리는 곳에는 예기치 못한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염두에 뒀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 한번 더 살피고 조심해야 한다는 경각심이 필요한데 행사 열기에 휩싸여 제대로 짚어내질 못했다.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교통사고도 마찬가지. 운전자가 휴대폰이나 TV를 보면서 전방주시를 태만히 하고 곡예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자세가 흐트러지면 그만큼 위험이 높아진다. 늘 ‘방어운전’에 신경 쓰면서 한번 더 사방을 살피는 태도를 습관화 해야 한다.
이 밖에 바쁜 생활을 하는 직장인들은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빼먹기도 한다. 몸에 어지간한 통증이 없으면 그냥 “별일 아니겠지” 하면서 진통제 등을 먹으며 넘기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러나 가벼운 아픔이면 괜찮겠지만, 자칫 나중에 무서운 진단을 받을 수도 있다. 사는 게 빡빡한 시대이긴 하지만 내 몸을 ‘한번 더’ 챙긴다는 생각으로 짬을 내어 병원에 가볼 일이다.
옛 말에 ‘돌다리도 두드리며 건넌다’는 경구처럼 스스로 안전의식을 높여야 내 생명을 챙길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골목길, 도로, 지하철, 빌딩, 공원, 여행지 등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는 어떤 불상사가 일어날지 쉽게 예측할 수 없다. ‘자나 깨나 불조심’이라는 표어처럼 언제나 조심 또 조심하고, 한번 더 생각하는 지혜로운 행동이 절실히 요구된다.
위대한 인물들의 역사 속 발자취를 살펴보면 한번 더 생각하고, 움직이고, 열정적인 노력을 기울인 분들이 대부분이다. 혹여 ‘한번 더’ 판단하는 것이 ‘망설임’으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보다 사려깊고 알찬 열매를 맺는 지름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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