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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산 자료☆★★/★☆ 등산 여행☆

계곡 물소리를 벗 삼아 오르는 강촌 등선봉(632m) 산행기[전철로 가는 근교산·경춘선 강촌역]

계곡 물소리를 벗 삼아 오르는 강촌 등선봉(632m) 산행기[전철로 가는 근교산·경춘선 강촌역]



신선이 내려와 바위와 물 구경을 하던 곳

  

사진 최두열 블랙야크 셰르파

0001(등선봉 입구에서부터 협곡이 분위기를 압도한다)
▲ 등선봉 입구에서부터 협곡이 분위기를 압도한다


내륙까지 올 것 같던 태풍이 멀리 비켜가면서 내심 안도의 한숨을 쉬지만, 한편으로는 해갈에 대한 기대를 품었던 많은 이들의 가슴이 타들어가고 있다. 이렇게 더울 때는 시원한 곳으로 피서를 떠나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래서 동일지양 하일지음 불소이민자래(冬日之陽 夏日之陰 不召而民自來)라는 구절이 떠오른다. 겨울날의 양지와 여름날의 그늘은 부르지 않아도 스스로 찾게 된다는 뜻이다. 또 ‘광풍을 무서워하지 말라. 숲이 품고 있는 바람은 더 무섭다’라는 구절도 고서에 전한다. 평지도 더운데 산은 얼마나 덥겠냐며 뙤약볕에 산으로 가는 사람을 의아하게 생각하는 게 일반적이다. 모르는 이들은 평지에서 팥죽땀을 흘리고, 뭔가를 아는 사람들은 숲이 품고 있는 시원한 바람을 쐬러 산으로 올라간다. 부천 유한대학교 e비즈니스과 1학년 최지혜양이 숙모 손은숙씨와 함께 강원도 춘천, 춘천에서도 강촌으로 전철을 타고 떠난다.

등선봉(登仙峰·632m)은 강원도 춘천시 서면에 있는데, 강촌역 광장에서 보면 정면에 높고 웅장하게 보이는 산이다. 산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선녀가 오르는 산인데, 입구에 등선폭포가 있는 것을 보면 예부터 산의 경치가 수려해서 선녀들이 노닐었다고 추측할 수 있다.

근처의 삼악산(654m)과 능선이 연결되어 있어 삼악산성을 따라 능선산행을 할 수 있다. 두 산 중간에 있는 등선폭포로 올라가 한 곳만 올라가도 좋다. 더욱 빨라진 전철로 서울에서 충분히 당일산행을 할 수 있는 곳이다. 흥국사와 금선사가 이 산의 품안에 있고, 역 앞에는 산행 후 뒤풀이를 할 수 있는 춘천닭갈비 식당도 많아 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는 곳이다.

능선에서는 북한강의 물줄기가 길게 서울로 흘러가는 것이 보이고, 몇 년 전에 있던 자리에서 남쪽으로 1km 정도 이전한 멋진 강촌역의 역사를 구경할 수 있다.


0002(흥국사 경내의 모습)
▲ 흥국사 경내의 모습


강촌역~강촌교~등선폭포 매표소~흥국사~등선봉~(구)강촌역~강촌역 약 11km 5시간 소요

강촌역에서 우측 아래로 내려가 (구)강촌역을 향해 약 20분 정도 걸어가면 강촌교라는 다리가 나온다. 영화나 드라마에 수 없이 등장했던 (구)강촌역은 현재 그라피티로 치장을 한 채 수많은 청춘들이 남긴 웃음소리를 머금고 있다. 몇 년 전의 왁자지껄했던 영화를 뒤로하고 한적하게 여름을 즐기고 있는 강촌역 모습에서 상전벽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강 건너에 보이는 곳이 바로 등선봉이다. 강촌교 아래에 강물이 유유히 흐르는데 수량이 많지는 않다. 다리를 건너면 우측에 등선폭포 가는 길을 알리는 간판이 보인다. 현재의 강촌교 옆에 규모가 큰 다리를 가설중인데, 기존의 다리보다 규모가 훨씬 더 크다.


등선폭포를 가려면 이곳부터 강가의 산책로를 따라 가면 된다. 자전거도 달릴 수 있도록 잘 만들어져 있다. 강물을 따라 20여 분을 가서 좌측으로 난 계단을 올라간다. 어두컴컴한 지하도를 통과하면 관광안내도가 서있다. 매표소 앞에서 왼쪽 위를 보면 금선사가 주위의 멋진 바위와 조화를 이루며 객들을 굽어보고 있다.
우측에 식당이 몇 개 있는데 단체 손님들이 회식을 하며 여름을 즐기고 있다. 매표소를 통과하자마자 단애 사이로 길이 연결된다. 좌우로 몇 십 미터 높이의 바위 절벽이 있는 그 사이에 길이 난 형태다. 처음부터 길손을 압도하는 분위기다.

0003(소나무와 바위가 절경인 등선봉)
▲ 소나무와 바위가 절경인 등선봉


양쪽 단애는 20m정도 높이의 바위가 무딘 칼로 자른 듯 갈라져 있다. 금강굴 표시를 지나면 협곡이 너무나 깊어 햇빛도 안 들어오고 휴대폰도 안 터진다. 삼악산과 등선봉을 찾는 자들을 처음부터 압도한다. 곧 나타나는 폭포가 등선폭포인데, 수량이 많을 때는 한 폭 그림이 되겠지만 가뭄이라 그런 멋진 모습을 볼 수 없는 게 아쉽다. 위쪽의 반반한 바위에 등선폭포라고 한자로 새겨져 있는데 이끼 낀 글씨에서 오랜 세월을 읽을 수 있다.

등선폭포를 지나면 승학폭포 백련폭포 등이 있고, 또 옥녀담과 주렴폭포가 나타난다. 마치 금강산이나 설악산의 큰 계곡에 들어온 느낌이다. 계곡의 물소리를 벗 삼아 호젓한 산길을 걷노라면 세상살이에서 생긴 많은 상처가 치유되는 것 같다. 쓰러진 고목과 이끼 낀 나무들이 깊은 산속에 온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작은 폭포 몇 개를 지나 30여 분을 오르면 허름한 집이 나타나는데 털보산장이라는 곳이다. 흥국사 바로 앞에 있는데,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는 운치 있는 곳이다. 옆의 이정표에 ‘등선폭포 1.8km 삼악산 정상 1.3km'라고 적혀져 있다. 이정표 우측은 삼악산 가는 길이고, 이정표 뒤에는 흥국사로 오르는 계단이 있다. 계단을 올라가 흥국사 경내에서 시원한 약수 한 모금 마시고 3층 석탑과 대웅전을 구경하고 다시 나온다.

절에서 내려와 등선봉을 향해 오르면 급비탈의 등산로가 호흡을 가쁘게 하고, 숲이 우거져 조금만 앞에 가도 앞사람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가파른 길을 오르다 뒤를 돌아보면 나뭇가지 사이로 삼악산 정상부가 보인다. 등산로 옆의 아름드리 소나무가 몸을 비틀며 자란 모습이 아주 멋지다.

30여 분이 소요되는 급경사의 비탈길에는 줄까지 설치되어 있어, 힘 좀 쓰며 올라가야 하는 구간이다. 줄을 잡고 올라서면 바위와 어울리는 소나무 두 그루가 균형을 잡고 서있다. 누구라도 서서 소나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만한 곳이다. 선녀 두 명이 그 사이에 서본다. 산과 사람과 소나무의 멋진 조화다. 연말연시 연하장에 나올만한 멋진 소나무다. 산행 중 벌이 따라다니며 주위를 맴돌 때는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벌은 향수나 화장품 등의 냄새를 맡고 접근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0004(등선봉 능선에서는 북한강의 물줄기가 그림처럼 보인다)
▲ 등선봉 능선에서는 북한강의 물줄기가 그림처럼 보인다


능선을 따라 등산로는 잘 나있다. 돌로 쌓은 산성이 군데군데 보인다. 쌍 소나무가 있는 곳에서 바위 사이로 난 길을 오르면 이정표가 나타난다. ‘흥국사 1km, 등선봉 0.7km. 강촌 2.8km’라고 적힌 이정표 옆은 10여 명이 쉴 수 있을 정도로 넓다. 무너진 곳도 많지만 산성의 모습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 산성에 멋진 소나무가 많아 눈이 호강을 하는 곳이다. 산성과 소나무와 돌을 구경하며 20분을 더 가면 까만 정상석이 있는 등선봉 정상이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의암호에서 흘러내리는 강물이 갈지 자로 휘어져있고 강 건너편에 경춘선 철로가 희미하다. 정상 표지석 바로 앞에 펑퍼짐하고 넓은, 좋은 쉼터가 마련되어 있다. 등선봉 정상에서 강촌교 쪽으로 가는 등산로는 능선만 따라가면 된다. 이쪽 능선에도 돌로 쌓은 산성이 곳곳에 보인다. 등선봉 정상 전후의 산성은 드문드문 그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깊은 산속이라 덜 훼손되었다고 추측할 수 있다.

0005(흘러내리는 강물이 갈지 자로 휘어져있고 강 건너편에 경춘선 철로가 희미하다)
▲ 흘러내리는 강물이 갈지 자로 휘어져있고 강 건너편에 경춘선 철로가 희미하다


등선봉에서 바위와 소나무를 구경하며 40분을 더 가면 570고지에 도착한다. 이곳도 역시 약간은 위험한 길이다. 초보자들은 능선을 피해서 가야 안전하다. 앞쪽을 보면 강촌역과 유원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물줄기 뒤로는 검봉의 우람한 모습도 보인다. 사진 배경으로 하기 좋은 고사목에서 강을 내려다보면 구 강촌역사가 한 장 그림이다.

능선의 위험한 바위를 우회하려는 듯이 간혹 등산로가 왼쪽으로 났고, 간간히 표지기를 달아놓았다. 등선봉의 볼거리는 멋진 바위와 곳곳의 반송 또 발밑에 보이는 강줄기이다. 산행을 하다 다림 쉼을 하기 좋은 곳은 어디에서든지 눈이 즐겁다. 위험한 바위에는 몇 년 전에는 없던 발판도 만들어져있다.

아래로 강촌역이 더 가깝게 보이며 급경사의 하산길이 이어진다. 하산 길은 지그재그로 났는데, 우로 5m 가다 좌로 5m 가는 식으로 규칙적으로 이어진다. 갈지자 길의 우측에 무릎 높이의 케른 수 십 개가 만들어져 있다. 쉬며 전열을 가다듬어야 할 만한 곳이다.

몇 년 전, 눈이 많이 내린 날 이 길을 내려가는데 경사가 급해 제동이 안 되어 땀을 뻘뻘 흘리며 내려갔던 일이 떠오른다. 내려가면서 앞쪽을 보면 검봉이 더욱 위압적으로 서있는 게 보인다. 갈지자 길을 30여 분 내려오면 육교가 보이는데 앞에 강촌휴게소와 편의점이 있다. 등산로가 끝나는 곳이다.

강촌교를 건너 길가에 즐비한 춘천닭갈비 간판을 구경하며 함께 한 사람들과 회포를 풀 곳을 찾는다.


▶ 산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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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선폭포

경춘 국도변에서 100여 미터 들어가면 매표소가 있는데 매표소를 통과하면 곧 협곡이 있고, 협곡사이에 있는 10m 정도의 폭포이다. 우측에는 철 계단이 3단으로 있고 바위에 한자로 등선폭포(登仙瀑布)라 새겨져 있다. 강촌에 가면 등선폭포와 구곡폭포를 구경하러 오는 관광객들이 많다.


흥국사
등선폭포에서 30분 정도 올라가면 삼악산과 등선봉 갈림길에 있다. 경내에는 3층 석탑이 있는데, 이 절은 서기 894년에 궁예가 맥국의 재건을 위해 세웠다고 전한다. 처음에는 큰 규모였는데 지금은 작은 암자와 산신각, 요사채(승려가 생활하는 공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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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닭갈비

보통 닭갈비는 감자 양파 등을 섞어 철판에 굽지만 이 식당은 기름을 발라 낸 후 석쇠에 굽기 때문에 기름이 쏙 빠진다고 한다. 닭갈비 맛이 더 담백한 게 특징인데, 강촌역을 나와 우측으로 꺾어지면 3분 만에 닿는다.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강촌로 143  문의 010-2700-7668)


 


사진 최두열 블랙야크 셰르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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