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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무제한 요금제’

 

이게 무슨 ‘무제한 요금제’



-이통3사, 데이터 다쓰면 속도제한 걸고, 음성통화도 국내 전화만 해당

-조건부 무제한을 ‘무제한’으로 홍보…공정위, 소비자 피해구제 필요성 고려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무제한 요금제’. 글자 그대로 이해한다면 일정 금액을 내고 문자, 음성, 데이터 등의 통신 서비스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다.

뚜껑을 열어보면 실상은 그렇지 않다.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통신사를 불문하고 단서 조항이 붙는다. 그렇다보니 이름만 번듯한 요금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크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동통신 3사의 무제한 요금제 부당 광고에 대한 신속한 시정 및 직접적 소비자 피해구제 필요성 등을 고려해 동의의결 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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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통신3사 모두 데이터 중심의 무제한 요금제를 내세우고 있다. SKT의 경우 ‘전국민 무한 OO’이라는 이름의 무제한 요금제가 있다. 가장 저렴한 ‘전국민 무한 69’(월 6만9000원, 부가세 미포함)의 경우 5GB, 가장 비싼 ‘전국민 무한 100’(월 10만 원, 부가세 미포함)은 16GB의 데이터가 제공된다. 초과 데이터 880MB까지 0.01원/0.5KB(부가세포함 0.011원)이 적용되고, 이후 3GB까지 1만8000원(부가세포함 1만98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이후 200Kbps 속도 제어로 비과금 이용이 가능하다. LTE 정상 속도로 이용하고 싶다면, ‘LTE속도제어해제’ 상품에 가입해 0.003원/0.5KB(부가세포함 0.0033원)을 내야 한다.

KT의 경우 ‘순 완전무한(LTE)’ 요금제가 있다. 순 완전무한 51(LTE) 요금제는 데이터 5GB 제공에 남은 데이터가 이월되는 시스템으로 무제한 요금제로 보기 어렵다. 순 완전무한 61(LTE), 67(LTE), 77(LTE), 99(LTE) 요금제의 경우, 기본 제공 데이터를 모두 사용한 후에는 하루 2GB씩 추가 사용 가능하다. 대신 2GB 초과 사용 시 최대 3Mbps 속도로 데이터 무한 이용이 가능하다. 이는 3G 통신망 이용 속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일반적인 모바일 메신저나 웹서핑 등의 이용에는 무리가 없지만, 평소 쓰던 LTE 속도를 기대할 수는 없다.

LG유플러스의 ‘LTE8 무한대’ 요금제 역시 하루 데이터 사용 2GB 초과 시점부터 최대 3Mbps 속도로 무제한 사용이 가능하다.

기본 데이터 제공량이나 요금에는 차이가 있지만, 속도 제한을 전제로 무제한 데이터 이용이 가능한 건 3사 모두 같다. 결국 반쪽짜리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인 셈이다.

대신 ‘무제한’ 개념은 데이터보다 현격하게 사용량이 떨어지는 음성통화와 문자 메시지에 한정된다. 음성통화마저도 모든 통화가 무제한인 것은 아니다. 일반 대인통화 용도의 국내 음성 통화만 무제한 영역에 해당한다. ‘1588’로 시작하는 고객센터 통화나 영상통화 등은 합산해 월 200분이 기본 제공된다. 기본 제공량 초과 시 해당 요율에 따라 요금이 부과된다. 고객센터에 전화해 통화 차례가 오길 하염없이 기다리다간 뜻하지 않은 요금 명세서를 받아들 수 있다는 얘기다.

네티즌들은 “처음 제공되는 테이터 다쓰면 3mb로 속도 제한해놓고 무제한이라고 광고하다니”(rose****), “1544, 1588 이런 식으로 시작하는 대표번호는 통화 무제한 적용이 안 된다는 걸 아시는 분들이 의외로 그리 많지 않은 듯”(inte****), “데이터 중심 요금제라고 해놓고 음성통화는 무제한인데 데이터는 요금마다 제한이 있다. 하루에 2GB씩 추가받을 필요가 있다는건 그 전에 이미 한도가 정해져 있다는 얘기 아닌가”(xifr****) 등의 불만을 토로했다.

물론 LTE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하지 못하는 통신사의 사정이야 알만 하다. 말 그대로 ‘무제한’이었다간 서버 과부하를 감당할 수 없다. 알뜰한 데이터 이용에 대한 경각심이 사라지다 보면, 동영상을 24시간 재생해 두고 다른 볼일 보는 등의 소비자들로 인해 데이터 사용량이 폭증할 수 있다. 음성통화 역시 값비싼 통화료의 전화정보서비스 이용까지 무제한 이용의 범주에 포함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렇다면 ‘조건부 무제한’이라고 명명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소비자가 상품 내용을 오인할 수 있는 네이밍은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조건부 무제한 요금을 무제한 요금으로 홍보하는 것은 거짓광고다.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과 통신사에 대한 불신이 큰 상황에서 정부가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무제한 표현 자체는 일부 소비자들이 거부감을 느낄 수는 있지만, 실제 사용자들의 패턴을 고려했을 때 충분히 쓸 수 있는 수준으로 (데이터를)제공하는 건 맞다. 이번 공정위의 동의의결은 TV 광고 등에서 제한 요건을 정확하게 고지하지 않은 부분에 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외에서도 통신사가 언리미티드(unlimited) 요금제라고 광고하는 부분이 많다. 이통사들의 광고가 직접적으로 문제가 있다기 보다는, (이통사가)이용자들이 무제한 요금제의 구체적인 조건과 자신의 이용량을 충분히 인지하고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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