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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장은 급매물 착시현상"…느긋한 강남 집주인

"하락장은 급매물 착시현상"…느긋한 강남 집주인

아시아경제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아파트 단지 전경.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자이 아파트 인근 A공인에는 최근 24억5000만원이었던 82㎡(이하 전용면적) 매물 가격이 25억5000만원으로 바뀐 안내판이 붙었다. 얼마 전 이 아파트가 기존 실거래가에 한참 못미치는 23억9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억6000만원이나 높은 금액이다. A공인 관계자는 "주인이 매매를 서두를 필요가 없게 돼 가격을 올린 사례"라며 "부동산 하락장 이야기가 나오면서 가격이 더 떨어지길 기다리는 예비 매수자들이 많지만 시세보다 크게 낮춰 팔겠다는 매도자는 어쩌다 한 명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강남3구 일부 단지에서 시세보다 수억원 낮은 가격에 급매되는 매물들이 나타나면서 집값 폭락을 우려하는 불안심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84㎡는 시세 대비 3억원 이상 떨어진 16억원에 거래됐고 지난달 24일 서울 서초구 반포리체 84㎡도 12월 대비 2억원 이상 빠진 24억2000만원에 팔렸다. 이를 두고 12ㆍ16 부동산 대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하 코로나19), 공시가격 급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고공행진하던 강남 부동산 시장이 꺾이는게 아니냐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일부 전문가는 수억원 떨어진 일부 급매 거래를 근거로 시장의 폭락을 점치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실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3월 셋째주 강남권의 아파트 값은 서초구 -0.12%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강남구 -0.12% ▲송파구 -0.08% 등 일제히 마이너스 변동률을 나타냈다. 최근 급등하던 집값 상승세는 확연히 멈추는 분위기다.


하지만 현장 분위기는 이같은 흐름을 급락세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무리라는 반응이다. 최근 호가가 소폭 떨어지긴 했으나 하락장이 아닌 일시적 조정장일 뿐이라는 것이 일선 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강남구 압구정동 B공인 관계자는 "호가가 1억원 수준으로 내리긴 했으나 하락장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하락장이 시작되면 주인들이 호가를 경쟁적으로 낮추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물 자체도 많지 않고 급매물은 거의 없다"면서 "의아할 만큼 낮은 가격으로 팔리는 매물은 친인척 간 특수 거래인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한 시장 전문가도 "거래량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가 임박함에 따라 몇몇 저렴한 급매가 가져온 착시현상"면서 "급매된 단지의 거래가는 3월 중으로시세와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10일 이후 강남구에서 거래된 아파트 실거래가를 들여다 보면 일부 단지들은 오히려 3월 들어 실거래가가 오른 곳도 적지 않았다.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2층임에도 2월 최고가인 19억4500만원보다 높은 19억5000만원에 매매됐다. 수서동 강남데시앙포레 역시 15억5000만원으로 12월 15억9000만원과 비슷한 수준에 거래됐다. 나머지 서울지역에서도 이상거래에 가까운 일부 급매를 제외하고는 3월 실거래가가 2월과 비교해 몇천만원 안팎의 등락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개업계는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 한시적 유예가 6월말 종료됨에 따라 절세를 위해 저렴하게 거래되는 급매가 추가로 나올 수는 있지만 이같은 급매물들이 시세의 새로운 기준점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강남권의 일부 급매 거래로 지금 당장 하락장이 시작한다는 진단을 내놓는 것은 섣부르다"면서 "현재 코로나19로 단기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이어서 부동산 시장이 어느 방향으호 흐를지는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로 경기침체가 장기화한다면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실물경제 침체가 장기간 지속된다면 실업문제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고, 원리금 상환이 어려워지는 사람들이 많아져 시장의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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