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집값 수억씩 급락하는 혼돈의 주택시장…"그래도 매수 기다려라"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그동안 천정부지로 치솟던 집값 흐름도 흔들릴 것이란 전망이 이곳 저곳에서 나오고 있다. 서울 강남권 등 일부 지역에서는 수억원씩 내린 가격에 거래된 사례가 속출하는 상황. 내 집 마련을 기다리는 수요자 입장에서는 집 구매를 위해 나서야 할 시기인지, 아닌지 매우 혼란스러운 시기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금은 섣불리 나서기보다는 지켜볼 시기라는데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위기가 어떤 양상으로 나타날지 몰라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는 이유에서다.
◇강남 아파트 급매물… 시장은 어디로
2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3월 셋째 주(16일 기준)기준 주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보합세를 보였다. 2019년 7월 첫째 주 이후 37주 만에 상승세가 멈춘 것이다. 특히 주택시장 ‘바로미터’라고 불리는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 3구는 각각 0.12%, 0.12%, 0.08% 내렸다.
일각에서는 강남권을 중심으로 주택시장 충격이 시작됐단 분석이 나온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힐스테이트’ 전용 84㎡는 이달 12일 직전보다 4억3000만원 떨어진 22억원에 거래됐다. 강남구 수서동 ‘수서삼익’ 전용 60㎡는 지난 10일 8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종전보다 3억원 내린 가격이다.
부동산114는 "정부 규제로 9억원 넘는 주택은 대출 한도가 줄었고, 공시가격 인상으로 보유세 부담도 늘었다"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부동산 시장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보유세 부담으로 다주택자가 6월 양도소득세 면제 기간 만료 전에 급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고, 경기 침체로 매물이 거래되지 않고 적체될 경우 하락 전환도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부동산시장이 앞으로도 견고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우리나라에서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 아파트는 안전자산과 같은 취급을 받고 있고, 분양 아파트의 청약경쟁률 등을 보면 여전히 주택 수요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전문가는 교통이 좋아지거나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크지 않은 수도권 지역에 대한 갭(gap) 투자는 여전히 유효한 투자 전략이라고 주장하고 있기도 하다.
◇"불확실성 너무 많아 섣불리 매수 안돼"
다만 전문가들은 지금은 섣불리 나설 때가 아니라는 점에는 대체로 동의한다. 코로나 영향이 아직 산업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본격화된 게 아닌데다, 공동주택 공시가 인상과 한시적 양도세 중과 면제 등 정책에 따른 영향이 아직 주택시장에 완벽하게 반영되지 않아 여전히 변수가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자산가치가 그동안 많이 오른 가계는 위기가 닥칠 가능성이 크지 않은 반면, 회사채 만기가 임박하고 자금난에 시달리는 기업은 위기를 맞을 수 있다"면서 "기업의 부도가 금융권까지 연쇄반응을 일으키면 주택시장도 큰 폭의 하락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부동산시장은 본격적으로 하락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내림세가 조금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내 집 마련을 고민하고 있다면 코로나 환자가 급속도로 느는 미국과 유럽 추세를 지켜보고 4월 이후 행동을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유럽이나 미국에서 이제 코로나 확산이 시작되고 있고, 소비나 생산 투자 등에 미치는 영향이 완전히 구체화하지 않았다"면서 "일단 매수대기자들은 한시적 양도세 면제에 따른 다주택자 매물이 나올 5월 말까진 기다려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강남 아파트가 투자 목적으로 두드러지는 건 보유 화폐를 저장해두는 역할 때문인데, 이는 아파트를 일종의 안전자산으로 여긴다는 의미"라면서 "다만 실물경기와의 괴리 속에 쏠림 현상으로 가격이 부풀려지면 변동성이 크게 나타날 수 있고, 코로나로 인한 실물경기 영향도 본격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매수를 할 타이밍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진혁 기자(kinoey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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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코로나 사태로 주택시장이 흔들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집을 구매해야 할 때인지 혼란스러운 매수 대기자들에게 전문가들은 섣불리 나서기보다는 지켜볼 시기라고 조언한다. /조선일보DB |
◇강남 아파트 급매물… 시장은 어디로
2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3월 셋째 주(16일 기준)기준 주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보합세를 보였다. 2019년 7월 첫째 주 이후 37주 만에 상승세가 멈춘 것이다. 특히 주택시장 ‘바로미터’라고 불리는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 3구는 각각 0.12%, 0.12%, 0.08% 내렸다.
일각에서는 강남권을 중심으로 주택시장 충격이 시작됐단 분석이 나온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힐스테이트’ 전용 84㎡는 이달 12일 직전보다 4억3000만원 떨어진 22억원에 거래됐다. 강남구 수서동 ‘수서삼익’ 전용 60㎡는 지난 10일 8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종전보다 3억원 내린 가격이다.
부동산114는 "정부 규제로 9억원 넘는 주택은 대출 한도가 줄었고, 공시가격 인상으로 보유세 부담도 늘었다"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부동산 시장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보유세 부담으로 다주택자가 6월 양도소득세 면제 기간 만료 전에 급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고, 경기 침체로 매물이 거래되지 않고 적체될 경우 하락 전환도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부동산시장이 앞으로도 견고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우리나라에서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 아파트는 안전자산과 같은 취급을 받고 있고, 분양 아파트의 청약경쟁률 등을 보면 여전히 주택 수요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전문가는 교통이 좋아지거나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크지 않은 수도권 지역에 대한 갭(gap) 투자는 여전히 유효한 투자 전략이라고 주장하고 있기도 하다.
◇"불확실성 너무 많아 섣불리 매수 안돼"
다만 전문가들은 지금은 섣불리 나설 때가 아니라는 점에는 대체로 동의한다. 코로나 영향이 아직 산업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본격화된 게 아닌데다, 공동주택 공시가 인상과 한시적 양도세 중과 면제 등 정책에 따른 영향이 아직 주택시장에 완벽하게 반영되지 않아 여전히 변수가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자산가치가 그동안 많이 오른 가계는 위기가 닥칠 가능성이 크지 않은 반면, 회사채 만기가 임박하고 자금난에 시달리는 기업은 위기를 맞을 수 있다"면서 "기업의 부도가 금융권까지 연쇄반응을 일으키면 주택시장도 큰 폭의 하락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부동산시장은 본격적으로 하락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내림세가 조금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내 집 마련을 고민하고 있다면 코로나 환자가 급속도로 느는 미국과 유럽 추세를 지켜보고 4월 이후 행동을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유럽이나 미국에서 이제 코로나 확산이 시작되고 있고, 소비나 생산 투자 등에 미치는 영향이 완전히 구체화하지 않았다"면서 "일단 매수대기자들은 한시적 양도세 면제에 따른 다주택자 매물이 나올 5월 말까진 기다려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강남 아파트가 투자 목적으로 두드러지는 건 보유 화폐를 저장해두는 역할 때문인데, 이는 아파트를 일종의 안전자산으로 여긴다는 의미"라면서 "다만 실물경기와의 괴리 속에 쏠림 현상으로 가격이 부풀려지면 변동성이 크게 나타날 수 있고, 코로나로 인한 실물경기 영향도 본격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매수를 할 타이밍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진혁 기자(kinoey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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