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2억원 내린 급매, 5월까지 잔금 조건"[시계제로 부동산]
경기침체에 보유세 폭탄…강남권 수억원 내린 급매 나와 마용성 '아직은 버틸만'…"급매 문의 많지만 거래는 위축" [비즈니스워치] 채신화 기자 csh@bizwatch.co.kr
집값은 떨어질까 아니면 버틸까. 떨어지면 얼마나 떨어질까. 대출규제, 보유세 폭탄 등의 악재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발 경제위기까지 덮치면서 집값도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워졌다. 과거 위기 때와 견주어 본격적인 조정국면에 진입할지 짧은 조정후 반등이라는 '해프닝'으로 마무리될지 짚어본다.[편집자]
"지난주보다 2억원 내려 급매로 내놨더라고요. 세금 부담을 피하려고 5월까지 잔금을 치러야 하는 조건입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아파트값을 문의하자 급매물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경기침체가 확산되고 있고 공동주택 공시가격 인상으로 주택 보유자들의 세금 부담이 커지면서 아파트 처분을 고민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특히 고가 주택일수록 공시가격 인상율이 높아 서울 아파트값의 '바로미터' 격인 강남권 아파트 단지에서 수억원씩 내린 급매물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아직까지는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관망세로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진 않고 있지만 종합부동산세 과세기준일(6월1일), 양도소득 세 중 과 유예 기한(6월말)이 다가올수록 추가매물이 나오면서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집값은 떨어질까 아니면 버틸까. 떨어지면 얼마나 떨어질까. 대출규제, 보유세 폭탄 등의 악재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발 경제위기까지 덮치면서 집값도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워졌다. 과거 위기 때와 견주어 본격적인 조정국면에 진입할지 짧은 조정후 반등이라는 '해프닝'으로 마무리될지 짚어본다.[편집자]
"지난주보다 2억원 내려 급매로 내놨더라고요. 세금 부담을 피하려고 5월까지 잔금을 치러야 하는 조건입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아파트값을 문의하자 급매물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경기침체가 확산되고 있고 공동주택 공시가격 인상으로 주택 보유자들의 세금 부담이 커지면서 아파트 처분을 고민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특히 고가 주택일수록 공시가격 인상율이 높아 서울 아파트값의 '바로미터' 격인 강남권 아파트 단지에서 수억원씩 내린 급매물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아직까지는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관망세로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진 않고 있지만 종합부동산세 과세기준일(6월1일), 양도소득 세 중 과 유예 기한(6월말)이 다가올수록 추가매물이 나오면서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억! '강남 신화'…5억원 낮춰 실거래·2억~3억 싼 매물도
정부가 올해 서울의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14.75% 올리기로 하면서, 강남권에선 벌써부터 심상찮은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강남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대출 규제 등으로 집값이 하락세를 보여왔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주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3구의 집값은 전주 대비 각각 0.12%, 0.12%, 0.08% 하락했다. 9주 연속 하락세다.
지난 6일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는 전용면적 85㎡가 16억원(8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12월 실거래가와 비교하면 3억4000만~5억원 싸게 거래된 것이다. 지난달 14일 서초구 반포동 ‘반포리체’ 전용면적 84㎡도 21억7000만원에 거래, 지난해 12월 실거래가보다 3억8000만~5억1000만원가량 내린 수준이다.
최근에도 양도세 중과, 보유세 과세를 앞두고 급하게 주택을 처분하는 이들이 눈에 띈다. 12·16대책에 따라 다주택자가 오는 6월 30일까지 조정대상 지역 내 10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팔면 양도소득세 중과 적용에서 배제된다.
반포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반포자이는 35평짜리가 25억원으로 조정돼 급매로 나온 게 몇 건 있다"며 "(종부세 과세기준일 6월1일 전인)5월까지 잔금을 치러야 하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주택자들이 한시적인 양도세 혜택을 받기 위해서 내놓은 매물이라 가격이 상당히 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반포자이는 지난주 같은 평형이 27억원에 팔렸다. 불과 며칠새 가격이 2억원이나 떨어진 셈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봐도 이 아파트는 지난해 12월 같은 평형이 26억~28억3000만원(1층 제외)에 거래됐다.
공시가격까지 대폭 오르면서 보유세를 수천만원씩 더 내게 생기자 매도를 고민하는 다주택자들이 늘고 있는 분위기다.
반포동 또다른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 주요 아파트들은 시세가 20억원 이상이라 보유세 부담이 상당한 편"이라며 "아직 매물이 많이 나오진 않았지만 확실히 집주인들이 부담을 느끼고 매도를 고민하더라"고 말했다.
대치동에 위치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도 "집을 여러 채 가진 분들은 1~2채 정도는 내놓으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귀띔했다.
반면 '은마아파트' 인근에 위치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아직까지 급매물로 나온 건 없다"며 "인근 분양가가 15억원 수준인데 공시가격이 거의 16억원이기 때문에 가격 조정이 크게 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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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용성 급매물 문의 늘었지만 거래는 위축
이런 분위기는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에서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 마포구 아현동의 대장주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경우 시세보다 1억원 정도 저렴한 급매가 나왔다.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에 33평짜리(전용면적 84㎡) 중층이 15억원에 급매 나온게 한 건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 아파트의 같은 평형은 16억~16억3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다만 아직 공시가격이 발표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인 만큼 급매나 추가 매물은 미미한 편이다.
용산구 이촌동 '한가람아파트' 인근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구 등에서 급매물이 많아졌다는 얘기들이 나오자 주말에 급매 문의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공시가격이 이제 막 올랐고 종부세 과세 시점도 좀 남은 상태라 아직은 급매물이 나오거나 가격이 조정되는 흐름은 안 보인다"고 덧붙였다.
성동구 옥수동 '래미안옥수리버젠'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도 "아직 추가 매물이 많이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급매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으니 물건이 나오면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3월 들어 거래도 급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마포구와 용산구는 24일 기준으로 각각 45건 61건으로 전달의 193건 254건보다 확연히 줄었다. 용산구 역시 76건에서 현재 14건으로 감소했다.
여기에 매수자가 우위인 시장이 형성되면서 가격은 점점 더 조정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KB부동산 리브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16대책 직전인 12월 9일 매수우위지수는 128.6이었으나 지난 9일엔 91.8로 뚝 떨어졌다. 매수우위지수는 0~200 범위 이내로 지수가 100을 초과할수록 '매수자가 많다', 100보다 작으면 '매도자가 많다'는 의미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위원은 "자금출처 조사가 까다로워지고 세부담도 점점 커지는데다 경기침체도 이어져 매수자가 덜 붙고 거래가 위축되면 매물이 점점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며 "여기에 양도세, 종부세 부과 시점인 5~6월께부터 매물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남의 경우 투자성이 강한 재건축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크게 사업성이 없다면 매력도가 떨어져 급매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가격 하락에 대한 심리가 우세해지면 확실한 매수우위시장이 형성되면서 집값도 하향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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