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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권정보시스템 정확하게 이해하고 활용하는 방법은?[김영갑의 창업 칼럼]

 상권정보시스템 정확하게 이해하고 활용하는 방법은?[김영갑의 창업 칼럼]



[이데일리 창업] 최근 많은 사람들이 ‘상권분석’부터 ‘상권정보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 예를 들면, “상권분석은 전문가만의 영역이다” 또는 “상권분석시스템은 신뢰성과 타당성에 문제가 많아서 창업자나 경영자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와 같은 이야기이다. 이런 이야기들은 일면 타당한 면도 있지만 좀 더 깊은 성찰을 한 후에 고민해야 할 문제를 너무 쉽게 단정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면 점에서 유의할 필요가 있다.

< 그림 1> 국내 주요 상권정보시스템

이데일리



출처: 중기청 상권정보시스템, 나이스비즈맵, Biz-Gis, 지오비전

상권정보시스템은 상권분석을 도와주는 툴(tool)이다. 즉 상권분석에 필요한 자료(data)를 수집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된 도구에 불과하다. 상권정보시스템은 처음부터 숫자를 넣으면 정답을 제공하는 전자계산기로 개발된 것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일종의 언어번역기와 같은 역할을 하는 도구로 개발된 시스템이라고 보아야 한다. 즉 구글의 번역기를 연상하면 쉽다. 영어로 된 문장을 한글로 번역하는 수준의 능력을 가진 시스템이 현재 개발되어 있는 상권분석시스템이라 보아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다만 영어를 입력하는 대신 지역과 업종을 입력하고 번역된 한글이 나오는 대신 인구통계적 특성과 매출 특성, 지역 특성이 나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런데 여기서 번역기와 상권정보시스템의 문제를 살펴보자. 영어를 정확하게 넣었다고 생각했는데도 우리가 원하는 수려한 한글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사용자는 그렇게 나온 한글을 자신의 능력을 더해서 다듬어서 사용한다. 상권정보시스템도 마찬가지이다. 입력한 정보에 적합한 답이 생각처럼 잘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사용자는 다양한 정보를 함께 활용해서 출력된 결과를 다듬는 작업을 추가로 하게 된다.

실제로 번역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이유는 사용자의 문제가 아니라 입력한 영어 문장의 문제인 경우도 많다. 번역기의 시스템이 해석할 수 있는 표준화 된 문법과 단어로 구성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말이나 문장들은 문법에 따라서 정확하게 구성되지 않은 채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 정확한 번역을 어렵게 만든다.

상권정보시스템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한다. 상권을 선택하고 설정하는 방법과 업종 구분 등이 시스템에 입력된 방식과 사용자가 입력하는 방식이 다른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치킨과 맥주를 판매하는 점포를 사용자는 ‘후라이드 치킨’ 업종으로 판단하고 입력하는데, 시스템에서는 이런 유형의 업종을 ‘호프/맥주 업종’으로 통계자료가 입력되어 있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초기의 번역기들은 연역적인 방법에 의하여 만들어졌기 때문에 시스템에 입력된 문법과 단어와 차이가 나는 경우 제대로 된 번역을 하지 못하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번역기가 귀납적인 접근법으로 개발되고 있다. 즉 다양한 모든 상황을 고려하여 문장을 해석하는 것이다. 상당히 정확도가 높아지는 이유이다.

상권정보시스템도 비슷하다. 현재 개발된 시스템은 대부분 연역적 접근법을 쓰고 있다. 무엇보다도 기준이 되는 상권범위와 업종의 구분이 매우 모호하여 시스템 개발자의 자의성에 의존하거나 기존의 통일되지 않은 기준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사용자가 원하는 수준의 정답을 주지 못한다. 하지만 상권정보시스템도 번역기처럼 귀납적인 접근법의 개발이 추가될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인내를 가지고 기다리면 현재 시스템의 문제점을 열심히 관련 업체에 피드백해야 한다.

이와 같은 다양한 이유 때문에 번역기가 되었건 상권정보시스템이 되었건 대부분의 시스템은 이용자의 능력에 따라서 성과에 큰 차이가 나타난다. 사용자의 능력에 따라서 아무런 쓸모없는 깡통이 될 수도 있고 매우 유용한 정보원이 될 수도 있다. 사용자가 할 일은 무용론에 집착하기 보다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입력하는 정보가 시스템의 정보와 일치하는지 검토하고 출력된 결과를 이용하면서 잘못된 변수들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되도록 피드백을 제공하는 일이다. 그리고 다양한 시스템과 지식을 혼합하여 목적과 용도에 맞게 활용해야 한다. 이어서 전문가들은 초보자도 상권정보시스템 쉽고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지원해야 한다.

물론 시스템 개발자의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 하나의 시스템으로 각각 다른 목적을 추구하는 사용자를 만족시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창업자와 경영자와 같은 사용자 구분에 따른 시스템, 외식업과 서비스업 그리고 유통업과 같이 업종 구분에 따른 시스템과 같이 사용목적에 따른 핵심변수를 찾고 이러한 변수를 활용한 종속변수를 설명하는 프로세스를 체계적으로 연구하여 시스템에 접목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1년의 개발기간도 투자하지 않은 시스템이 과연 연역적 접근법과 귀납적 접근법을 포괄하는 시스템으로 태어날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도 필요하다.

한양사이버대학교 호텔관광외식경영학과 교수 김영갑(블로그 http://webkim.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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