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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 믿었는데…전세보증금 못 돌려받은 세입자들

HUG 믿었는데…전세보증금 못 돌려받은 세입자들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임대인 사망 후 상속자에 연락 안했다며 반환 불가 통보받기도]





지난해 전세보증금을 떼일 것을 우려한 세입자들이 대거 가입하면서 전세보증보험 가입 건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보험에 가입해도 보증금 반환이 거부당하는 사례가 발생해 세입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5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해 HUG의 전세보증보험 가입실적은 총 15만6095건으로 30조6443억원에 달했다. 건수로 보면 전년 8만9351건(19조367억원) 대비 75%가량 급증했다. 전세보증금 반환대비책으로 세입자들이 보험 가입을 선택한 것이다.

지방 등을 중심으로 전세 물량 증가, 가격 하락으로 인한 '역전세난' 우려가 확산되는 점도 가입 증가 원인으로 꼽힌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도 전국 주택 전세가격이 0.6%, 지방은 1.0%, 수도권은 0.2% 각각 하락할 것으로 전망돼 역전세난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전세보증보험을 들고 전세금 반환을 신청해도 불가 통보를 받을 수 있어 세입자들의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HUG 주택도시보증공사 전세보증금 미지급 피해' 사례가 대표적이다. 자신을 30대후반의 초등학생 딸을 둔 부모라고 밝힌 청원인은 서울 구로구 고척동 빌라 전세보증금 2억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전세 계약기간은 2017년 9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청원인은 지난해 6월 임대인에게 전화했으나 착신 금지돼 연결할 수 없었다. 지난해 8월 전세 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증명을 임대인 계약서상 주소로 세번이나 보지만 모두 반송돼 임대인의 주민등록초본을 떼게 됐고, 임대인의 사망 사실을 그제야 알게 됐다.

은행에서 1억1000만원의 대출을 받은 터라 보증보험 진행과 함께 대출을 12월까지 연장하고, HUG에 지난해 11월 6일 전세금반환 서류도 제출했다. 은행에서 12월 18일 대출만료일까지 이사해야 추가 대출이 가능하다고 해 보증금 2억8000만원짜리 또 다른 집 전세계약도 체결했다. 계약금은 2000만원 신용대출을 받았다.

청원인은 서류제출 한 달여 후인 지난달 13일 HUG로부터 "전세보증금 반환 이행이 안 된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했다. 상속자 개개인에게 전세계약해지를 통보하지 않아 묵시적 계약연장으로 보여 보증사고로 볼 수 없다는 것.

청원인은 "상속자로부터 연락을 받지 못했고 남의 정보를 알 수도 없는데 HUG에서 말도 안되는 약관으로 고객을 우롱했다"며 "보증보험에 가입하면 전세금을 다 보장할 것처럼 광고해 놓고 나몰라라 하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이 청원인은 최근 상속자를 찾아 전세계약을 해지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결국 전세금을 받긴 했으나 특수한 경우엔 HUG로부터 보증보험에 가입했어도 전세금을 반환받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HUG 관계자는 이에 대해 "모든 업무는 규정에 따라 이뤄진다"며 약관에 맞지 않을 경우 반환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전세보증보험 시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과 예상 못한 사례들을 반영해 제도를 보완하고 완성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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