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00억’ 삼성물산 서초사옥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은 29%···경실련 “불평등 정상화해야”
오는 13일 표준지 공시지가 발표를 앞두고 삼성물산 서초사옥 등 지난해 서울에서 거래된 1000억원 이상 대형빌딩의 공시가격(땅값+건물값)이 실거래가의 36%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공시지가(땅값)는 더 낮아 실거래가의 27% 밖에 되지 않았다. 부동산 과세 정상화를 위해 공시지가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지난해 서울에서 거래된 1000억원 이상 대형 빌딩의 공시가격(땅값+건물값)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분석 대상 16건의 실거래 총액은 4조6478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공시가격 총액은 1조6516억원으로, 실거래가의 36%에 불과했다. 업무용 건물의 공시가격은 토지 공시가격과 건물값인 시가표준액의 합으로 산출했다.
예컨대 중구 퍼시픽타워는 4410억원에 매각됐지만 공시가격은 799억원에 그쳤다. 시세반영률은 18%에 불과했다. 중구 씨티센터타워도 매각액은 2377억원인데 반해 공시가격은 552억원으로 시세반영률이 23%였다. 종로구 더케이트윈타워는 공시가격이 1984억원이었지만 7132억원에 팔렸다. 시세반영률은 28%로 30%도 되지 않았다.
대기업들이 소유한 ‘재벌빌딩’도 많았다. 서초구 삼성물산 사옥은 매각액이 7484억원에 달했지만 공시가격은 2801억원으로 시세반영률이 37%밖에 되지 않았다. 영등포구 SK증권
이들 빌딩의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은 더 낮았다. 경실련이 전체 매각액에서 건물값을 제외한 땅값과 공시지가를 비교한 결과 평균 시세반영률은 27%였다. 종로구 더케이트윈타워의 공시지가는 5억1810만원 시세반영률이 17% 수준이었다. SK증권 빌딩과 삼성물산 서초사옥, 금호아시아나 본관의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은 각각 20%, 29%, 32%였다. 서민과 중산층이 주로 사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은 대개 65% 이상이다. 대형빌딩도 고가 단독주택과 마찬가지로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다보니 그간 공시가격이 실거래가와 동떨어지는 현상이 묵인돼왔다.
경실련은 “이렇게 낮은 공시지가로 기업들은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특혜를 누리고 있다”며 “보유한 가치보다 훨씬 낮은 세금을 내고 몇년 만에 수백억원 매매 차액을 얻을 수 있다 보니 재벌들이 부동산 사재기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경실련이 분석한 국세청 자료를 보면, 2007년부터 2017년까지 개인 보유 토지는 5.9% 줄어든 반면 법인 보유 토지는 80.3% 증가했다. 법인 보유 토지 증가량은 판교 신도시 면적(922만㎡)의 1000배 수준이다.
경실련은 “현재 토지, 특히 상업용지의 공시지가는 매우 낮은 수준으로 2배 이상 올려도 공동주택 수준에 미치지 않는다”며 “조세불평등을 개선하지 않으면 올해도 부동산 부자와 재벌들이 어김없이 막대한 세금특혜를 누리고 토지 사재기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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