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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내는 젊은층 2만3000명… 1년새 28% 늘었다

종부세 내는 젊은층 2만3000명… 1년새 28% 늘었다

최근 한 30대 청년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서울 삼성동 자택 바로 앞집을 샀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부동산 업계에서 화제가 됐다. 주인공은 벤처기업가 남대광(34)씨. 그가 대표이사로 있는 블랭크코퍼레이션은 아이디어 상품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판매하며 창업 3년 만인 지난해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거뒀다. 성공한 기업가답게 남 대표는 62억원에 달하는 집값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기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본명 전정국·22)은 작년 서울 성수동의 트리마제 아파트를 19억5000만원에 매입했다. 서울숲과 한강이 눈앞에 펼쳐지고 강변북로도 가까운 이 아파트는 유명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 유명하다.

조선비즈

(왼쪽부터)벤처기업가 남대광씨, 방탄소년단 정국, 소녀시대 윤아




20~30대 부자, 이른바 '영리치(Young Rich)'가 부동산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스포츠 스타나 한류 가수들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성공하는 청년 기업가가 늘어나는 등 다양한 사회적 현상이 맞물려서 나타난 결과다. 한 30대 벤처 사업가는 "자동차나 다른 사치품과 달리, 부동산은 만족감을 주면서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가치가 떨어지는 경우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종부세 내는 2030 급증세

1일 국세청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17년 종합부동산세를 낸 39세 이하 납세자의 수는 2만3356명으로 전년 대비 27.9%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체 연령대 종부세 납부 인원 증가율 18.4%를 훨씬 웃돈다. 종부세 납부 기준은 '공시가격 6억원 초과 주택'(1주택자는 9억원 초과) '공시지가 5억원 초과 나대지' '공시지가 80억원 초과 사업용 토지' 등을 가진 개인 또는 법인이다.

종부세를 내는 20·30대는 최근 수년간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2013년 9687명이던 것이 2015년에는 1만3694명으로 늘었고, 2년 만에 다시 2만3356명이 됐다. 이들이 낸 종부세 총액도 124억4300만원(2013년)→157억3600만원(2015년)→244억6300만원으로 급증했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탓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젊은 부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관계자는 "성공한 청년 벤처기업인이 부동산을 많이 사들였고, 특히 작년 초를 전후해서는 가상 화폐 열풍으로 큰돈을 번 20·30대가 고가 아파트나 꼬마 빌딩에 투자한 경우도 많았다"고 말했다.

◇아파트·건물 쓸어 담는 영리치

부동산 영리치의 중심에는 연예인, 특히 아이돌 가수들이 있다.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BTS의 경우 한 해 수입이 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BTS는 멤버들이 쓰는 숙소가 서울 한남동 고급 아파트 한남더힐이다. BTS 멤버 슈가는 작년 고급 빌라 '유엔빌리지'를 30억원대에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 아이돌그룹 소녀시대 멤버 윤아도 부동산을 사들이고 있다. 작년 1월 삼성동 고급 아파트 '롯데캐슬 프레미어'를 23억원에 샀고, 그해 10월에는 청담동의 연면적 442평 규모 빌딩을 100억원에 매입했다.

어린 나이에 '대박' 난 기업인이나 고액 연봉자들도 부동산 시장의 큰손이다. 2010년 창업한 기업을 2016년 대기업에 매각한 A(38)씨는 매각 대금의 60%를 털어 반포동 고급 아파트 '래미안 퍼스티지'를 샀다. 그는 "매각 대금을 모두 투자해 다시 창업을 할까 했는데 부모님 조언에 따라 집부터 샀다"고 했다. 미국계 IT 기업의 한국 지사 임원인 조모(36)씨는 회사에서 제공하는 고급 임대아파트가 있는데도 재테크 차원에서 자양동 더샵스타시티를 2년 전 16억원에 매입했다.

조선비즈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들어서는‘더 라움 펜트하우스’의 실내 공간을 재현한 모델하우스. 국내 최고가 공동주택을 만든 회사가 젊은 고소득 싱글족을 겨냥해 분양한다. /더 라움 펜트하우스




고소득의 젊은 싱글족을 겨냥한 고급 주택 상품도 등장했다. 예컨대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주변에서 분양 중인 소형 펜트하우스 '더 라움 펜트하우스'는 1인 가구를 겨냥한 오피스텔이지만, 가격이 10억~16억원대다. 모든 실내 공간에 초미세 먼지를 차단하고 고농도의 산소를 공급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이 집에서는 수도꼭지를 틀면 나오는 물도 일반 수돗물보다 산소 농도가 10배 이상 높다. 실내에는 아치형 계단이 자리 잡고 있고, 대리석 마감재 등 고급 자재가 사용된다.

정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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