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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신화'의 몰락.. 그들은 어떻게 무너졌나

  '창업신화'의 몰락.. 그들은 어떻게 무너졌나



이재은 기자 입력  머니투데이     

지난달 네네치킨에 인수되며 과거 논란 재조명.. 한때 성공한 청년사업가로 꼽혔으나 마약복용 후 쇠퇴
봉구스밥버거 매장/사진제공=봉구스밥버거 가맹점주협의회

주먹밥 프랜차이즈 봉구스밥버거가 네네치킨에 매각됐다. 가맹업주들이 사전고지 없이 매각된 데 대해 반발하면서 오세린 봉구스밥버거 전 대표의 도덕성 문제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한때 성공한 청년사업가로 꼽힌 오 전 대표의 신화가 이렇게 무너지는 데 대한 아쉬운 목소리도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봉구스밥버거는 지난 9월 회사를 치킨 프랜차이즈 네네치킨에 매각했다. 봉구스밥버거 홈페이지의 대표자 명의도 현철호 네네치킨 대표로 수정됐다.


봉구스밥버거 가맹점주협의회는 본사를 가맹거래법 위반 등의 문제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맹점주협의회 측은 봉구스밥버거 본사와 점주들 간에 남아 있는 채무 문제가 있는데, 이를 네네치킨에서 해결해줄지 여부를 알 수 없다며 반발하는 상태다.


이에 따라 오세린 전 봉구스밥버거 대표의 도덕성이 다시금 입길에 올랐다. 앞서 오 전 대표는 2015년 5월~2016년 10월 3차례에 걸쳐 졸피뎀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하고 마약을 지인들에게 제공한 혐의로 지난해 징역 1년6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아 브랜드이미지에 큰 타격을 줬다. 2015년 958곳에 달했던 봉구스밥버거 가맹점은 현재 650여개로 감소했다.

오세린 봉구스밥버거 전 대표(위), 그가 지난해 게시한 사과문. /사진=뉴스1

당시 오 전 대표는 "갑작스러운 젊은 날의 성공을 담을 그릇이 아니었고, 순간 일탈로 이어졌다. 그 순간(마약 투여와 제공 등)을 지금도 후회하고 있다"며 사과했는데, 청년신화가 무너진 데 대한 충격이 크다는 반응이 나왔다.


◇오세린, 무너진 청년신화?
오 전 대표는 주먹밥 노점상을 전국 1000개에 달하는 가맹점을 지닌 프랜차이즈로 키워낸, 성공한 청년사업가로 꼽혀왔다.


오 전 대표는 25세던 2009년, 창업비 10만원으로 주먹밥 노점상을 시작했다. 부모님 몰래 대학교 등록금을 환불받아 전국을 떠돌며 분식장사를 했지만 연이어 실패했고 마지막으로 남은 10만원으로 수원 동원고와 동우여자고 앞에서 주먹밥 노점상을 시작했다.


학생들을 중심으로 밥버거가 큰 인기를 끌면서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확장했다. 봉구스 밥버거는 2015년 기준 958곳의 가맹점을 보유하며 성공신화의 대표 사례로 꼽혔다.


하지만 잦은 음주와 흡연, 회사경영에 대한 압박감으로 오 전 대표는 2014년 2월 뇌졸중을 앓았다. 이어 지난해 마약 투약 사실이 적발돼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호식이'에 '총각네'까지
오 전 대표의 무너진 성공신화에 대해 안타깝지만 놀랍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전에도 유사한 사례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호식이두마리치킨 최호식 전 회장이 20대 여직원 성추행 사건에 휘말리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최 전 회장은 1999년 호식이두마리치킨을 창립, 한 마리 가격에 두 마리 치킨을 제공한다는 콘셉트로 업계신드롬을 일으켰다. 호식이두마리치킨은 창립 17년 만에 가맹점 1000호점을 돌파하고 일본 등 해외에도 지점을 냈다.

호식이두마리치킨 최호식 전 회장. /사진=김휘선 기자

그는 정직한 기업, '고객감동과 체인점주님 감동 그리고 소외된이웃과 함께'를 핵심가치로 두고 '상생경영'을 실천한다며 프랜차이즈 업계의 성공신화로 꼽혔지만, 끝내 좋지 않은 일로 회장 자리에서 내려와야 했다.


이어 지난해 7월 채소·과일 전문 프랜차이즈 '총각네 야채가게' 이영석 전 대표도 가맹점주들에게 욕설과 폭행 등 도를 넘은 행위를 했다는 게 보도되면서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발표했다.


가맹점주들은 이 전 대표가 자신들을 향해 욕설, 폭력, 금품 상납 요구 등의 갑질을 했다고 폭로했다. 갑질을 제보한 점주들은 이 전 대표가 스쿠터를 사달라고 요구하고, 2주에 한번 열리는 점주 교육에서 욕설을 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점주는 이 전 대표가 영업 자세를 강조한다며 교육 중 점주의 따귀를 때린 적도 있다고 제보했다. 이밖에 이른바 '똥개 교육'으로 불리는 500만원을 내고 받는 유료 교육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영석 총각네 야채가게 대표/사진=총각네 야채가게 홈페이지

당시 이 전 대표는 사과문을 통해 "고등학생 시절부터 생존을 위해 밑바닥부터 치열하게 장사를 하다보니 부족한 점이 많았다. 욕부터 사람을 대하는 태도까지 무지했고 무식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기업들의 갑질 논란이 남 얘기 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된 것은) 나의 오만함이 불러온 결과다. 문제가 됐던 모든 부분을 전면 수정하고 최선을 다해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이 전 대표는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현재까지 자숙 중이다. 현재 총각네야채가게는 강명균·윤석재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총각내 야채가게는 이 전 대표가 행상으로 시작해 연매출 400억원대 업체로 키워낸 채소·과일 전문 프랜차이즈로, 성공신화의 대표 사례로 꼽힌 만큼 큰 충격을 줬다. 이 전 대표의 성공담을 소재로 뮤지컬, 드라마도 제작된 바 있다.


이재은 기자 jennylee1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