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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산 자료☆★★/★☆ 등산 여행☆

골산의 강인함에 수려함까지 갖춘 산

골산의 강인함에 수려함까지 갖춘 산

 

 

월간마운틴

 

최두열_<전철산행>저자]성상(成相)이 몇 번 바뀌다보니 지금은 기억에도 없지만, 코흘리개 어린이들이 월요일 아침이면 운동장에 모여 불렀던 노래가 있었다. '하늘을 받들고 선 푸른 관악산 바라보면 마음이 밝아진다네…'로 시작되는 노래다. 몇 십 년 전에 불렀던 서울 봉천초등학교 교가를 누가 기억할 수 있겠는가. 교가는 기억에서 사라졌지만, 당시 다녔던 학교 모습은 아직도 졸업생들의 눈에 선할 것이다. 초등학교 때의 추억 하나만을 공유하며 동창생들을 만나는 그들이,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산으로 향한다.


넉넉한 표정과 마음씀씀이가 묻어나는 서울 봉천초등학교 총동문회 이강임 회장이 마들역 대합실에 나타난다. 회장님의 호출이라면 언제든지 응하겠다는 열성 회원들도 하루치 살림살이를 챙겨서 산으로 향한다. 1회 졸업생 유영준 회원과 6회 졸업생 최창수, 윤명숙, 서동순 동문도 나선다. 산이 좋고 동창이 좋고 또 분위기가 좋아서 나서는 것이다.

수락산(637.3m)은 불암산과 함께 서울의 대표적인 바위산이다. 능선은 도봉산 북한산과 연결되어 불수도북이라는 능선 종주의 한 토막을 이룬다. 서울 쪽의 석천동계곡과 남양주 청학리의 금류폭포 쪽은 완만하며 길고, 흐르는 물 또한 맑아 인기 있는 코스다. 서울의 북동쪽을 감싸고 있는 수락산은 산행 코스가 무척 다양하다. 주말에 그 많은 사람들이 꾸역꾸역 들어가도 다 품을 수 있는 깊은 계곡과 강골의 바위가 자랑거리다.
능선 곳곳에 퍼져있는 기암들은 기차바위, 철모바위, 곰바위 등등의 이름을 지어내고, 길고 긴 계곡은 가을에는 단풍을, 겨울에는 멋진 설경을 만들어낸다. 예부터 현인달사들이 찾아와 풍류를 느꼈던 수락산에 전철역이 많이 생겨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다.

↑ 0001(정상 근처의 사진 찍기 좋은 곳. 뒤는 아찔한 절벽이다.)


마들역 1번 출구~삼락교회~보루~귀임봉~철탑 갈림길~도솔봉~수락산 정상~석천동계곡~노강서원~장암역, 약 7km 4시간 소요

7호선 마들역 1번 출구를 나와 곧장 가면 곧 우측으로 꺾어지는 길이 나온다. 우측에 삼락교회가 보이는데 교회 앞을 조금만 가면 작은 터널 위로 올라갈 수 있다. 올라가 좌측으로 꺾어지며 산길이 이어지는데 주민들이 자주 찾는 길인지 길이 반질반질하다. 태풍에 쓰러진 소나무 옆을 통과하면 좌측에서 올라오는 계단을 만난다. 그 길로 약간의 땀을 흘리며 올라가면 수락산 보루(堡壘)가 나타난다.

↑ 0002(완만한 화강암을 밟으며 산행을 시작한다.)

아차산에도 보루가 많은데 수락산의 보루는 많이 훼손되어 우회해달라는 안내판이 있다. 보루의 좌로 가나 우로 가나 조금만 가면 만나는 길인데 삼국시대에 축성된 것으로 추측된다고 한다. 보루에서 수락산 정상까지는 능선만 따라가면 된다.
보루에서 약 10분 정도 가면 수락산역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근처에는 소나무가 하늘을 찌르며 자라는데 산초나무와 떡갈나무도 많이 보인다. 등산로가 훼손된 곳은 나무계단을 이용해 올라갈 수 있도록 유도하고, 등산화에 닳아 반질반질한 바위 옆에는 쇠줄을 설치해놓았다. 마당바위처럼 넓은 바위에 도착하면 서울 도심의 전경을 내려다 볼 수 있다. 노원구의 아파트촌이 발 아래로 보인다.

소나무와 산초나무가 유달리 많이 보이는 등산로를 따라 곧장 가면 귀임봉 헬기장에 도착한다. 비상의료함과 전망대가 있으며 전망대에서는 수락산을 중심으로 좌측의 도봉산과 우측의 불암산이 멋지게 펼쳐져 보인다. 전망대 위치를 잘 잡았다는 생각이 든다. 전망대를 지나 조금만 가면 우측의 당고개로 내려가는 길이 나타난다. 리기다소나무와 물오리나무도 등산로에 많다. 나무에 이름표를 달아놓아 어린이들과 함께 오면 자연 공부도 되는 좋은 길이다. 마들역에서 약 1시간 정도 오면 철탑을 지나 노원골로 빠지는 길이 나온다.
노원골로 빠지는 분기점을 지나 계속 가면 학림사 갈림길이 나온다. 갈림길에서는 수락산 정상이 약 2km 거리다. 이정표 밑에 용굴암 방향을 가리키는 표지판도 놓여있다. 용굴암으로 가는 길은 요즘 유행하는 둘레길처럼 산허리를 돌아가는 길이다. 갈림길에서 10분 정도 운치 있는 길을 가면 큰 바위덩어리 사이에 있는 용굴암이 나타난다. 급경사의 사면에 자리를 잘 잡았다는 느낌이다. 깊은 산 속에 있는 절인데도 6.25 전쟁때 피해를 입어 폐사위기에 처했었는데 최근에야 사찰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고 한다. 천상병 시인의 시가 의자에 씌여있다.

등산객들이 절에 들어가서 구경하는 것은 좋은데, 기본예절은 지켜야한다. 법당에 들어갈 때는 가운데의 어간문(御間門)은 피하고 양쪽에 있는 작은 문을 이용해야 한다. 법당에 들어설 때 부처님을 향해 합장반배하고 합장한 채 다가가야 한다.
용굴암에서 다시 송전탑 갈림길까지 약 10분 정도 나와야 한다. 학림사로 내려가는 길도 역시 등산화에 닳아 바윗길이 반질반질하다. 나무의자가 몇 개 있는 넓은 쉼터를 지나면 정갈하게 반석이 깔려있는 길이 나타난다. 작년에 떨어진 낙엽이 발밑에 바스락거리는 운치있는 길인데 분위기있는 사람이라면 시라도 한 수 읊조릴만 하다. 용굴암에서 1.3km 내려오면 우측에 학림사(鶴林寺)가 나타난다. 신라시대 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도량인데 학이 알을 품고 있는 형국이라 학림사라고 명명되었다고 한다.

학림사로 빠지면 산행코스가 너무 짧으므로 철탑까지 다시 와서 위로 올라가면 좌측의 수락산 정상부가 점점 더 다가온다. 도솔봉 북사면은 바윗길이 많아 위험했었는데, 최근에 계단을 가설해서 안전을 도모했다. 주능선에 도착해서 이정표를 보면 정상이 약 1km에 30분 거리다. 우측 당고개는 2.5km, 또 노원골이 3.1km다.
주능선 이정표에서 잠시 쉬며 북한산과 도봉산의 멋진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다시 약 1km 떨어진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면 굵고 멋진 소나무가 더 많이 나타나며 등산객들 또한 더 많이 보인다. 위험한 곳에는 쇠줄과 나무계단이 길게 설치되어있는데, 갈수록 멋진 바위들이 나타나 골산 수락산의 진면목을 느끼게 해준다.

↑ 0003(마들역으로 가는 계곡은 북사면이라 계곡이 얼어붙었다.)

역사적인 인물들이 수락산을 많이 다녀갔다. 수양대군이 단종을 축출하고 왕위를 찬탈했다는 소식을 들은 <금오신화>의 저자 김시습도 한 때 수락산에 은거했었다고 한다. '산에 올라 그 높이를 배우고, 물가에 즈음하여 그 맑음을 배우며, 돌에 앉아 그 견고함을 배우고, 소나무를 바라보며 그 곧음을 배우며 또 달을 쳐다보면 그 밝음을 배워라(登山則思學基高 / 臨水則思學基淸/ 坐石則思學基堅/ 看松則思學基貞/ 對月則思學基明)'는 시를 김시습이 남겼다고 한다.
바위와 소나무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곳이 자주 나타나는데, 잠시 쉬며 일행과 간식이라도 함께 나누기 좋은 곳이다. 금류폭과 은류폭을 거쳐 청학리에서 올라오는 등산객들이 많아지면서 정상부는 더욱 인파가 늘어난다. 수락산 정상 빗돌 앞에서 댓명이 서서 교대로 사진 찍기 바쁘다. 카메라보다는 스마트폰을 꺼내 차례를 기다리며 추억 만들기를 하고 있다. 정상석 옆의 멋진 단애 위에서 발 밑의 아찔한 모습을 즐기며 수락산에서만 누릴 수 있는 기쁨을 나눈다.
정상 북쪽으로 가면 좌우에 몇 명이 앉아 식사를 할 만한 공간이 몇 곳 나타난다, 평지의 잡다한 일을 잠시 접고 신선놀음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우측 청학리 3.7km 좌측 석림사 1.5km'라는 이정표에서 석림사로 방향을 틀면 북사면이라 발밑의 빙판을 더욱 조심해야 한다. 바위도 많은 구간이라 부상과 직결될 수 있는 곳인데, 쇠줄과 나무뿌리를 잡고 힘 좀 써야한다.

석천동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 역시 바위가 많아, 여름이면 큰 암괴에 앉아 땀을 식힐 수 있는 곳이 많다. 지난여름 무더웠던 어느 날, 집채만 한 바위에 앉아 사과를 씹어먹으며 땀을 식히던 기억이 떠오른다. 능선의 바위 사이로 난 길을 가다보면 좌측 계곡으로 길이 연결된다. 수량도 점점 많아지는 곳이며 북사면이라 늦은 봄까지 얼어있는 곳이다.
길만 따라 가다보면 운동시설도 나오는데, 가을이면 또 단풍이 절경을 이루는 곳이라 사철 어느 때나 오고 싶은 코스다. 얼음 밑 암반을 흐르는 맑은 물이 아직은 차갑지만, 해빙기 때 계곡을 걷는 맛이 고즈넉하다. 석림사의 법당과 석탑 등 경내를 한 바퀴 돌아보고 나오면 식당 간판들이 회포를 풀고 가라고 손짓한다. 식당가를 지나 큰길을 건너면 장암역이다.

Information

↑ 0004()

노강서원

원래 노량진에 있던 서원인데 조선 숙종 15년(1689년) 인현왕후 폐출의 부당함을 죽음으로 간언한 정재 박태보(1654-1689)의 뜻을 기리고 지방교육의 장으로 삼기위해 설립하였다.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도 남은 47개 서원 중 하나다. 박태보는 서계 박세당의 둘째 아들로 숙종3년(1677년)에 문과에 장원급제하였다. 인현왕후 민씨의 폐위를 반대하다가 유배형을 받고 진도로 가던 중 노량진에서 사망하였다. 후에(숙종20년) 사면 받고 영의정의 벼슬과 문열(文烈)의 시호가 내려졌다. 그 후 그를 추모하는 뜻에서 노강서원이 건립된 것이다.
(사진-인포1)

석림사
1671년 창건 당시에는 석림암(石林庵)이라고 불려졌고 숙종 때 문신인 박태보가 김시습의 명복을 빌기 위해 중창하였다. 1950년 6.25때 전화를 입었으나 후에 다시 중창되었고 극락보전에는 아미타삼존불과 후불탱화 등이 있다. 극락보전 앞에는 사리탑이 있다.




↑ 0005()

송산



12년 전부터 석천동 계곡에 자리 잡은 식당인데, 큼지막한 철판에 통오리나 삼겹살을 놓고 지글지글 굽는 맛이 일품이다. 8개의 커다란 철판에 김치 양파 등과 함께 섞어 시끌벅적하게 오리를 구워먹는 즐거움이 산행의 맛을 완성시켜 준다. 100명 정도 들어갈 수 있으며 장암역에서 가깝다. 문의는 031-877-4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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