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대치동 → 압구정·반포동.. 문패 바꾼 '서울 부촌'
10년전 '비싼 洞' 순위와 비교해보니
○ ‘강남 4구’→‘강남 3구+용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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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전용면적 1㎡당 평균 가격 2위인 서울 서초구 반포동은 교통이 편리하고 학군이 잘 갖춰져 있는 데다 한강 조망권이 확보돼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사진은 ‘반포자이’의 모습. GS건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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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인 2005년 4월 말 기준 1, 2위 부촌은 개포, 대치동이었지만 10년 만에 이들은 각각 3, 5위로 순위가 밀렸다. 10년 전 4위였던 도곡동은 9위로 떨어져 10대 부촌 중 순위가 가장 많이 하락했다. 반면 2006년 당시 순위가 집계되지 않았던 강북지역 용산구의 용산동5가는 재개발로 들어선 주상복합단지 파크타워 등에 힘입어 6위로 떠올랐다.
부촌으로 새로 부상한 압구정, 반포, 용산동5가의 공통점은 ‘한강 조망권’이다. 서초구 반포동에 사는 50대 김모 씨는 최근 전세 계약 기간이 끝나자 자신이 사는 단지의 아파트를 샀다. 다른 지역으로 옮기면 전세를 찾을 수 있었지만 이 지역을 벗어나지 않기 위해 목돈을 들인 것이다. 김 씨는 “반포동은 학군과 교통이 좋은 건 물론이고 한강이 가깝고 녹지도 잘 조성돼 있어 다른 곳으로 떠나고 싶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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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은 최근 재건축 규제가 풀리며 가격이 상승했다. 동아일보DB |
10년 전에는 10대 부촌에 이름을 올렸던 동들이 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에 고루 분포돼 ‘강남 4구’로 불렸지만 현재 10위권에는 강동구의 동이 포함되지 않았다. 김규정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강동구는 다른 3개 구와 위치나 학군의 특성이 다소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대단지 새 아파트 입주민은 ‘끼리끼리’ 거래
반포동은 10년 전에 비해 순위가 4계단 오른 2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반포동이 부촌이 된 동력은 ‘래미안퍼스티지’, ‘반포자이’ 등 대단지 새 아파트다. 이 단지들은 각각 2444채, 3410채로 단지 안에 초등학교를 갖추거나 단지 주민들만 사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아파트의 입주민들 사이에서는 단지 내에서 집을 서로 사고파는 ‘내부 거래’가 활발해 아파트 가격이 더 가파르게 오른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전언이다. 고준석 신한은행 동부이촌동 지점장은 “신규 대단지 아파트의 입주민들은 새 아파트의 장점을 버리기 싫어하기 때문에 단지 안에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며 “수요가 끊이지 않기 때문에 해당 단지의 가격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대기업들의 사옥 이동이나 랜드마크 건물의 신축도 부촌 형성의 변수가 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신사옥이 들어설 삼성동의 경우 10년 전 부촌 순위 7위였지만 4월 말 현재 4위다. 개발 등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아파트 값에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삼성그룹이 위치한 서초동, 제2롯데월드가 개장된 잠실동 등이 부동산시장에서 관심을 받는 것도 같은 이유다.
김남정 한국토지주택공사(LH) 토지주택연구원 박사는 “삼성그룹이 서초동으로 본사를 옮긴 뒤 그 일대 부동산시장이 살아났듯 앞으로 삼성동과 잠실동 주택의 가치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아파트 가구 수 절대량이 많은 서울의 5대 ‘아파트촌’은 노원구 상계동(5만5302채), 양천구 신정동(3만317채), 노원구 중계동(2만7782채), 도봉구 창동(2만7249채), 송파구 잠실동(2만6367채)이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부동산 투자는 '부동산(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때'를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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