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식충전소☆★★/※최신news

'서울역 7017프로젝트' 문제는 속도가 아닌 방향

'서울역 7017프로젝트' 문제는 속도가 아닌 방향

 

【서울=뉴시스】손대선 기자 = 서울역 고가 공원화 사업, 이른바 '7017프로젝트'가 본격화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10일 '고가에서 머물다 : 봄소풍'을 주제로 중구 서울역 고가 상부를 걸으며 주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4시간 동안 폭 10.3m, 길이 936m에 남짓한 고가에는 5만여명의 시민이 찾았다. 지난해 10월 첫번째 고가 개방행사 때와 비교하면 4배 이상의 인파가 몰렸으니 일단 화제성 면에서는 성공작이었다.

뉴시스

13일에는 7017 프로젝트를 구체화하기 위한 국제현상설계공모 당선작을 발표했다.

당선작인 네덜란드 건축가 비니마스(Winy Mass)의 '서울수목원'은 서울역 고가를 도심 속 거대한 나무로 표현했다. 서울역 고가가 나무의 '몸통'이라면 연결램프 17개의 통로는 '가지'인 셈이다.

비니마스는 국내에서 자라는 수목을 가나다 순으로 심어 거대한 수목원을 조성한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나아가 조성일 서울시 도시안전본부장은 서울역 고가가 폐쇄되는 시점에 대해서 "우선은 공사는 설계 끝나고 업체가 선정되면 할 것"이라면서 "빠르면 10월 정도가 될 것"이라고 알렸다.

그렇다면 7017프로젝트는 서울시의 바람대로 일사천리로 진행될까.

박원순 시장은 지난해 9월 방미(訪美) 때 안전도 D등급을 받아 철거위기에 놓인 서울역 고가를 허물지 않고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처럼 보행자 전용의 공중 공원으로 재탄생시킨다는 계획을 밝혔다. 당시 내놓을 때만해도 7017프로젝트는 순항할 것으로 보였다.

오세훈 전 시장의 유산인 부채·뉴타운과 씨름하느라 '번듯한' 사업을 내놓지 못하던 박 시장이 비로소 자신만의 색깔을 내보이는 의미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 때 박 시장의 공약이기도 했다.

1970년 산업화 시대 서울역을 중심으로 동쪽과 서쪽을 잇는 자동차 전용도로로 만들어진 서울역 고가를 2017년에 도심 속 휴식공간으로 재탄생시키겠다는 박 시장의 계획은 생각지 못한 벽에 부딪혔다.

남대문 상인들은 고가가 철거되면 가중될 교통혼잡이 상권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가장 먼저 나타냈다. 공덕동 일대 봉제공장 운영자들은 교통혼잡으로 인해 운송비가 증가할 것이라며 역시 반대 목소리를 냈다.

박 시장과 당(黨)이 다른 최창식 중구청장은 관내에서 박 시장이 일방통행식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하며 반대여론을 주도했다.

같은 당 소속 구청장이 있음에도 용산구와 마포구 역시 주민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7017프로젝트에 선뜻 찬성하지 못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서울시는 100여 차례 주민접촉을 갖는 등 설득작업에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종합해보면 소통이 부족했다. 왜곡된 정보에 대해 주민들을 이해시키는 게 부족했다. 발전전략을 제시하기는 했지만 미흡했다"고 잘못을 시인하기에 이르렀다.

뒤늦었지만 이 같은 공들이기 때문인지 반대여론은 최근 다소 누그러진 분위기다.

무조건 반대에서 최근에는 7017프로젝트가 가져올 장밋빛 청사진에 눈길이 옮겨가는 형국이다. 실제로 지난 10일 고가 개방 행사 때 집회에 나온 남대문 상인 등의 목소리에는 7017프로젝트의 폐기보다는 교통혼잡을 줄이기 위한 대체교량 건설 등 보완책을 요구하는 쪽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조성일 본부장은 이에 고무된 듯 "서울역 고가가 갖고 있는 잠재력을 보면 남산공원, 서소문 공원, 한양도성 등 연계할 수 있는 있는 가능성이 있는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며 "기존에 있는 조그만 길들과 새롭게 서울역 광장으로 떨어지는 접근로를 설치하면 차가 다니는 찻길을 보행길로 바꿀 수 있는 잠재력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7017프로젝트의 가장 큰 수혜대상이 남대문 시장 등 주변 상권이 될 것이라는 자신감이다.

코레일과 협의를 거쳐 대체교량을 설치해 보겠다는 계획도 알려 달래기에 나섰다.

도시 전문가들은 노후화된 고가를 재생시켜 보행공간으로 만들겠다는 7017프로젝트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고개를 끄덕인다. 도시재생이 대세인 시대적 흐름에 맞는데다 유지·보수 비용을 포함해 380억원 남짓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공사비는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시 재정에 크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A건축가는 "단순 비교하기는 그렇지만 청계천 복개 총 공사비는 약 3800억 원이 들었다. 여기에 매년 평균 75억 정도의 유지비용이 든다"며 "서울역 공원화 사업이 성공하면 도시재생의 대표 콘텐츠로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작 문제는 7017프로젝트가 단순히 도시재생의 의미가 아닌 정치적 의미로 확대될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 시장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전임 시장의 과도한 토건사업을 비판하며 "아무 것도 안한 시장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반어적인 표현이지만 이는 지난해 6·4지방선거에서 "한 게 없다"는 새누리당 등 보수층의 공격 빌미가 됐다.

7017프로젝트는 이 같은 시비에 대한 응전의 의미가 담겼다는 얘기는 그래서 나온다.

이 프로젝트와 관련해 서울시 안팎에서 자주 회자되는 얘기 중 하나는 '제2의 청계천'이다.

서울시 복수의 고위 관계자들에게 7017프로젝트가 '제2의 청계천'으로 불리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지면 난색을 표한다.

청계천 복원사업은 도심의 생활환경을 쾌적하게 했으며, 경제적인 부분에서도 서울시에게 이득을 안겨주었다. 이명박 대통령을 만든 대표 콘텐츠이기도 하다.

하지만 생태적 다양성 부족과 훼손된 문화유산, 청계천 상인 등 난제를 안겨준 애물단지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적지 않은 상인들이 생계터전을 잃었다. 2년 3개월 남짓한 짧은 공사기간에서 부작용의 원인을 찾는 이들이 많다.

B건축가는 "박 시장이 7017프로젝트에 대해 유독 조급해 한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시장임기가 마무리되는 2017년을 완공시기로 잡은 것도 그런 느낌을 더해준다. 박 시장이 이명박 대통령을 만든 청계천을 꿈꾼다면 이 프로젝트의 절반은 실패할 것이다. 청계천 때도 그랬지만 늘 문제는 속도가 아닌 방향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Daum  Mr 황금거북이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진료"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부동"

공인중개사에게....


부동산 투자는 '부동산(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때'를 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