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인터넷 바꾸면 꼭 이전 것 해지하세요
[한겨레] 김상진(66)씨는 최근 통장 출금 내역을 확인하다가 깜짝 놀랐다. 쓰지도 않는 엘지유플러스(LGU+) 초고속인터넷 요금이 다달이 2만8500원씩 자동이체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김씨는 2006년부터 엘지유플러스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하다가 2013년 3월 에스케이브로드밴드 것으로 바꿨다. 하지만 이후에도 지금까지 38개월 동안이나 통장에서 엘지유플러스 초고속인터넷 요금이 계속 빠져나갔다. 다 합치면 108만3천원에 이른다.
김씨가 엘지유플러스에 항의하자 “해지 신청이 없었다”며 “정당하게 요금을 부과한 것으로, 환불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씨가 “요금청구서조차 보내주지 않았다”고 항의하자 “(가입자가) 모바일 요금청구서를 요청했다”, “꼬박꼬박 보냈다”고 했다.
초고속인터넷 업체를 바꾸면서 이전 것을 해지하지 않아 이중으로 요금으로 내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29일 업계 설명을 들어보면, 초고속인터넷은 사업자를 바꿀 때 이전에 쓰던 것을 해지해야 한다. 고객센터로 해지 신청을 해, 직원이 초고속인터넷 모뎀 같은 장비를 철거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해지 신청을 하지 않으면 계속 쓰는 것으로 간주해 요금이 부과된다. 케이블방송·위성방송·인터넷텔레비전(IPTV)도 마찬가지다.
이동전화와 집전화는 사업자를 바꿀 때 옮겨가는 쪽에 번호이동 신청을 하면 자동으로 이전 사업자 쪽이 해지되는데, 초고속인터넷도 이런 줄 알고 이전 사업자 쪽에 해지 신청을 하지 않았다가 쓰지도 않은 요금을 내는 경우가 발생한다. 업계 관계자는 “고급 밥솥이나 20만~30만원의 현금을 준다는 말에 넘어가 덥썩 사업자를 바꾼 뒤 뒷처리를 꼼꼼히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이용자가 해지 신청을 하지 않은 책임이 있기 때문에 요금을 돌려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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