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고향, 한라산에 오르는 다섯 가지 길한라산(1950m) 산행 가이드
[MOUNTAIN=글 민은주 기자 사진 마운틴DB]
삶을 둘러싼 모든 것들을 경배하는 사람들. 그들이 온 마음으로 섬기기를 다한 신들의 고향이 모두 한라산이다. 1만8천이나 되는 신들이 산다는 제주에서도 가장 신령한 한라산은 뭍사람들에게도 동경의 대상이었다. 예부터 봉래(금강)·방장(지리)산과 함께 삼신산의 하나로 불린 영주산이 한라산이다.
사람들은 “백록담에 부정한 소리 민 어남 질 일른다(백록담 가서 부정한 소리하면 안개 껴서 길 잃는다)”며 항상 몸과 마음을 삼갔다. 그도 그럴 것이 한 여름에도 눈이 녹지 않을 때가 있고, 눈과 안개에 길을 잃는 일은 허다했다. 지금도 제주바다를 유람하던 가벼운 몸으로 준비 없이 한라산에 오른 뭍사람들은 호되게 산에 놀란다. “하늘의 은하수를 잡아당길 듯 높다”는 유래대로 드높이 아름다운 한라산, 그 신들의 고향으로 오르는 길을 소개한다.
한라산에 오시려거든
멀리서 바라보는 한라산은 다소 완만한 삼각형 모양이다. 이 경사면을 따라 동쪽의 성판악 코스와 서쪽의 영실 코스와 어리목 코스, 북쪽의 관음사 코스, 그리고 남쪽의 돈내코 코스 등 총 5개의 등산로가 나 있다.
한라산의 산길은 산행기점이 다소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산행 거리가 짧고 등산로가 잘 나있어 길을 잃거나 조난당할 우려는 적다. 그러나 기상변화가 심하고 바람이 세차 철저한 준비 없이 산행에 나섰다가 위험에 처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성판악 코스와 관음사 코스를 이용하면 동릉 정상에서 백록담을 볼 수 있다. 정상보다 17m 낮은 이곳은 현재 한라산에서 오를 수 있는 제일 높은 곳이다. 어리목과 영실코스로는 윗세오름을 지나 남벽분기점까지 갈 수 있다. 돈내코 코스는 살채기도와 평궤대피소를 지나 남벽분기점으로 이어진다. 한라산은 당일 산행만 가능하고 각 매표소 별로 입장시간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사전 확인이 필요하다.
산행정보
성판악탐방로
성판악입구-4.1km-속밭대피소-1.7km-사라오름입구-1.5km-진달래밭대피소-2.3km-동릉 정상(진달래밭 3시간, 정상 4시간 30분. 9.6km)
한라산 동쪽의 성판악탐방로는 경사가 완만한 반면 거리는 가장 길다.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까지 오를 수 있으며 편도 4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성판악관리사무소에서 속밭, 사라오름입구, 진달래밭대피소를 지나 동릉 정상에 이르며 원점 회귀하거나 관음사 코스로 하산이 가능하다. 또한 탐방로 5.8km 지점에서 갈라지는 사라오름 전망대에 오르면 산정호수와 한라산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정상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숲길이라 삼림욕을 즐길 수 있으며 한라산의 다양한 동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것도 성판악탐방로의 매력이다. 다만 왕복 19.2km를 걸어야하므로 체력안배에 신경을 써야하며 춘추절기의 입산통제 시간은 탐방로 입구와 진달래밭 통제소에서 각 12시 30분이다.
성판악탐방로에는 속밭대피소(무인)와 진달래밭대피소(유인)가 있으며 성판악휴게소와 진달래밭대피소에서 식수, 면장갑, 비옷 등을 구매할 수 있다. 화장실은 성판악사무실, 속밭대피소, 진달래밭대피소에서 이용 가능하다. 문의 : 064-725-9950
영실탐방로
영실탐방안내소-2.4km-영실휴게소-1.5km-병풍바위-2.2km-윗세오름-2.1km-남벽분기점(윗세오름 1시간 30분, 남벽분기점 2시간 30분. 5.8km)
영실탐방로는 한라산 서남쪽을 오르는 코스로 관리사무소에서 출발 시 편도 3시간 15분, 영실휴게소에서 출발 시 편도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돈내코와 어리목탐방로로 하산이 가능하다. 사시사철 흐르는 영실계곡의 시원한 물과 기암괴석, 아름다운 소나무 숲과 아고산식물의 천국인 선작지왓 등을 만날 수 있으며 한라산 노루가 발견되는 곳이기도 하다. 길은 비교적 완만한 편이나 영실분화구 능선의 경사가 급하며 병풍바위 정상에서 탐방로를 이탈하면 낙석 및 실족의 위험이 있기에 주의를 요한다. 선작지왓과 남벽순환로 일대는 날씨의 변화가 심한 지역으로 사전에 일기예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춘추절기의 입산통제 시간은 통제소에서 2시, 윗세오름에서 1시 30분이다.
영실탐방로에는 영실휴게소와 윗세오름대피소가 있으며 식수와 컵라면, 면장갑 등 간단한 물품을 판매한다. 화장실은 영실관리사무소, 영실휴게소, 윗세오름대피소에서 이용 가능하다. 문의 064-747-9950
어리목탐방로
어리목탐방안내소-2.4km-사제비동산-0.8km-만세동산-1.5km-윗세오름-2.1km-남벽분기점(윗세오름 2시간, 남벽분기점 3시간. 6.8km)
어리목탐방로는 어리목계곡에서 사제비동산과 만세동산을 거쳐 윗세오름대피소, 남벽순환로를 지나 남벽분기점까지 이어지는 코스로 편도 3시간 정도 소요된다. 돈내코와 영실탐방로로 하산이 가능하다. 사제비동산 구간은 경사가 약간 가파르지만 만세동산에서 남벽분기점까지는 완만한 지형으로 사방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제주 서부지역의 풍경이 압권이다. 봄철이면 사제비동산과 만세동산 주변으로 철쭉이 장관을 이룬다. 만세동산 주변은 눈 덮인 겨울철이나 안개가 심하게 낀 날이면 길을 잃기 쉬운 곳으로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춘추절기의 입산통제 시간은 통제소에서 2시, 윗세오름에서 1시 30분이다. 어리목탐방로에는 어리목광장과 윗세오름 대피소의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다. 문의 064-713-9950~3
관음사탐방로
관음사지구 야영장-3.2km-탐라계곡-1.7km-개미등-1.1km-삼각봉대피소-2.7km-동릉 정상(삼각봉대피소 3시간 20분, 동릉 정상 5시간. 8.7km)
한라산 북쪽에서 오르는 관음사탐방로는 해발고도 차이가 크고 산행시간이 길어 전문산악인들이 주로 찾는 코스이며 성판악 탐방객들이 하산할 때도 많이 이용한다. 구린굴, 탐라계곡, 삼각봉, 왕관바위 등 수려한 경관이 이어져 한라산의 웅장한 산세를 감상할 수 있는 길이지만 다른 등산로에 비해 체력소모가 심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왕관릉은 경사가 가파르지만 기암괴석과 고사목으로 탐방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춘추절기의 입산통제 시간은 탐방로 입구와 삼각봉 통제소에서 각 12시 30분이다.
관음사탐방로 입구에는 대형 야영장이 있으며 탐라계곡대피소(무인), 삼각봉대피소(무인)이 있어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다. 문의 064-756-9950
돈내코탐방로
돈내코탐방안내소-5.3km-평궤대피소-1.7km-남벽분기점(남벽분기점 3시간 30분. 7km)
서귀포시 돈내코유원지 상류에 위치한 탐방안내소에서 시작하는 돈내코탐방로는 썩은물통, 살채기도, 평궤대피소를 거쳐 남벽분기점까지 이어지는 코스로 편도 3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윗세오름과 연결된 남벽순환로를 따라가면 어리목이나 영실탐방로로 하산할 수도 있다. 대체적으로 평탄한 코스로 한라산 백록담 화구벽의 웅장한 자태와 한대수림을 관찰할 수 있다. 탐방로 내에 매점 및 용천수가 없어 반드시 여분의 식수를 준비해야하며 남벽분기점은 기상변화가 심하므로 일기예보를 미리 확인해야 한다. 춘추절기의 입산통제 시간은 안내소에서 10시 30분이다. 화장실은 탐방안내소와 평궤대피소에서 이용할 수 있다. 문의 :064-710-6920~3
민은주
'★★☆ 등산 자료☆★★ > ★☆ 등산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 두드림길 5개 구간 가이드 (0) | 2016.02.15 |
---|---|
신선이 되어 바라보는 아름다운 풍경, 도솔암 (0) | 2016.02.15 |
꺾이지 말고 계속 가기를, 바람혹독하고 찬란한 소백산의 겨울 (0) | 2016.02.14 |
오르지 못하고 돌아서다, 그 길 앞에서…하늘나라 선녀가 목욕했던 ‘칠선계곡길’ 9km (0) | 2016.02.14 |
‘용호구곡’이 빚은 풍경 속으로용이 노닐다 승천한 구룡계곡 3.7km (0) | 2016.0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