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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집행 불발에 쪽박 차는 부동산경매


강제집행 불발에 쪽박 차는 부동산경매


 잦은 점유이전으로 골탕 먹이는 임차인, 손 놓은 법원집행관..2년 넘게 끌다 재경매

동아일보


경매로 부동산을 낙찰받고 실질적으로 점유하는 데까지 얼마의 시간이 걸릴까. 낙찰 후 이해관계자들의 즉시항고가 없거나 기각되면 매수인은 대금 납부 기간인 한 달 내 잔금을 납부하고 임차인과 명도협의에 들어간다. 합의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임차인이 이사하면 매수인은 해당 부동산을 실질적으로 점유할 수 있다.

그러나 임차인에게 합의 의사가 없거나 채무자, 소유자, 점유자 등 인도명령을 받는 이 외의 사람이 해당 부동산을 점유하는 경우 매수인은 그 부동산을 점유하기 위해 명도소송에 들어간다. 이때 매수인은 점유이전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고, 승소판결을 받으면 법원집행관이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

2013년 경매 낙찰 이후 강제집행 지연으로 다시 경매에 넘어간 서울 송파구의 한 오피스텔 상가.

낙찰 이후 명도소송에서 강제집행까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까지 걸린다. 시간이 지연되더라도 매수인이 낙찰받은 부동산을 점유하면 문제는 없다. 그러나 명도소송에서 이기고도 2년 넘게 강제집행이 이뤄지지 않아 은행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낙찰받은 부동산을 손에 넣어보지도 못한 채 다시 경매에 넘어가게 됐다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수차례 점유이전 주장, 번번이 강제집행 불발


2013년 A씨는 경매에 나온 서울 송파구의 한 오피스텔 1층 상가 9채를 50억 원에 낙찰받았다. 상가를 점유한 전 소유자 외 임차인들과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A씨는 7월 명도소송을 냈고, 8월에는 점유이전금지 가처분신청을 했다. 이듬해 1월 법원은 A씨 손을 들어줬고 그는 곧바로 법원집행관실 에 강제집행을 신청했다. 법원집행관은 전 소유자이자 채무자인 B씨에게 인도고지절차를 마치고 강제집행을 진행하려 했다. 그런데 강제집행 당일 B씨는 상가 9채 가운데 일부는 다른 사람이 점유하고 있다며 점유이전을 주장했다. 이 경우 집행관은 강제집행문에 명시된 점유자와 실제 점유자가 다르기 때문에 강제집행을 진행할 수 없다.


A씨는 하는 수 없이 B씨가 점유자라고 진술한 3명에 대해 법원집행관실에 승계집행문 부여신청을 했고, 또다시 인도고지절차를 거쳐 강제집행 날짜를 잡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B씨와 점유자 3명이 점유자가 C라는 회사로 바뀌었다는 의견서를 법원집행관실에 제출했다. 그러면서 ‘점유자는 C사이므로 강제집행을 할 경우 모든 손해를 집행관에게 지우겠다’는 협박성 내용의 의견서를 포함했다. 이에 따라 법원집행관은 A씨에게 승계집행문 신청을 지시했고, A씨는 올해 2월 또다시 C사에 대한 승계집행문을 부여받았다.


그러자 B씨 외 점유자 3명과 C사 대표는 법원집행관실에서 발송하는 강제집행문 송달을 한 달 넘게 회피하면서 강제집행 날짜를 지연시켰다. 그러면서 또 다른 이를 내세워 점유자가 바뀌었다고 주장했지만 입증자료를 제출하지 못해 결국 강제집행을 위한 절차는 완료됐다. 그사이 채무자들은 명도소송 1심 결과에 불복, 항소하면서 강제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이로 인해 잠시 집행이 정지됐지만 법원이 올해 9월 항소기각 판결을 내리면서 집행이 재개됐다. 그런데 점유자들은 또 점유권이 이전됐다는 의견서를 법원집행관실에 제출해 강제집행을 지연시키려 하고 있다.


A씨는 2013년 해당 부동산을 낙찰받았지만 지금까지도 점유권을 획득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입찰 당시 해당 부동산에 대한 점유권을 획득하면 부동산을 처분해 낙찰받을 때 들어간 은행 대출금을 갚으려 했다. 그러나 진행이 더뎌졌고, 2년 동안 한 달 이자만 4000만 원씩 쌓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B씨를 비롯한 채무자들이 임차인 신분을 내세워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해 조사에 들어가자 A씨가 대출받은 은행에서 대출기한을 상실시키고 상환일을 앞당겼다. 그는 해당 부동산을 처분하기 전까지 이자를 갚을 상황이 되지 못하자 다른 금융권에 대환대출을 신청했지만 이마저도 거부당했고, 결국 해당 부동산은 다시 경매에 넘어갔다.


A씨는 B씨와 채무자들이 악의적으로 해당 부동산에 대한 강제집행을 방해한다고 판단해 경찰에 형사고소를 했다. 경찰은 해당 건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고, 검찰에서는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다. A씨는 고등검찰청에 항고한 상태다. 그는 “채무자들은 낙찰 이후 점유를 너덧 번씩 바꿨고, 법원집행관은 그때마다 집행을 못 한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점유이전이 확인되기 전 상태에서 채무자들의 단순 진술과 의견만으로 매번 집행을 방해하고 있는데도 법원집행관은 집행 의사가 없어 보인다. 도움을 청한 경찰도, 검찰도 손을 놓아버린 상황에서 집행관만 바라보고 있는데, 이런 식이면 영원히 강제집행을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법적 도움 장치 없어, 집행관만이 유일한 해결책

서울의 한 법원집행관실 모습. 강제집행을 하려면 이곳을 거쳐야 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해당 사건은 채권자가 명도소송에서 이기고도 점유권을 2년 넘게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극단적 사례다. 유승열 법무법인 명도 본부장은 “일반 주거용 건물, 아파트, 주택 같은 경우 이런 사례는 100건 중 1건 정도로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50억 원 이상 대형건물, 고액건의 경우 이런 식의 잦은 점유이전으로 강제집행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비율이 10%까지 올라간다”고 말했다.

이 경우 채권자가 임차인을 상대로 형사고소를 할 수 있지만 점유이전을 공권력으로 방지하고 빈번한 점유이전을 규제할 관련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채권자는 강제집행 권한을 가진 법원집행관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법원집행관은 채권자와 채무자의 갈등을 중재할 의무가 없고, 점유이전을 주장하는 채무자나 임차인의 이해관계까지 파악할 의무도 없다. 그래서 채무자들이 마음만 먹으면 강제집행을 무기한 연기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또 있다. 채무자와 임차인이 한통속이어도 규제할 방법이 없다는 것. 사실 해당 사건의 경우 채무자들이 제기한 강제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기각 판결문에서 C사 대표이사는 B씨이고, 나머지 임차인 3명도 C사의 대표이사와 감사로 등재돼 있었다. 한 집단에 속한 이들이 외견상으로만 점유를 변경한 것처럼 꾸며 강제집행을 방해했음이 드러난 것이다.


이에 대해 관할 법원집행관실 관계자는 “강제집행 당일 점유자가 점유이전을 주장하면 일단 집행문을 확인하는데, 정보가 일치하면 집행을 한다. 그러나 집행문 정보와 실질 점유자가 일치하지 않으면 ‘점유상이’로 분류돼 집행을 할 수 없다”고 답했다.


해당 건은 2013년 이후 지금까지 담당 법원집행관이 두 번 바뀌어 올해 7월부터 새로 부임한 법원집행관이 담당하고 있다. 법원집행관실 관계자는 “강제집행을 가면 매번 점유자가 바뀌니까 채권자에게 다시 승계집행문을 신청하라고 말하는 수밖에 없었다. 사실 법원집행관이 그냥 강제집행을 해버리면 차후에 집행에 대한 문책이 돌아오기 때문에 집행관도 함부로 나설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나 법적 조치에 대해 알아보고자 해당 건을 담당했던 전임 법원집행관과 현재 부임한 법원집행관에게 접촉을 시도했으나 법원집행관실 직원은 그들을 대신해 “집행관은 가운데서 집행만 할 뿐 현재 진행되는 사건에 대해 입장을 밝힐 수 없다”며 인터뷰를 거절했다.


정혜연 기자 grape06@donga.com


<이 기사는 주간동아 2015.10.28.~11.03|1010호 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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