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구 '알짜 땅' 금호21구역 지분쪼개기 막힌다

성동구 '알짜 땅' 금호21구역 지분쪼개기 막힌다

조선비즈 원문                  

서울 성동구 금호동 일대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인 금호21구역(가칭)의 ‘지분 쪼개기’가 막힌다.

17일 부동산업계와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는 금호동 3가 1번지 일대(가칭 금호21구역)에 대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77조 제1항에 따라 주택 등 건축물의 분양받을 권리의 산정 기준일을 3월 13일로 정했다고 지난 12일 고시했다.

서울 성동구 금호동 3가 1번지 일대 골목길. /카카오맵 캡처

금호동 3가 1번지 일대 7만6534㎡는 ‘래미안 하이리버’와 ‘금호자이2차’, ‘금호삼성래미안’ 등으로 둘러싸인 빌라촌이다. 지난해 5월 서울시가 미래 도시경관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로 도시건축혁신 시범사업지로 선정했다. 주택정비형 재개발사업으로 추진되며, 현재 정비계획이 수립되는 단계에 있다.

서울시는 지정 사유에 대해 "기존 가구 수가 증가해 지역주민들의 사업비 부담이 늘어나는 피해를 막고, 투기를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분 쪼개기란 하나의 필지를 여러 개로 분할하거나 단독·다가구주택을 다세대주택으로 전환해 조합원 수를 늘리는 수법이다. 토지와 건축물을 분리 취득하는 행위 역시 마찬가지다.

재개발구역에 지분 쪼개기로 조합원 수가 늘어나면 재개발 사업성이 크게 떨어진다. 조합원 부담이 늘어난다는 얘기다. 역대 최대 재개발사업이라고 불리는 용산구 한남3구역 역시 지분 쪼개기가 많았던 터라 조합원 분양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올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는 중이다.

다만 권리산정기준일이 정해진다고 해서 건축물 신축, 토지분할 등의 행위를 할 수 없는 건 아니다. 이런 행위가 허용되긴 하지만, 13일부터 금호21구역의 토지·주택 지분을 취득하면 새 아파트 입주권은 받을 수 없다.

금호21구역은 금호동에서 아직 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알짜 땅이다. 과거 재개발을 추진해 ‘금호21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됐지만, 2013년 정비예정구역에서 해제됐다. 하지만 2010년대 인근에 새 아파트가 지어지고 최근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개발 압력이 커졌다.

결국 2018년 성동구청이 재개발 정비사업 추진 여부와 관련해 주민의견조사를 시행했고, 이 결과 정비구역지정 절차를 추진하기로 했다. 12월에는 이와 관련해 금호동 3가 1번지 일대 건축물 건축·용도변경과 토지 분할 등의 행위를 제한했다.

금호동 공인중개업체 관계자는 "서울 재개발·재건축 매물이 귀하다 보니 매물이 나오면 거래가 즉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이번에 권리산정기준일이 정해진 만큼 앞으로 신축 건물에 투자하는 것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진혁 기자(kinoey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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