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다가구 주택 1채, 월세도 받고 세금도 적고"
부동산 투자 전문가인 김동우씨는 “부동산 투자란 한마디로 국가와 동업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주완중 기자 |
"6억원짜리 집 5채를 가진 사람은 집을 안 팔아도 세금(보유세·종합부동산세)을 3600만원 넘게 내야 합니다. 세금 모르고 부동산 투자하면 정부만 좋은 일 시키는 겁니다."
부동산 세금 전문가인 김동우(64)씨는 본지 인터뷰에서 "부동산 투자의 시작과 끝은 세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인터넷에서 '투에이스'라는 별명으로 널리 알려진 그는 25년간 지방은행에서 근무하다 'IMF 사태'로 희망 퇴직한 후 전업 부동산 투자자로 변신했다. 승승장구하던 그는 2012년 세무 조사를 받으면서 덜컥 '이러다 내가 번 돈 세금으로 다 나가겠구나' 싶어서 세금 공부를 시작했다. 지금은 이 분야 베스트셀러(투에이스의 부동산 절세의 기술) 저자이자 스타 강사로 통한다.
◇"세금 관리 안 하면 번 돈 정부가 다 가져간다"
김씨는 "부동산 투자란 한 마디로 국가와 동업하는 것"이라며 "투자를 잘하는 것만큼이나 동업자끼리 번 돈을 어떻게 나눌지 늘 신경 써야 한다"고 했다. 부동산은 의식주 가운데 '주'에 해당한다. 그래서 정부가 세제를 수단으로 시장을 관리하려 들고, 주식 등 다른 투자 수단보다 제도가 복잡하다는 게 특징이다. 때론 투자 억제를 위해 투자 수익을 대부분 가져가기도 한다. 예컨대 3주택 이상 보유자가 조정대상지역에 있는 집을 팔 경우, 시세 차익 68.2%를 세금으로 가져간다. 그는 "세금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동업자(정부)한테 번 돈을 다 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했다.
부동산 세제를 잘 살펴야 하는 이유가 절세에만 있는 건 아니다. 정부가 부동산 세제 변화를 통해 시장에 메시지를 주기 때문이다. 김씨는 "부동산 세제 변화는 세수(稅收) 증대보다는 부동산 투자를 억제하거나, 침체된 시장을 살리려는 등 정책적 목적에 따른 경우가 많다"면서 "세제 변화 추이를 보면 투자 방향을 잡기도 좋다"고 했다. 예컨대 침체된 지역에 대해 세금 감면 혜택 등을 준다면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부동산 세제는 투자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렇지만 김씨는 "부동산 세제는 정부와 투자자 사이의 숨바꼭질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정부가 어떤 제도를 만들든 투자자가 빈틈을 찾아내고, 정부가 다시 보완하는 일이 반복되기 마련"이라고 했다. 지금 같은 때에도 세제를 꼼꼼히 들여다보면 세금 아끼며 투자할 방법이 없지 않다는 얘기다.
◇"세금 아끼려면 똘똘한 한 채… 은퇴 세대엔 다가구 주택 추천"
그가 무주택자 또는 1주택자에게 추천하는 세(稅)테크는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전략이다. 1주택자는 주택 매매 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아예 안 내거나, 집값 9억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내기 때문이다. 다주택자라면 법인 설립을 통해 절세 전략을 고민해볼 법하다고 했다.
그는 노후를 앞둔 5060세대에 대해 '다가구 주택' 투자를 적극적으로 살펴볼 것을 추천했다. 다가구 주택이란 ①19가구 이하가 거주하는 단독주택으로 ②층수가 3층 이하면서 ③바닥 면적 합이 660㎡ 이하인 주택을 말한다. 세법상 '1주택'으로 취급돼 세금 부담이 덜한 게 특징이다. 그는 "똘똘한 다가구 주택 한 채 사서 위층에 살고 나머지는 월세 놓으면, 거주와 노후 생활비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이씨는 다음 달 6~7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세텍(SETEC)에서 열리는 '2020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에서 '모르면 손해 보는 주택 절세 포인트 5가지'를 주제로 강연한다. 비과세·감면을 적극 활용하는 방법, 보유세 폭탄을 피하는 법 등 5가지 절세 포인트를 설명할 예정이다. 그를 포함한 투자 전문가들의 강연은 재테크 박람회 홈페이지(www.chosun-moneyexpo.co.kr
이기훈 기자(mo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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