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GBC 건축허가 신청… 5년만에 첫 삽 뜬다

현대차 GBC 건축허가 신청… 5년만에 첫 삽 뜬다

아시아경제 원문        

현대차 GBC 105층 신사옥 투시도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의 착공을 위한 마지막 행정절차를 끝냈다. 서울시가 조기 착공을 위해 심의기간을 단축시키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만큼 빠르면 6~7월께 첫 삽을 뜰 수 있을 전망이다. 2014년 한국전력으로부터 해당 부지를 10조5500억원에 매입한 이후 5년여만이다.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 12일 저녁 삼성동 GBC 부지에 대한 성능위주설계를 강남소방서에 제출한 뒤 서울시에 건축허가를 바로 접수했다. 성능위주설계는 대규모 공사 직전에 화재 등을 대비해 관할 소방서에 신고하는 과정으로 통상 사업자가 공사를 시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로써 GBC는 현대차 그룹이 부지를 매입한 2014년 9월 이후 5년여만에 건축허가를 접수하게 됐다. 남은 절차는 이번 건축허가건에 대한 검토와 굴토·구조심의, 이를 정리한 도시관리계획 변경 결정 고시다. 앞서 환경영향평가와 수도권정비심의에서 논의된 사안들의 이행안이 제대로 담겼는지 최종 검토하는 과정들로 경미한 설계변경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지만 이미 심의가 끝난 사안들인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그룹이 직접 챙겨야할 행정절차는 사실상 모두 끝난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GBC 건립을 위해 2014년 한국전력으로부터 해당 부지를 10조5500억원에 사들였다. 당시 감정가(3조3466억원)의 3배가 넘는 3.3㎡당 4억4000만원에 매입한 것으로 국내 기업들의 단일 투자액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하지만 건축허가 과정까지는 5년이나 소요됐다. 당초 현대차그룹은 2016년 12월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했지만 서울시 환경영향평가, 국토교통부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 문턱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셨다. 착공 지연에 따른 금융비용 손실액만 매년 5000억원이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속도가 붙은 것은 지난 연말 정부가 '2019 경제정책방향'에서 GBC를 비롯해 총 6조원+α 규모의 기업프로젝트 조기 착공을 지원하는 내용을 발표하면서다. 앞서 3번이나 보류됐던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도 불과 한달여만에 통과했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건축허가 접수로 본 착공은 6~7월이면 가능할 전망이다. 서울시가 최대 8개월(건축허가 3개월·굴토 및 구조심의 2개월·도시관리계획 변경 절차 3개월)이 소요될 수 있는 인허가 처리 기간을 5개월 이내로 단축해 착공 시기를 앞당기겠다고 밝힌 상태여서다.

GBC 하부와 연결되는 영동대로 복합개발 역시 정부와 서울시가 공기 단축 및 패스트트랙 등을 통해 당초 계획했던 완공시점에 차질없이 공사를 완료하겠다고 공식 발표하며 변수를 줄이게 됐다. 일각에서는 영동대로 하부 복합환승센터 건립이 늦어지며 GBC 공사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현대차 GBC 건설·운영에 따른 산업계 영향도 빠르게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내부적으로는 생산유발효과만 향후 27년간 264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울시 전체 취업자 수(503만명)의 4분의 1에 맞먹는 121만5000개 직·간접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대차 GBC 같은 대규모 기업투자 프로젝트는 단위 사업으로 인한 직접적인 경제 활력 효과뿐만 아니라 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 차원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만하다"며 "기업과 정부, 서울시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조기 착공을 포함해 국제교류복합지구 차원의 경제활력 제고, 양질의 미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GBC는 축구장 11배에 달하는 7만9342㎡ 부지에 105층 타워 1개동, 35층짜리 숙박·업무 시설 1개동, 6~9층의 전시·컨벤션·공연장 건물 3개동 등 5개 건물이 들어선다. 105층 타워 높이는 569m로 현존 최고 123층 롯데월드타워(555m)보다 높게 지어진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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