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내는 영동대로 개발…105층 GBC 하반기 첫삽
현대차그룹이 신사옥이 될 서울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을 위한 건축허가를 서울시에 신청했다. 3개월 뒤인 5월이면 건축허가가 날 예정이고, 올해 하반기엔 용지 매입 5년 만에 드디어 '첫 삽'을 뜨게 될 전망이다. 서울시로선 1조7500억원 규모(금액 환산 시)의 대규모 공공기여금 실탄을 확보하게 됐다. 시는 하반기부터 영동대로 지하 복합개발과 잠실종합운동장 리모델링 등 강남권 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 사업에도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
13일 서울시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는 12일 삼성동 167 일대 GBC 건립을 위한 건축허가 신청서를 서울시에 접수시켰다. 서울시 동남권사업단 담당자는 "통상 신청서 접수 이후 허가까지 약 3개월이 소요되는 만큼 5월이면 건축허가가 날 예정"이라면서 "현대차가 사업 진행에 대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건축허가 이후 착공을 위한 준비 작업에 한두 달가량 시간이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올 하반기엔 착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사업을 특별히 서두르거나 늦추지 않고, 정상적인 절차와 순서에 따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GBC 개발 사업은 축구장 11배에 달하는 7만9342㎡ 용지에 105층 타워 1개동, 35층 숙박·업무시설 1개동, 6~9층의 전시·컨벤션·공연장 3개동 등 총 5개 대형 건물을 짓는 사업이다. 105층 타워는 현재 설계대로라면 완공 시 높이가 569m로, 현재 국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123층 잠실 롯데월드타워(555m)보다도 14m 더 높다.
현대차는 그룹 숙원사업인 GBC 건립을 위해 2014년 9월 한국전력으로부터 삼성동 옛 한전 본사 용지를 10조5500억원에 사들였다. 당시 감정가격 3조3346억원(3.3㎡당 1억3869만원)의 3배가 넘는 3.3㎡당 4억3879만원에 매입한 것이다. 국내 기업 단일 투자액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완공 예상 시기는 2023년 말이다.
GBC 사업 건축허가와 착공 윤곽이 드러나면서 서울시가 2014년부터 추진해온 강남권 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 사업도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국제교류복합지구는 코엑스부터 영동대로, GBC, 잠실운동장 일대를 국제업무와 MICE(회의·관광·전시·이벤트)를 비롯한 스포츠·문화 중심지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업비 총 2조5000억원이 소요될 예정인데, 현대차가 GBC 용지 개발(일반주거3종→상업용 전환) 대가로 낼 공공기여금 1조7491억원이 근간이 된다.
시는 1조7500억원 규모 공공기여금을 총 12개 사업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영동대로 지하 복합개발에 5000억원 △잠실운동장 리모델링 2800억원 △잠실 일대 올림픽대로 지하화 및 탄천동로 지하화 6000억원 △기타 주변 도로 개선과 탄천 정비 및 탄천보행교 설치 등에 3000억~4000억원을 각각 투입할 예정이다. 영동대로 지하 개발과 기타 사업 설계·감리 비용 등 약 6000억원은 현금으로, 잠실운동장 리모델링과 올림픽대로 지하화 등 나머지 1조원 이상은 현물로 기부채납하는 형태다.
서울시는 영동대로 기본설계를 올 5~6월까지 마무리하고 하반기 시공사를 선정해 실시설계와 동시에 착공할 예정이다. 잠실운동장 리모델링 사업도 6월부터 2년간 설계 작업(기본설계와 실시설계 동시 진행)에 착수할 계획이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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