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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충전소☆★★/※부동산 개발※

용산 '노른자위' 유엔사부지 개발 시동…서울시·HUG 문턱 넘을까

용산 '노른자위' 유엔사부지 개발 시동…서울시·HUG 문턱 넘을까

대형개발사업 집값 자극 우려에 심의 통과 미지수

분양보증 실패 '나인원한남' 전철 밟을 가능성도

뉴스1

일레븐건설이 매입한 용산 유엔사부지© News1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서울 용산구 유엔사부지 개발(이태원동 유엔사부지 복합개발사업)이 본격 닻을 올렸지만 착공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서울시가 집값 안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인허가 절차가 녹록지 않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보증이라는 높은 벽을 넘어야 하는 것도 시행사로선 부담이다. 인근 나인원한남과 같은 '임대후 분양'을 택할 수 있다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18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9일 용산구 이태원동 유엔사 용지 복합개발사업 환경영향평가보고서 초안 검토회의를 개최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 초안이 접수돼 심의위원들이 현장을 방문해 점검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은 이태원동 22-34번지 일대 5만1753㎡ 부지에 아파트(426가구)·오피스텔(1053실)을 포함해 오피스·판매시설·숙박시설·문화집회시설 등을 짓는 프로젝트다. 일레븐건설은 지난해 6월 예정가(8030억원)보다 2000억원 이상 많은 1조552억원에 해당부지를 LH(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사들였다.

유엔사부지는 땅값만 1조원이 넘는데다 강남과 강북 양방향 접근이 용이한 서울 한복판에 위치해 있어 자산가들이 눈독을 들여온 곳이다. 최고급 주거지역으로 개발될 예정이어서 높은 분양가가 예상된다. 일레븐건설은 모든 인허가 절차를 내년 안에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대형개발사업의 경우 서울시 정책 방향과 어긋난다는 점이다. 현재 서울시는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로 개발사업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더구나 박원순 서울시장의 '용산·여의도 개발' 발언 이후 비이상적인 집값 상승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서울시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유엔사부지 개발사업이 서울시 문턱을 쉽게 넘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고 있다. 9·13부동산대책 이후 모처럼 다잡은 안정화 흐름에 찬물을 끼얹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일레븐건설은 인허가 절차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을 것"이라며 "금융비용 발생 등으로 서울시 정책 기조가 바뀌기만을 기다리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심의를 통과해도 HUG 분양보증 문턱을 넘어야 하는 절차가 남아 있다. HUG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인근 아파트 평균 분양가 또는 매매가격의 110%를 초과할 경우 보증을 거절하고 있다.

지난 6월 나인원한남도 분양가가 HUG 요구수준보다 높아 설계 변경 등 별별 수단을 강구하고도 합의에 이르지 못해 결구 임대후 분양으로 전환해 임차인을 모집했다. 디에스한남(시행사)은 분양보증 승인을 앞두고 HUG와 반년 가량 줄다리기 끝에 일반분양을 포기한 것이다. 4년 임대후 분양가를 책정할땐 분양보증 절차가 생략되기 때문에 사실상 우회로를 선택한 셈이다. 일레븐건설 역시 나인원한남과 같이 임대후 분양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선 일레븐건설이 건립 가능한 가구(780가구) 보다 354가구를 줄인 426가구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가구수를 줄이는 대신 중대형 아파트로 구성해 공사비를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HUG 분양보증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는 관측이 많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나인원한남과 달리 임대후 분양을 진행해도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아파트를 제외하고 오피스텔 분양 등으로 사업비를 충당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유엔사 부지 개발은 서울시 환경영향평가를 시작으로 건축심의·교통영향평가 등을 거친다. 용산구는 오는 23일까지 환경영향평가서 주민공람을 진행한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주민들 민원과 각계각층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관련 절차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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