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대화지능 3단계[김인수 기자의 사람이니까 경영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5일 국무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며 정치권을 신랄하게 비판한 발언 내용을 오늘 아침 꼼꼼히 다시 읽어보았다. 내용의 옳고 그름을 떠나 문득 '대통령의 대화 지능은 얼마나 될까?'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타인에게 자신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전달해 타인을 설득하고, 대화를 통해 새로운 무엇인가를 발견하고 공유하는 능력이 얼마나 될까 하는 것이다.
과거 내가 인터뷰했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주디스 E 글레이저 '크리에이팅위 연구소(Creating We Institute)' CEO에 따르면 리더의 대화지능은 3단계의 레벨로 나뉜다고 한다. 레벨 1은 '말하기&묻기'다. 자신이 알고 있고 믿는 바를 상대방에 말하고 전달하는 수준이다. 레벨 2는 '설득'의 단계다. 상대방을 설득해 내 의견에 동조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가장 높은 단계인 레벨 3는 '공유&발견'이다. 대화를 통해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이를 상대방과 공유해 더 큰 가치를 창조하는 단계다.
25일 대통령의 발언을 꼼꼼히 읽어보면 그는 레벨 1의 단계는 성취한 게 분명했다. 대통령은 이른바 경제활성화법안들이 국회에 3년째 발이 묶여 있다며 여야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했다. 여당 원내대표를 향해서도 "정부 여당의 경제 살리기에 어떤 국회의 협조를 구했는지 의문이 간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를 통해 대통령은 분명 자신이 알고 믿고 있는 바가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여야 정치권, 나아가 국민에게 전달했다. 이는 레벨 1의 단계에 부합된다.
과거 내가 인터뷰했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주디스 E 글레이저 '크리에이팅위 연구소(Creating We Institute)' CEO에 따르면 리더의 대화지능은 3단계의 레벨로 나뉜다고 한다. 레벨 1은 '말하기&묻기'다. 자신이 알고 있고 믿는 바를 상대방에 말하고 전달하는 수준이다. 레벨 2는 '설득'의 단계다. 상대방을 설득해 내 의견에 동조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가장 높은 단계인 레벨 3는 '공유&발견'이다. 대화를 통해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이를 상대방과 공유해 더 큰 가치를 창조하는 단계다.
25일 대통령의 발언을 꼼꼼히 읽어보면 그는 레벨 1의 단계는 성취한 게 분명했다. 대통령은 이른바 경제활성화법안들이 국회에 3년째 발이 묶여 있다며 여야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했다. 여당 원내대표를 향해서도 "정부 여당의 경제 살리기에 어떤 국회의 협조를 구했는지 의문이 간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를 통해 대통령은 분명 자신이 알고 믿고 있는 바가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여야 정치권, 나아가 국민에게 전달했다. 이는 레벨 1의 단계에 부합된다.
그러나 레벨 2 '설득'의 단계를 효과적으로 통과했는지는 의문이다. 대통령은 오래 전부터 경제활성화법안들을 통과시키라고 여당에 말하고 또 말했다. 그러나 국회 선진화법으로 인해 야당 동의가 없이는 단 한 개의 법률도 여당 마음대로 통과시킬 수 없는 게 국회의 현실이다. 법을 통과시키려면 야당의 도움을 얻는 게 필수다. 대통령은 과연 스스로 야당을 설득하기 위한 노력을 얼마나 했는지 의문이다. 야당이 '경제활성화법안'을 '가짜 민생법안'이라고 여기는 게 왜 오해인지 설득하고 이해를 구했는지 묻고 싶다.
25일 대통령의 발언에서는 레벨1의 전형적인 증상인 '말하기-또 말하기-고함지르기 신드롬(tell-sell-yell syndrome)까지 보였다. 이 신드름은 부하 직원에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tell), 또 말하지만(sell), 효과가 없다고 생각해, 결국 고함(yell)을 지르게 된다는 뜻이다. 박 대통령은 직간접적으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 경제활성화법안을 통과시켜라, 국회법 개정안은 안 된다는 뜻을 여러 차례 전달했을 것이다. 그러나 유 대표가 말을 듣지 않는다고 생각하자, 결국 '고함'을 지르고 만 것이다. 이는 "배신의 정치는 국민이 반드시 선거에서 심판해달라"는 대통령의 강경발언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이 같은 대통령의 발언은 부하 직원이 말을 안 듣는다고 생각해 버럭 고함을 지르는 직장 상사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말하기-또 말하기-고함지르기'는 리더의 뜻을 실현하는데 그다지 도움이 안 된다. 어제 유승민 원내대표는 마치 직장 상사의 '버럭'에 두려움을 느끼고 고개 숙인 부하 직원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그는 "당청 간의 소통에 부족함이 있었던 것 같다"고 사과하기는 했다. 이는 직장상사에게 꾸지람을 듣고 마지못해 억지로 "제가 잘못했습니다"라고 말하는 부하 직원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러나 직장생활을 웬만큼 해 본 사람이라면 안다. 상사의 버럭 위협을 받은 뒤에 상사의 뜻을 따르며 열심히 일하는 직원이란 많지 않다. 뒤에서는 상사의 뒷담화를 한다. 가급적 상사와 대화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 상사가 시킨 일을 마지 못해 할 뿐, 업무에 몰입하지는 않는다. 앞으로 유승민 원내대표가 대통령이 요구하는 경제활성화법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해 야당과 협상할까 의문이 든다. 그냥 시늉만 내지 않을까 걱정이다. 상사의 위협에 어쩔 수 없이 컴퓨터 앞에 앉아 일하는 직원이 일하는 척 흉내만 내며 시간을 때우듯이 말이다.
하지만 대통령의 측근들은 대통령이 최소한 레벨 2의 단계는 성취했다고 말한다. 경제활성화법안 통과를 위해 여야 대표를 청와대로 불러 같이 식사하고 읍소하며 설득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를 두고 레벨 2를 달성한 사례라고 보기는 힘들다. 그저 자신이 믿는 바를 상대방 앞에서 반복해 재생한 게 아닐까 싶다.
오히려 나는 레벨 2 단계를 시도하는 리더들에게서 종종 보이는 또 다른 신드롬을 대통령의 발언에서 찾아낼 수 있었다. 이는 '나의 옳음에 중독되는 신드롬'이다. '내가 옳다'고 확신한 나머지 내 의견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신드롬이다. 대통령은 이날 "앞으로 저는 대통령으로서 국민들이 저에게 준 권한과 의무를 국가를 바로 세우고 국민을 위한 길에만 쓸 것"이라고 밝힌 뒤에 장시간을 할애해 국회를 비판했다. '나의 행동은 오로지 국민을 위한 것이고 그래서 옳은 행동이다'는 대통령의 확신이 행간에서 읽혀졌다. 오로지 국민만 생각하는 자신을 몰라주는 정치권에 대한 섭섭함이 드러났다.
사실 현실의 많은 리더들이 레벨 1 또는 레벨2의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의 대화지능이 다른 리더들에 비해 낮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레벨2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만 해도 위대한 리더의 반열에 오르곤 한다. 하지만 우리는 대통령에게 더 많은 것을 기대한다. 레벨 2를 넘어서 레벨 3에 이르렀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통령의 말대로 국회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많은 정치인들이 정략에 얽매여 사리사욕을 추구한 것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국민들은 대통령이 정치인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며 설득하는 노력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김인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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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대통령의 발언에서는 레벨1의 전형적인 증상인 '말하기-또 말하기-고함지르기 신드롬(tell-sell-yell syndrome)까지 보였다. 이 신드름은 부하 직원에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tell), 또 말하지만(sell), 효과가 없다고 생각해, 결국 고함(yell)을 지르게 된다는 뜻이다. 박 대통령은 직간접적으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 경제활성화법안을 통과시켜라, 국회법 개정안은 안 된다는 뜻을 여러 차례 전달했을 것이다. 그러나 유 대표가 말을 듣지 않는다고 생각하자, 결국 '고함'을 지르고 만 것이다. 이는 "배신의 정치는 국민이 반드시 선거에서 심판해달라"는 대통령의 강경발언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이 같은 대통령의 발언은 부하 직원이 말을 안 듣는다고 생각해 버럭 고함을 지르는 직장 상사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말하기-또 말하기-고함지르기'는 리더의 뜻을 실현하는데 그다지 도움이 안 된다. 어제 유승민 원내대표는 마치 직장 상사의 '버럭'에 두려움을 느끼고 고개 숙인 부하 직원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그는 "당청 간의 소통에 부족함이 있었던 것 같다"고 사과하기는 했다. 이는 직장상사에게 꾸지람을 듣고 마지못해 억지로 "제가 잘못했습니다"라고 말하는 부하 직원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러나 직장생활을 웬만큼 해 본 사람이라면 안다. 상사의 버럭 위협을 받은 뒤에 상사의 뜻을 따르며 열심히 일하는 직원이란 많지 않다. 뒤에서는 상사의 뒷담화를 한다. 가급적 상사와 대화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 상사가 시킨 일을 마지 못해 할 뿐, 업무에 몰입하지는 않는다. 앞으로 유승민 원내대표가 대통령이 요구하는 경제활성화법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해 야당과 협상할까 의문이 든다. 그냥 시늉만 내지 않을까 걱정이다. 상사의 위협에 어쩔 수 없이 컴퓨터 앞에 앉아 일하는 직원이 일하는 척 흉내만 내며 시간을 때우듯이 말이다.
하지만 대통령의 측근들은 대통령이 최소한 레벨 2의 단계는 성취했다고 말한다. 경제활성화법안 통과를 위해 여야 대표를 청와대로 불러 같이 식사하고 읍소하며 설득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를 두고 레벨 2를 달성한 사례라고 보기는 힘들다. 그저 자신이 믿는 바를 상대방 앞에서 반복해 재생한 게 아닐까 싶다.
오히려 나는 레벨 2 단계를 시도하는 리더들에게서 종종 보이는 또 다른 신드롬을 대통령의 발언에서 찾아낼 수 있었다. 이는 '나의 옳음에 중독되는 신드롬'이다. '내가 옳다'고 확신한 나머지 내 의견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신드롬이다. 대통령은 이날 "앞으로 저는 대통령으로서 국민들이 저에게 준 권한과 의무를 국가를 바로 세우고 국민을 위한 길에만 쓸 것"이라고 밝힌 뒤에 장시간을 할애해 국회를 비판했다. '나의 행동은 오로지 국민을 위한 것이고 그래서 옳은 행동이다'는 대통령의 확신이 행간에서 읽혀졌다. 오로지 국민만 생각하는 자신을 몰라주는 정치권에 대한 섭섭함이 드러났다.
사실 현실의 많은 리더들이 레벨 1 또는 레벨2의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의 대화지능이 다른 리더들에 비해 낮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레벨2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만 해도 위대한 리더의 반열에 오르곤 한다. 하지만 우리는 대통령에게 더 많은 것을 기대한다. 레벨 2를 넘어서 레벨 3에 이르렀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통령의 말대로 국회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많은 정치인들이 정략에 얽매여 사리사욕을 추구한 것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국민들은 대통령이 정치인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며 설득하는 노력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김인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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