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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리단길, '주차장 있는 월세'는 별따기

 

 

경리단길, '주차장 있는 월세'는 별따기

 

 

車庫 있으면 보증금 올라가지만
물량 거의 없어 웃돈 줘도 못구해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은행원 강경훈(31)씨는 부모님과 함께 사는 집에서 독립하기 위해 월셋집을 구하는 중이다. 최근 "새차를 사려거든 나가서 독립하라"는 아버지의 호통이 있은 후부터다. 부모님과 함께 살면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지만 B사의 최신 모델에 맘을 빼앗긴데다 요즘 뜨는 경리단길에서 젊음을 마음껏 발산해보고 싶은 마음도 크다. 강씨는 아버지의 고집을 꺾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기에 주차장 딸린 월세집을 구하고 있지만 집 구하기는 쉽지 않다.

#H중공업에 다니는 최한나씨(36)는 새 아파트에 입주하기 전 1년 정도 살게 될 월셋집을 구하고 있다. 하지만 주차장 있는 집을 구할 수 없어 고민이다. 국책은행에 다니는 남편이 차를 애지중지하는 편이라 주차장은 필수지만 아파트 전세 살던 때와 달리 빌라나 주택은 주차할 수 있는 곳이 드물고 그나마 차고라도 있는 곳은 월세가 엄청나게 비싸다.


"주차장(차고) 있는 월세 없나요?" 요즘 공인중개업소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들 열중 여덟은 이렇게 묻는다.

월세 찾는 사람이 늘어난지는 오래됐지만 요즘에는 월셋집도 반드시 주차장이나 차고가 있는지 묻는다. 내집은 포기하더라도 내차는 필수인 시대인 만큼 월세 살아도 주차장은 필수. 그러나 빡빡한 서울 도심에서 내집도 아닌 월세 살면서 주차까지 편하게 하겠다는 것은 욕심일까.

최근 서울에서 가장 핫한 동네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용산구 이태원2동 일대 경리단길. 이 동네로 이사오겠다고 살집을 알아보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대부분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까지의 싱글이거나 신혼부부다. 비율로 따자면 월세와 전세가 8대 2 정도다.

경리단길 주변에는 소규모 아파트단지가 한둘 있을뿐 대부분 단독주택이거나 언덕길에 위치한 빌라가 주를 이룬다. 그러다보니 거주자 우선주차구역은 몇 곳 되지 않고 차고 딸린 빌라가 많다.

이 동네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저택을 비롯한 한국의 내로라하는 부자들이 사는 업타운, 주로 외교관들과 외국계 대기업에 다니는 부유층 외국인들이 사는 월세 1000만~2000만원을 넘어서는 고급빌라지역, 그리고 서민층과 이태원과 강남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다수의 외국인 등이 함께 거주하는 다운타운으로 구분된다.

월세를 구하는 사람들이 주로 찾는 다운타운 지역 빌라의 평균적인 가격은 2억5000만원~3억5000만원. 주로 52㎡(16평)~ 83㎡(25평) 규모에 전셋값은 1억7000만원~2억원 정도. 단독주택도 외국인이 생활습관에 맞게 고쳐진 집들이라 가격대는 비슷하지만 월세는 차고가 있느냐에 따라 차이가 크다.

월세는 보증금 1000만원에 100만원이 대세지만 차고가 딸리면 보통 보증금이 500, 월세가 10만~20만원이 더 붙지만 사람들은 오히려 선호한다. 웃돈을 줄테니 차고 있는 집을 구해달라는 요청도 적지 않다.

초저금리 시대로 접어들면서 전세를 고집하던 토박이 집주인들도 대출받아 전세보증금을 내주고 월세로 돌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월세가 더 이익이기 때문이다.

최한나씨는 "차고 있는 집을 구해주면 소개비 10만원을 더 주겠다고 했지만 물량이 없다는 말만 들었다"며 속상해 했다. 결국 최씨는 경리단길에서 1년 살기를 포기하고 다른 동네로 발길을 돌렸다.

실제로 경리단길의 주차난은 심각하다. 특히 주말이면 지역주민들이 차를 못댈 정도로 붐빈다. 게다가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연예인 결혼식이라도 있는 날이면 인근의 녹사평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인 집까지 1시간이 넘게 걸린다.

이태원2동 공영주차장이 있지만 주차공간이 112면에 불과해 주말이면 주차대기 차량이 길게 줄을서는 진풍경도 연출한다. 월주차도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150명이 대기중이다. 다음 차례는 요원하다. 이러다 보니 동네 주민들은 불만이 많다.

경리단길에 10년째 살고 있는 주민 유인정씨(39)는 "제발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 주차할 곳 없다"며 "불과 몇년 사이에 경리단길 인근 주민들의 삶의 질이 낮아졌다"고 털어놨다.

그래도 경리단길에서 집을 찾는 사람은 줄지 않고 있다. 하루평균 20여명이 부동산중개업소의 문을 열고 들어온다.

경리단길 H부동산 관계자는 "하루평균 20여명이 찾는데 월세를 찾는 사람이 열대여섯명은 된다"며 "주차장 있는 월세집을 구하는 사람이 100%지만 물량이 동이 났다. 동네 주택마다 찾아가서 빈방 세놓으라고 사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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