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능력과 콘텐츠 결합이 성공요인
콘텐츠는 중요하지만 거짓이 아닌 사실에 근거하여 만들어야
조리능력보다 더 강력한 무기는?
2014년 여름 경기도 고양시 외곽에 있는 김치찌개 전문점을 상담했다. 변두리 국도변에 아이템도 흔한 김치찌개였기 때문에 내심 별 기대를 안 했다. 김치찌개는 아직도 직장인이 가장 선호하는 부동의 1등 메뉴지만 오피스 상권이 아닌 곳에서는 쉽지 않은 아이템이다. 최근에는 김치찌개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도 다소 떨어지고 있다는 느낌도 든다. 또 가족 단위 손님이 집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김치찌개를 외식으로 사먹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 외식의 주고객인 주부들은 집 근처에서 구태여 비용을 지불하고 김치찌개를 소비할 가능성도 그렇게 높지 않다.
더욱이 상담을 했던 김치찌개 전문점 대표는 나이도 많고 외식사업 경험과 안목도 풍부하지 못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업종전환을 염두에 두고 대화를 나누었다. 상권이나 아이템, 업주의 실력 등을 고려했을 때 이 식당 매출이 급속하게 점핑할 수 있는 가능성은 별로 높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김치찌개를 시식한 후 생각이 바뀌었다. 기존의 김치찌개와 다른 무언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무언가는 시원하고 개운한 맛이다. 시원한 맛은 한국인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미각중 하나다. 식당 운영에 관점이 있는 식당이라면 자신만의 무기가 있다. 이 식당의 무기는 맛의 균일성과 숙성이다.
그 김치찌개를 곧바로 블로그 포스팅을 했다. 그 포스팅 내용 때문이었는지 혹은 다른 블로그 때문이었는지는 모르지만 며칠 후 그 식당에서 연락이 왔다. 공중파 방송에서 녹화요청이 왔고 방송에 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필자가 포스팅한 블로그의 헤드라인은 ‘국물 맛이 시원한 통김치찌개’였다.
일반 블로그보다는 분명히 ‘개념 있는’ 포스팅을 하기는 했다. ‘시원한 맛’과 ‘숙성’ 혹은 ‘숙성김치’ 그리고 ‘해장’이라는 키워드를 사용했다. 이 식당에 김치전용 숙성실이 있다는 것도 소구했다. 그리고 필자는 숙성김치가 묵은지보다 맛있고 건강에도 더 좋은 김치라는 팩트를 알고 있다.
전에 대구의 숙성김치 제조회사를 약간 도와줬던 경험이 있는데 그 과정에서 숙성지 품질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이 김치찌개집의 상호는 <왕릉골김치찌개>로 2014년 상반기만 해도 경기도 북서부 변두리에 있는 평범한 김치찌개 전문점이었다. 김치도직접 담그는 식당이 아니다.
팩트가 있는 콘텐츠여야 한다
시간이 흘러 2015년 3월을 기점으로 <왕릉골김치찌개>는 브랜드가 많이 성장했다. 인터넷에서 김치찌개 맛집으로 검색했을 때 네이버 연관 검색어에 가장 먼저 나온다. <왕릉골김치찌개> 유경룡 대표는 음식 전문가는 아니지만 30년 경력의 조리장이 어렵다고 이야기한 김치찌개를 늘 일정한 맛으로 유지하게 하는 관리 능력을 보유했다. 전직이 보석상으로 아주 작은 단위도 계량화하는 습관이 있다. 이 습관이 제어가 가능한 김치찌개를 만드는 노하우였다.
시중 식당 현장에서는 음식 만드는 과정이 대충 이루어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음식 조리를 과학보다 직감에 더 의존하는 것이 현재 한국 외식업소의 현실이다. 그런 가운데 유 대표는 음식과 식재료의 과학적 관리를 자신의 핵심 무기로 삼았다.
유 대표는 손맛(감)을 믿지 않는다. 수치에 근거하여 김치를 관리한다. 유 대표는 과학적인 김치의 숙성 데이터를 찾아내 메뉴얼화 했다. 김치는 모두 3단계 숙성을 거친다. 1단계는 10℃에서 4일간 익힌다. 1차 숙성이 끝나면 -1℃에서 pH4.3 정도 될 때 까지 두 달쯤 숙성시킨다. 이때 김치 맛이 최고조에 오르는데 이 김치가 밥반찬용 김치다. 이 상태에서pH3.9에 도달할 때 3개월 정도 더 숙성시켜야 비로소 찌개용 김치가 된다.
전에도 <왕릉골김치찌개>는 부진한 식당은 아니었다. 매출은 크지 않았지만 기본 단골이 있었다. 매출 대비 수익성은 비교적 양호한 편이었다. 그렇지만 콘텐츠가 보강된 후 매출이 최소 60% 이상 성장했다. 공중파 방송에도 세 번이나 나왔다. 주말에는 일부러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이 늘어났다. ‘숙성김치찌개’라는 키워드도 온라인상에서 독점했다.
얼마 전 <월간외식경영>과 김치찌개 세미나를 했을때도 참가자들 반응이 매우 좋은 편이었다. 유 대표의 개방적인 태도와 아울러 충분히 설득력 있는 강연 내용이었다. 다만 우리는 그런 요소와 경쟁력을 함축성 있는 콘셉트로 끄집어 낼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했던 것이다.
관리능력과 콘텐츠가 결합되어 <왕릉골김치찌개>는 유명 브랜드로 성장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일본에서 규동이 일본식 패스트푸드로 확고하게 자리 잡았듯이 김치찌개 혹은 김치전골도 나름 패스트푸드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균일한 맛과 상품력이다. 이런 김치찌개의 패스트푸드화는 다른 백반식당의 차림에서 벤치마킹할 수 있다.
김치찌개 브랜드화를 위하여 다음과 같은 팁을 전달했다.
TIP
* 숙성지 김치찌개 전문가로 강력한 포지션 - 키워드 선점
* 숙성지가 묵은지보다 더 건강에 이롭다는 아젠다를 지속적으로 생성
* 해장이라는 키워드를 좀 더 구현 - 시원한 맛 강조
* 김치찌개 5대 혹은 7대 맛집으로 콘텐츠 생성 - 프레임화
* 김치말이국수, 동치미국수 중 택일하여 하절기 냉국수 개발 - 김치숙성국수 - 수익성 양호
* 저녁 육류 매출에 대한 임팩트 있는 프로모션
* ‘왕릉골’김치찌개라는 지역명 상호대신 뉘앙스와 의미가 깊은 새 상호 개발
* 세미나와 교육 등을 정기적으로 진행하여 이론적 토대가 있는 전문가로 소구
* 삼겹살 혹은 수육 등을 숙성지와 접목하여 주류 매출 강화
* 향후 브랜드가 확장되었을 때 김치만두, 김치전 등 사이드 메뉴 염두에 두고 사전개발
* 가장 중요한 것은 업주의 브랜드를 위한 집요하고 지속적인 집중력이다.
얼마 전 퇴근길에 본지에 기사화됐던 경기도 수원 영통의 독일식 수제소시지 전문점에 예고 없이 방문했다. 수제소시지 전문점은 참 난해한 아이템인데 주인장부부의 표정이 예전보다 밝았다. 영업이 개선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기사 2건과 블로그 콘텐츠 3건을 도와주었다. 공중파에서도 연락이 왔다고 한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방송에는 출연을 안했지만 자신감이 붙은 느낌이다.
사실 처음 방문했을 때는 이곳은 해결책이 없었다. 아이템, 입지, 오퍼레이션 등 점포가 성장할 수 있는 요소가 참으로 난해했다. 기사를 썼을 때 경남 남해 독일인 마을에 거주하는 독일인 이모부에게 소시지를 배운 것을 영화 ‘국제시장’과 연계하여 콘텐츠를 작성했다. 주인장 이모는 1960년대 독일에 간호사로 다녀왔다. 딱 국제시장 시대의 이야기였다. 방송국에서 남해 이모 부부와 연계하여 방송을 진행하자고 했다고 한다. 이렇듯 콘텐츠는 중요하다. 그리고 그 콘텐츠는 거짓이 아닌 사실에 근거하여 만들어야 한다. 또한 이 레스토랑 수제소시지와 수제빵은 상당히 만족스럽다. 상품력이나 가성비가 평범했으면 우리는 사정이 딱해도 외면했을 것이다.
김현수 『월간외식경영』대표
자료제공 : 월간외식경영 www.foodzi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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