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더힐 '미친 분양가' 3.3㎡당 최고 8150만원
2014년 국토부 제시 적정가보다 최고 77% 높아 "초고가 상품, 시장 전반 분양가 인상 자극" 우려 [비즈니스워치] 윤도진 기자 spoon504@bizwatch.co.kr
서울 용산구 남산 아래에 위치한 아파트 '한남더힐'이 국내 아파트 분양가격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1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전날 일반분양을 시작한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전용면적 244㎡(공급면적 332㎡) 펜트하우스의 분양가는 80억~84억원으로 책정됐다.
공급면적 기준 3.3㎡당 분양가가 8150만원으로 국내 단일 아파트 사상 최고 분양가다. 지금까지 3.3㎡당 최고 분양가 기록은 지난해 분양한 부산 해운대 엘시티더샵 펜트하우스 전용 244㎡(공급면적 320.85㎡)의 7002만원이었다. 이 아파트는 67억9600만원에 분양됐다.
▲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사진: 한스자람) |
옛 단국대 부지에 들어선 한남더힐은 지상 3∼12층 32개동 전용면적 57∼244㎡ 600가구로 구성됐다. 공급면적 기준으로는 ▲87㎡ 133가구 ▲215㎡ 36가구 ▲246㎡ 131가구 ▲268㎡ 81가구 ▲284㎡ 204가구 ▲303㎡ 57가구 ▲332㎡ 36가구 등이다.
이 아파트는 2007년 무렵 분양사업으로 추진됐지만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피하기 위해 민간 임대 아파트로 계획을 변경해 공급됐다. 상한제 적용을 받으면 분양가를 높게 받을 수 없고 건축비 제한으로 고급 주택을 짓는 데도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임대 보증금만 최고 25억원, 3.3㎡ 당 평균 2500만원에 달했지만 초고가 임대주택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입주자 모집 경쟁률이 4.3대 1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이 아파트는 2011년에 입주해 지난 1월 임대기간이 지나면서 입주자 분양전환 후 129가구가 남아 있다. 이번에 이 물량이 일반에 분양되는 것이다. 분양전환 과정에서도 기존 입주자와 시행사 한스자람 측이 가격을 두고 심한 마찰을 빚었다.
▲ 2014년 한국감정원이 제시한 한남더힐 감정평가액 및 격차율과 적정가격(단위: 만원/3.3㎡, 자료: 국토교통부) |
분양전환 당시 이 아파트 전용 332㎡를 두고 입주자측은 3.3㎡당 2904만원, 시행사측 평가사는 7944만원에 평가했다. 274%에 달하는 현격한 차이로 양측 갈등이 커지자 국토부는 한국 감정원을 통해 적정 분양전환가격을 3.3㎡당 4600만~6000만원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번 분양가격은 당시 정부 측이 적정하다고 본 가격 범위보다도 36~77%나 높다. 시행사 측은 이 같은 실제 매매거래가격에 기초해 일반분양가를 책정했다는 설명이다. 이 아파트 전용 244㎡는 지난 1월 중순 79억원에 거래됐다. 이는 공급면적 기준 3.3㎡ 당 7850만원의 가격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입지와 상품의 희소성 등 측면에서 고가 주택 분양수요는 있을 것이라고 보면서도 한편으론 고분양가 확산에 대한 경계감을 내비치고 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분양가가 고공행진하면서 거액 자산가를 상대로 한 고급 상품의 초고가 마케팅도 힘을 받은 상황"이라며 "이런 고가 상품이 다시 분양시장 전반의 분양가 인상을 자극하고 있는 만큼 분양계약자들도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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