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주방, 새것처럼 바꿨더니…“방 빼라”
세입자들의 ‘셀프 인테리어’ 빛과 그늘
수리하기 전 싱크대(왼쪽 사진)와 세입자가 깔끔하게 수리한 싱크대(가운데). 수리를 마친 전체 주방의 모습(오른쪽). ‘김반장의 블로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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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만료를 앞둔 지난 6월, “전세금 올리지 않을 테니 오래오래 살라”던 집주인은 집을 팔기 위해 내놨다. 공인중개사는 김씨에게 “낡아서 안 팔리던 집인데 내부 인테리어가 깔끔하고 예뻐 시세보다 잘 팔았다고 집주인이 좋아하더라”고 귀띔했다. 김씨는 “돈 들이고 공들여 수리한 집인데, 결국 남 좋은 일만 시킨 것 같다”면서 “집 없는 설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20·30대 싱글족과 신혼부부 사이에서 적은 돈으로 효과를 낼 수 있는 ‘셀프 인테리어’가 유행이다. 인터넷 블로그 등에 직접 고친 집을 소개하는 ‘온라인 집들이’가 줄을 잇고, 시트지·데코타일 등 간편하게 사용하는 인테리어 상품의 인기도 높다. 그러나 세입자들은 어디까지 고쳐야 할지 고민이다. 정성껏 집을 고쳐놓으면 만기 때 집주인이 전세금을 과하게 올려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어 “재주는 세입자가 부리고 이익은 집주인이 본다”는 얘기도 나온다.
집주인과 갈등을 겪는 경우도 있다. 서울 은평구의 박모씨(35·여)는 “인테리어를 할 때는 집주인이 예쁘면 괜찮다고 했는데, 계약 끝날 때가 되니 원상복귀하지 않으면 보증금에서 뺀다고 해 결국 복구비용을 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계약 시 집주인과 충분히 협의하고 가급적 서면으로 관련 사항을 남기는 것이 중요다고 강조한다. <전셋집 인테리어>의 저자 김동현씨는 “2년 만에 나가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최소한의 비용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집 자체는 최소한으로 손을 대고 이사할 때 가져갈 수 있는 것에 노력과 비용을 집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부동산 투자는 '부동산(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때'를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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