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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新트렌드 = 방(房)의 시대 주택을 쪼개면 돈이된다


부동산 新트렌드 = 방(房)의 시대   주택을 쪼개면 돈이된다


      

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큐브는 중산층 이상 거주 지역과 도시 빈민 거주 지역 사이의 완충지대 같은 구실을 하면서 도시의 평화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도맡고 있는 셈입니다.”

디자인 연구자인 박해천 교수는 ‘아파트게임’이란 책에서 오늘날 ‘방’(큐브)의 기능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방이 기존의 거주용 방(고시원ㆍ원룸)과 집의 기능을 외부화한 방(노래방ㆍPC방)으로 이원화된 방향으로 계속 증식해왔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여기서 발생하는 임대료는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윤활유 기능을 했다”고 했다.

방(房)의 존재가치가 껑충 뛰고 있다. 공부방 등이 아파트 단지의 한 축으로 부상하면서 일대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집 단위가 아닌 방 매물을 전문적으로 살펴주는 앱도 급증하면서 부동산의 새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사진은 방 단위로 쪼개져 있는 대치동 빌라 학원가와 마포 오피스텔.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방(房)의 존재가치가 껑충 뛰고 있다. 공부방 등이 아파트 단지의 한 축으로 부상하면서 일대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집 단위가 아닌 방 매물을 전문적으로 살펴주는 앱도 급증하면서 부동산의 새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사진은 방 단위로 쪼개져 있는 대치동 빌라 학원가와 마포 오피스텔.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우리는 실제 그런 시절을 통과하고 있다. 날로 커지는 방의 영향력은 비단 대치동과 중계동의 학원가에서만 목격되지 않는다. 고시원을 넘어서, 원룸ㆍ투룸 같은 다가구주택, 도시형생활주택 등이 빠르게 번식하고 있다.

일례로 올들어 도시형생활주택의 인허가 건수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도시형생활주택 인허가 건수는 모두 3만948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인허가 건수(2만9031건)보다 1만건 가까이 증가했다.

방(房)의 존재가치가 껑충 뛰고 있다. 공부방 등이 아파트 단지의 한 축으로 부상하면서 일대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집 단위가 아닌 방 매물을 전문적으로 살펴주는 앱도 급증하면서 부동산의 새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사진은 방 단위로 쪼개져 있는 대치동 빌라 학원가와 마포 오피스텔.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방(房)의 존재가치가 껑충 뛰고 있다. 공부방 등이 아파트 단지의 한 축으로 부상하면서 일대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집 단위가 아닌 방 매물을 전문적으로 살펴주는 앱도 급증하면서 부동산의 새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사진은 방 단위로 쪼개져 있는 대치동 빌라 학원가와 마포 오피스텔.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특히 1인 가구가 주로 거주하는 원룸형(전용 12~50㎡)의 인허가 실적은 지난해 상반기 1만4182건에서 올해 상반기엔 1만5403건으로 9% 가량 늘었다.

한 주택공급업자는 “한 채의 ‘집’인 양옥 단독주택을 확보해서 기존 건물을 헐고 원룸주택을 세우면 많게는 수십개의 새로운 ‘방’이 생기는 셈”이라며 “이런 방들이 결국엔 돈을 가져다 준다”고 했다.

이런 현상의 배경에는 꾸준히 늘어나는 1~2인 가구가 자리잡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 5월 발표한 ‘2014 서울서베이’를 보면, 지난해 1인가구의 비율은 24.3%로 10여년 전인 2005년(20.4%)보다 늘어났다. 1ㆍ2인 가구를 모두 합친 비율은 48%로 전체 가구의 절반에 가까워졌다.

이런 1인 가구주의 연령대는 주로 청장년층(25~34세)에 집중돼 있다. 서울시가 꾸준히 공급하고 있는 사회주택이나 공동체주택 등이 대개 이런 연령대를 겨냥해 나오는 것은 그래서다.

소형 임대주택 관리업체인 라이프테크 박승국 대표는 “가족이 주된 주거단위였던 과거에는 집 자체가 중요했지만, 소규모 가구가 늘어나면서 방이 더 중요해졌다”며 “이젠 면적이나 구조를 따지기 보다는 월셋값은 얼마이고 생활 스타일이 원룸 또는 투룸에 어울리는지를 따지게 됐다”고 했다.

방이 일상적인 ‘거주의 공간’으로만 활용되지 않게된 것도 주목할 현상이다. 교육, 업무 등의 목적으로 한달~석달만 단타로 방을 임대하는 수요가 생겨났다.

박 대표는 “교육이나 업무 목적, 심지어 성매매 같은 음성적인 목적의 임대수요가 가령 1%에 지나지 않더라도 크게 보면 1%의 공실을 줄여주는 효과를 발휘한다”고 했다.

방이 존재감을 가지면서 그런 매물만 전문적으로 소개하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앱)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직방, 다방, 방콜 등으로 대표되는 이런 앱들은 최소 200개가 넘는다.

하나의 집을 방으로 쪼개 거주자들을 모집하는 셰어하우스도 ‘방의 시대’를 증명하는 또 다른 사례다. 셰어하우스는 아파트, 단독주택 등 집 한채의 여러 방을 한 사람씩 나눠쓰고, 주방과 화장실 등은 더불어 사용하는 공동체주택을 말한다. 과거 대학가의 하숙집이 진화된 형태다.

2~3년 전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이 셰어하우스는 민간ㆍ공공 공급분을 합쳐 서울에만 약 400여가구(서울시 집계ㆍ올 3~5월 조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체 주택 가구수에서 차지하는 파이는 미약하지만 꾸준히 볼륨을 키우는 추세다.

서울에서 8곳의 셰어하우스를 운영하는 조창의 유성산업개발 대표는 “방은 그 자체보다는 주변 환경이 중요하다”며 “뭔가 특색있는 곳, 유동인구가 많은 곳, 젊은 사람들의 일터가 많은 곳 주변에 ‘방’이 존재함으로써 가치가 확대된다”고 설명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수요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파악한 공급자들은 대중이 선호하는 다양한 방의 형태를 꾸미기 시작했다”며 “방은 곧 임대사업으로 연결되고 일본에서처럼 대량의 방을 관리해주는 업태도 나타나는 등 이와 관련된 특수한 서비스들도 꾸준히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에선 ‘지는 방’도 있다. 노래방, PC방, DVD방 등은 오히려 상권 이미지를 떨어뜨리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 것.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권강수 이사는 “이런 게 들어온다고 상권이 확 사는 것도 아니고 많은 사람을 끌어들이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상가 구성 우선순위에서는 커피 전문점, 레스토랑 등에 비해 밀리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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