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금 2억·월세 600만원 이태원클라쓰 '단밤 포차', 현실은?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드라마 세트장 공시지가 5년새 95%↑… 임대료 뛰고, 미군 이전에 상권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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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 세대를 향한 청춘들의 '힙'한 반란을 그린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의 인기에 녹사평역 육교가 북적인다. 주인공 박서준이 오픈했던 '단밤' 가게자리는 인증사진을 찍는 20대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태원의 심장'으로 통하는 해밀턴호텔 인근 대로변과 경리단길을 비롯해 이태원 핵심 상권은 공실률이 전국 주요상권 중 최고치를 기록하며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아직 드라마의 인기가 공실률 통계에 반영되지 않은 가운데 상가 전문가들은 한남재개발과 용산국가공원 조성사업이 배후수요 확장으로 이어져야 이태원이 옛 영화를 되찾을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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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서 주인공 박서준이 남산타워를 보며 담소를 나누던 녹사평역 육교. 지난 22일 오후 인증사진을 찍기 위한 연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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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오후 서울 용산 이태원 인근 녹사평역 육교에는 기념 사진을 찍는 20대의 발길이 이어졌다. 인기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서 박서준을 비롯해 주인공들이 남산을 바라보며 담소를 나누던 자리다.
육교를 지나 이태원으로 이어지는 좁은 골목에 박서준이 '단밤포차'를 운영하던 상가 앞에도 기념사진을 찍으려고 찾아온 10대와 20대들이 북적였다. 이미 간판을 내려 드라마 촬영장의 자취가 사라진 빈 상점이지만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드라마에서는 그 작은 가게의 권리금만 2억원, 월세는 600만원에 육박하는 콧대높은 상권으로 소개됐지만 정작 이태원은 예전의 영화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이태원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6.4%로 서울 주요상권 중 가장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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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인근 가장 큰 '직장'이었던 미군 부대의 평택 이전이 직격타가 됐다. 여기에 가파른 임대료 상승으로 인한 젠트리피케이션, 주차공간 부족, 대안상권의 부상 등으로 이태원을 떠나는 양질의 세입자가 늘었다.
2016년 가수 정엽이 이태원 해방촌에 8억원에 매입했던 주택이 근린상가로 리모델링 후 지난해 불과 3년 만에 22억원에 팔리는 등 이태원 일대 지가는 급등세를 보여왔다.
드라마에서 단밤 포차가 처음 오픈한 자리인 용산 이태원동 57-28번지 개별공시지가는 2014년 1㎡당 376만5000원에서 지난해 735만2000원으로 95.27% 급등했다. 연평균 19%씩 공시지가가 뛴 셈이다. 해당 상가에서는 지난해까지 곱창집이 영업을 하다 단밤 드라마 세트장으로 활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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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도 그만큼 수년간 수직 상승했다. 2014년 1분기 97.78이었던 이태원 중대형상가의 임대가격지수는 2018년 3분기 100.07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공실률이 뛰면서 지난해 3분기 1㎡당 4만9700원이었던 중대형 상가의 임대료는 같은 해 4분기 4만9500원으로 빠졌다. 임대가격지수 역시 지난해 1분기 99.92에서 4분기엔 99.42로 낮아졌다.
드라마의 인기로 이태원상권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코로나 19 여파로 '이태원 클라스' 효과는 아직 숫자로 드러나지 않고있다. 한 상가 전문가는 "이태원 상권이 살아나려면 일대 재개발이 이뤄지거나 용산 국가공원이 본격화되는 등 미군 부대 이전으로 떠난 배후수요가 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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