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상가 도시재생 전환…을지면옥 건물 철거 수순(종합)
정비사업장 세입자 대책 강구…"을지면옥·시행사와 협의 지속"
서울 세운지구 사업추진 현황도(서울시 제공). © 뉴스1 |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서울시가 개발·정비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을지로 세운상가 일대의 미래 관리방향을 보전·재생으로 전환한다. 정비사업 일몰시점이 지난 지역은 도시재생을 진행하고 새 산업거점 8곳을 만들어 육성한다.
수표구역 등 정비사업의 진행되는 구역은 세입자 대책을 마련한 후 정비사업을 추진한다. 그동안 철거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었던 '을지면옥' 건물은 철거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2014년 구역지정 이후 사업시행인가 신청 없이 일몰시점 경과
서울시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종합대책을 4일 발표했다.
종합대책은 Δ기존산업 보호·혁신과 신산업 육성을 통한 산업재생 Δ정비사업 미추진 구역(152개)은 해제 후 재생사업 추진 Δ실효성 있는 세입자 대책 마련 후 정비사업 추진(세운지구 11개 구역, 수표구역) 등 3가지로 나눠 진행된다.
우선 서울시는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내 171개 지역 중 152개 구역을 도시정비법에 따라 해제하고 재생사업으로 전환한다. 이들 구역은 2014년 구역지정 이후 사업시행인가 신청 없이 5년이 경과해 일몰시점이 지났다. 구체적으로 Δ세운2구역 35개소 Δ세운3구역 2개소 Δ세운5구역 9개소 Δ세운6-1,2,3,4구역 106개소 등이다.
정비구역 해제지역은 도시재생활성화사업 등 재생 방식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추진한다. 시는 화장실, 소방시설 같은 열악한 기초 인프라를 보강하고 주차장 확충, 도로 및 보행환경 개선 등도 지원한다. 또 건축규제 완화, 건축협정 등 방법으로 개별 건축행위를 유도해 시설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이들 지역은 지금까지 소유주들이 대부분 자기 땅을 혼자서 (처분하지)행사 못해 낙후된 상태로 있다"며 "소유주들과 개별적으로 골목재생, 건물수선, 신축 등에 대해 협의해 가면서 보완하는 방향으로 게획 수립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세입자 대책 마련후 정비사업 추진
서울시는 이 지역에 산업거점공간 8곳을 새롭게 조성한다. 서울시와 중구, 서울주택도시공사(SH),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동으로 공공부지, 기부채납 부지 등을 활용해 각 구역별 특성에 적합한 거점시설을 만든다. 기존 세입자를 위한 공공임대상가를 비롯해 청년창업지원시설, 화장실·샤워장 등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공동작업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각 거점에서는 산업재생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기존 산업과 첨단기술(사물인터넷, 3D 프린터 등), 젊은 디자이너 간 협업을 통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다양한 협업프로젝트를 시도한다. 소상공인과 을지로 일대에 새롭게 자리잡기 시작한 청년, 문화·예술가들의 작업활동 지원을 위해 공실을 활용한 공동작업공간과 장비대여 등도 추진한다.
을지로 일대를 '도시형소공인 집적지구' 지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동종업계 도시형소공인수가 동별 50인 이상이면 시·도지사 요청에 따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정하는 제도다. 기술개발과 판로개척에 필요한 특별자금 융자를 받을 수 있으며 공동 전시장, 판매장, 작업장, 물류창고 등 인프라가 지원된다.
이외에 정비사업이 진행 중인 구역에 대해서는 세입자 대책을 마련한 후 정비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원칙을 세웠다.
관리처분을 앞둔 세운3구역(3-6, 3-7)은 세입자에게 사업시행자가 확보한 임시 영업장을 제공한 후 내년 세운5-2구역에 서울시와 LH가 공동 조성하는 지식산업센터(약 100호)로 입주시킬 계획이다. 임시 영업장은 구역 내 기존 건축물과 도로변에 대체영업장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만든다.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한 세운5-1, 5-3구역은 사업시행자가 사업부지와 건축물을 기부채납하고, 수표구역은 기부채납 부지에 공공에서 임대상가를 조성해 세입자들이 입주할 예정이다.
지난해 1월 서울 중구 '을지면옥'으로 시민들이 들어서고 있다. 2019.1.1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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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옥·양미옥 개발계획 미정…강제철거는 하지 않을 듯
그간 논란이 됐던 세운3-2구역 내 을지면옥 건물은 철거될 전망이다. 을지면옥의 사장이자 건물주는 기존에 건물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최근 건물 철거 자체는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보상금 액수를 두고 시행사와 의견이 좁혀지지 않아 을지면옥 건물주가 서울시와 중구청에 중재를 요청한 상황이다. 이외에 조선옥, 양미옥 등 인근 노포(老鋪)의 경우도 아직 개발계획이 정해지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세운3-2구역 내 을지면옥은 그동안 보전방안에 대해 소유자, 사업시행자와 협의했으나 당사자 간 의견이 서로 다르다"며 "다만 서울시는 소유자 의사에 반하는 (시행사 측의)강제철거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며 이는 조선옥, 양미옥 등 다른 생활유산에도 동일하게 적용하겠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다음달까지 일몰 관련 행정절차를 완료하고 세운재정비촉진계획 변경 절차에 들어가 10월 중 마무리할 계획이다. 또 이번 종합대책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관련 내용을 담아 '세운상가 일대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을 연내 수립할 계획이다.
ir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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