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대신 리모델링 떠오르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네"
조선비즈 원문 도시정비사업 규제로 재건축 사업이 어려워지자 서울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가 잇따르고 있다. 리모델링은 재건축에 비해 규제 강도가 약하다는 장점이 있어서다.
하지만 정부 안전성 검토 기준이 까다로운데다 30가구 이상 일반분양 때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이하 상한제)가 적용된다는 단점도 있다. 많은 단지에서 ‘장밋빛 꿈’을 안고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은 셈이다.
2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재 서울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는 20곳을 넘는다. 서초구 서초동 ‘유원서초’, 잠원동 ‘신반포청구’, 송파구 문정동 ‘문정시영’, 강동구 명일동 ‘명일중앙하이츠’, 고덕동 ‘아남’ 등이 리모델링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리모델링은 준공한 지 15년 이상이면 할 수 있다. 수직·수평증축을 통해 일반분양 물량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조합원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용적률 제한도 없고 재건축보다 인·허가 기간도 짧다. 특히 재건축사업이 막힌 현재 상황에선 노후단지들에 솔깃한 대안이다.
여기에 이른바 ‘자산 재평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리모델링을 통해 아파트 단지가 새로 지어지면 주택시장 수요자들 사이에선 새집으로 인식된다. 때문에 주택시장에서 단지 가치를 재평가받을 수 있는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최근 건설사들의 기술력이 좋아지면서 설계가 크게 개선된다는 점도 이런 기대감을 더하는 요인이다. 서울 집값이 새 아파트를 중심으로 오르면서 이런 흐름에 편승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은 더 커졌다.
서울에서는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하이스턴’, 청담동 ‘래미안청담로이뷰’, ‘청담아이파크’, 도곡동 ‘쌍용예가’, 서초구 방배동 ‘쌍용예가’ 등이 리모델링으로 거듭난 사례가 있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금 리모델링 시장에서 너무 이상적인 기대감만 나온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정비사업을 규제하는 터라 실제로는 사업성을 보장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30가구 이상 일반분양을 하면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다. 안전성 검토 기준도 매우 엄격하다. 수직증축 리모델링 단지는 안전진단을 두 차례 받는데, 지금까지 서울에서 이를 통과한 단지는 송파구 ‘성지아파트’가 유일하다.
시세 상승 폭도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래미안대치하이스턴이 리모델링되기 전인 ‘대치우성2차’ 당시 전용면적 84.92㎡(32평) 10층의 경우 2010년 2분기에 8억9800만원에 매매됐다. 인근 대치현대아파트 전용 85㎡(34평) 21층은 1분기 9억5600만원에 거래됐다. 3.3㎡로 환산하면 대치우성2차가 약 2806만원, 대치현대는 3.3㎡당 약 2812만원으로 비슷했던 셈이다.
약 10년이 지났고 그동안 대치우성2차는 리모델링을 거쳐 래미안대치하이스턴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했다. 하지만 두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 극적으로 벌어지진 않았다. 올해 10월 래미안대치하이스턴 전용 110.39㎡ 14층은 23억5000만원에 매매돼 3.3㎡당 5465만원 정도를 기록했다. 대치현대 전용 85㎡는 지난 8월 18억원에 거래돼 3.3㎡당 5294만원이었다.
10년간 상승률을 보면 래미안대치하이스턴이 94.8%, 대치현대가 88.3% 상승한 것이다. 리모델링 당시 래미안대치하이스턴이 가구당 2억5000만원 정도의 추가분담금을 낸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대치현대의 집값 상승률이 높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래미안청담로이뷰도 지난 9월 전용 110.2㎡가 17억1000만~19억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청담자이’ 전용 50.32㎡와 비슷한 가격이다. 이촌동 ‘두산위브트레지움’도 리모델링을 거쳤지만, 나 홀로 아파트라 주변 아파트보다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 실거래를 보면 2018년 1월 전용 89.09㎡가 9억3500만원에 매매됐는데, 이는 당시 한가람 전용 59㎡와 비슷한 가격이다.
물론 과거 리모델링을 추진한 단지는 대부분 한두 동 짜리로 규모가 작다는 점, 구조가 다양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감안해 봐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지금 시장에서 기대하는 수준의 시세 상승은 과도하다는 의견이 많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재건축이 막히니 리모델링이 부각하는 측면이 있는 상황이지만, 단지 규모가 작은 경우 최근 새 아파트의 핵심 시설로 떠오르는 커뮤니티시설 등을 담기가 어려워 시세 상승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동훈 무한건축 대표는 "2014년 4월 리모델링 수직증축과 이를 통한 일반분양 공급이 허용됐지만, 일반분양 30가구가 넘으면 사업계획 승인을 받아야 하는 제도가 도입되면서 인·허가절차가 오히려 길어지는 문제도 생겼다"면서 "리모델링의 장점은 성능 개선과 더불어 속도인데 속도라는 장점이 희석된 만큼 주의 해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혁 기자(kinoeye@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하지만 정부 안전성 검토 기준이 까다로운데다 30가구 이상 일반분양 때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이하 상한제)가 적용된다는 단점도 있다. 많은 단지에서 ‘장밋빛 꿈’을 안고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은 셈이다.
2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재 서울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는 20곳을 넘는다. 서초구 서초동 ‘유원서초’, 잠원동 ‘신반포청구’, 송파구 문정동 ‘문정시영’, 강동구 명일동 ‘명일중앙하이츠’, 고덕동 ‘아남’ 등이 리모델링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리모델링을 통해 새로 짓게 될 문정시영아파트 조감도. /포스코건설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리모델링은 준공한 지 15년 이상이면 할 수 있다. 수직·수평증축을 통해 일반분양 물량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조합원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용적률 제한도 없고 재건축보다 인·허가 기간도 짧다. 특히 재건축사업이 막힌 현재 상황에선 노후단지들에 솔깃한 대안이다.
여기에 이른바 ‘자산 재평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리모델링을 통해 아파트 단지가 새로 지어지면 주택시장 수요자들 사이에선 새집으로 인식된다. 때문에 주택시장에서 단지 가치를 재평가받을 수 있는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최근 건설사들의 기술력이 좋아지면서 설계가 크게 개선된다는 점도 이런 기대감을 더하는 요인이다. 서울 집값이 새 아파트를 중심으로 오르면서 이런 흐름에 편승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은 더 커졌다.
서울에서는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하이스턴’, 청담동 ‘래미안청담로이뷰’, ‘청담아이파크’, 도곡동 ‘쌍용예가’, 서초구 방배동 ‘쌍용예가’ 등이 리모델링으로 거듭난 사례가 있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금 리모델링 시장에서 너무 이상적인 기대감만 나온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정비사업을 규제하는 터라 실제로는 사업성을 보장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30가구 이상 일반분양을 하면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다. 안전성 검토 기준도 매우 엄격하다. 수직증축 리모델링 단지는 안전진단을 두 차례 받는데, 지금까지 서울에서 이를 통과한 단지는 송파구 ‘성지아파트’가 유일하다.
시세 상승 폭도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래미안대치하이스턴이 리모델링되기 전인 ‘대치우성2차’ 당시 전용면적 84.92㎡(32평) 10층의 경우 2010년 2분기에 8억9800만원에 매매됐다. 인근 대치현대아파트 전용 85㎡(34평) 21층은 1분기 9억5600만원에 거래됐다. 3.3㎡로 환산하면 대치우성2차가 약 2806만원, 대치현대는 3.3㎡당 약 2812만원으로 비슷했던 셈이다.
약 10년이 지났고 그동안 대치우성2차는 리모델링을 거쳐 래미안대치하이스턴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했다. 하지만 두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 극적으로 벌어지진 않았다. 올해 10월 래미안대치하이스턴 전용 110.39㎡ 14층은 23억5000만원에 매매돼 3.3㎡당 5465만원 정도를 기록했다. 대치현대 전용 85㎡는 지난 8월 18억원에 거래돼 3.3㎡당 5294만원이었다.
10년간 상승률을 보면 래미안대치하이스턴이 94.8%, 대치현대가 88.3% 상승한 것이다. 리모델링 당시 래미안대치하이스턴이 가구당 2억5000만원 정도의 추가분담금을 낸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대치현대의 집값 상승률이 높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래미안청담로이뷰도 지난 9월 전용 110.2㎡가 17억1000만~19억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청담자이’ 전용 50.32㎡와 비슷한 가격이다. 이촌동 ‘두산위브트레지움’도 리모델링을 거쳤지만, 나 홀로 아파트라 주변 아파트보다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 실거래를 보면 2018년 1월 전용 89.09㎡가 9억3500만원에 매매됐는데, 이는 당시 한가람 전용 59㎡와 비슷한 가격이다.
물론 과거 리모델링을 추진한 단지는 대부분 한두 동 짜리로 규모가 작다는 점, 구조가 다양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감안해 봐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지금 시장에서 기대하는 수준의 시세 상승은 과도하다는 의견이 많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재건축이 막히니 리모델링이 부각하는 측면이 있는 상황이지만, 단지 규모가 작은 경우 최근 새 아파트의 핵심 시설로 떠오르는 커뮤니티시설 등을 담기가 어려워 시세 상승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동훈 무한건축 대표는 "2014년 4월 리모델링 수직증축과 이를 통한 일반분양 공급이 허용됐지만, 일반분양 30가구가 넘으면 사업계획 승인을 받아야 하는 제도가 도입되면서 인·허가절차가 오히려 길어지는 문제도 생겼다"면서 "리모델링의 장점은 성능 개선과 더불어 속도인데 속도라는 장점이 희석된 만큼 주의 해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혁 기자(kinoeye@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식충전소☆★★ > ※리모델링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희림, 가락금호 리모델링 설계 수주 (0) | 2019.12.26 |
---|---|
'이촌현대' 리모델링, 상한제 직격탄…분당도 '올스톱' (0) | 2019.12.20 |
양천구 목동우성2차 리모델링 조합 설립 추진 (0) | 2019.10.15 |
이촌동 현대아파트 리모델링 확정… 용산구 첫 사례 (0) | 2019.08.26 |
재건축 움츠린 사이…리모델링사업 속도낸다 (0) | 2019.08.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