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당 838만원…서울에 이런 아파트도 있었네
[김민중의 별별 부동산]
서울서 가장 싼 아파트 톱5
안암·가리봉·행촌동 1억~2억원대
하천 위, 언덕에 있거나 40~50살
“싸다고 샀다가 되팔기 힘들 수도”
![]() |
11월 21일 서울의 아파트 밀집 지역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 마포구 2억원짜리 전셋집에 사는 회사원 조 모 씨는 요즘 밤잠을 설친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서울 아파트값 때문이다. 조 씨는 “전세 보증금을 빼고 대출을 얹어도 살 수 있는 아파트가 없는 것 같다”며 “평생 전세살이를 해야 할까 봐 불안하다”고 말했다.
조 씨 말은 대체로 맞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현 정권 들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0% 넘게 올랐다. 평균매매가격은 38% 이상 상승해 8억4300만원에 육박했다. 중위매매가격은 45% 가까이 뛰어 8억7500만원을 뚫었다. 서울 강남권 대표 인기 단지인 아크로리버파크의 전용 84㎡(구 34평)형은 80%가량 폭등해 34억원을 기록했다. 3.3㎡당 1억원 시대를 열면서다.
하지만 그럼에도 조 씨가 살 수 있는 서울 아파트는 남아 있다. 지난달 공급면적 기준 KB시세 통계자료를 분석해 서울에서 가장 아파트값이 싼 동(洞) ‘톱 5’를 꼽아봤다.
①안암동4가
가장 가격이 낮은 동네는 성북구 안암동4가로 3.3㎡당 838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2~2003년 서울 아파트 평균매매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다.
안암동4가에서 KB시세가 있는 단지는 안암아파트가 유일하다. 이 아파트는 1969년 10월 준공됐으며 1개 동, 공급면적 56~76㎡, 72가구로 구성된다. 가장 작은 56㎡형의 평균 시세는 1억5500만원이다.
송기주 공인중개사는 “지하철 신설동역 역세권에 고려대 이공대, 동대문 상권 등이 가깝다”며 “성북천에 인접한 자연 친화 아파트이기도 하다”고 소개했다.
![]() |
올해 2월 서울 성북구 안암동4가 안암아파트 [사진 네이버 지도]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②미근동
두 번째로 싼 동은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3.3㎡당 1036만원)이다. 이곳을 대표하는 단지는 서소문아파트다.
서소문아파트는 1972년 하천(만초천)을 덮고 그 위로 들어섰다. 1개 동, 공급면적 39~56㎡, 108가구 규모다. 42㎡형 평균 시세는 1억3500만원이다.
하천복개지역이라 소유주는 하천점용료를 내야 한다. 아파트 준공 후 건축법이 바뀌면서 하천 위에 건물을 짓지 못하게 됐다. 현행법령 상으로는 재건축·재개발이 어렵다는 의미다. 그래도 경찰청 바로 옆에 있어 치안 상태는 최고다.
조현웅 공인중개사는 “서울 도심 인프라를 누리는 최저가 아파트”라고 설명했다.
![]() |
2017년 4월 8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서소문아파트 [사진 HappyMidnight]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③가리봉동
서울에서 세 번째로 시세가 낮은 동은 구로구 가리봉동(3.3㎡당 1069만원)이다.
이 지역 효성아파트는 1998년 준공됐다. 1개 동, 공급면적 84~119㎡, 96가구로 들어서 있다. 84㎡형의 평균 시세는 2억9500만원이다.
지하철역에서 좀 떨어져 있고 내국인보다는 외국인 수요가 중심인 덕분에 싼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 입주민은 “지하철역은 멀지만 집 바로 앞에 버스정류장이 있어 괜찮다”며 “근처에 대형마트와 아울렛 등 편의시설도 충분한 편”이라고 밝혔다.
![]() |
2018년 7월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효성아파트 [사진 카카오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④안암동3가
4위는 성북구 안암동3가(3.3㎡당 1098만원)로, 대광아파트가 대표 단지다.
대광아파트는 1971년 준공했다. 7개 동, 공급면적 49~69㎡, 총 357가구로 구성된다. 49㎡형 평균 시세는 1억5000만원이다.
이 아파트는 앞서 지목된 안암아파트와 가까이에 있다. 교통이 편리하고 자연환경이 쾌적하다는 이야기다. 다만 가파른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는 건 흠으로 꼽힌다.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이기도 하다. 최병욱 성북구청 재건축팀장은 “조합을 설립한 상태로 사업시행인가 전에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8년 1월 서울 성북구 안암동3가 대광아파트 [사진 트위터@CDAPT0]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⑤행촌동
다섯 번째는 종로구 행촌동(3.3㎡당 1128만원)이다.
행촌동에는 대성아파트가 있다. 이 단지는 1971년 완공됐다. 2개 동, 공급면적 21~102㎡, 총 64가구로 이뤄졌다. 21㎡형 평균 시세는 8000만원이다.
대성아파트는 경희궁과 사직공원 인근에 있어 입지 조건이 좋다. 큰길을 건너면 바로 강북 최고 인기 단지인 경희궁자이가 나온다.
![]() |
2019년 3월 서울 종로구 행촌동 대성아파트 [사진 네이버 지도]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 밖에도 종로구 신영동, 은평구 갈현동, 구로구 궁동, 은평구 구산동, 종로구 익선동 등 순으로 아파트 매매가가 저렴하다.
전문가들은 “급한 마음에 싼 가격만 보고 집을 사는 건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은진 부동산114 기획관리본부 리서치팀장은 “비인기 단지를 샀다가 나중에 주택 경기가 침체기로 돌아서면 되파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래된 아파트의 경우 막연하게 재건축 기대감을 갖는 것도 금물이다. 김 팀장은 “지금까지 재건축이 안 됐다는 건 그만큼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의미일 수 있다”며 “대지지분과 용적률, 총 가구 수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구매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식충전소☆★★ > ※재테크 지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의겸의 ‘집테크’… 그는 어떻게 1년반 만에 8억원을 벌었나 (0) | 2019.12.11 |
---|---|
재건축 조합 '보류지 아파트' 입찰때 유의할 점은 (0) | 2019.12.03 |
조합 `분양 보류분`도 귀한 몸…웃돈받고 팔려 (0) | 2019.10.22 |
'구거·시가화 예정용지' 투자 때 주의할 점은 (0) | 2019.10.19 |
5억 이하로 가능한 꼬마빌딩·상가 투자 성공법은? (0) | 2019.10.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