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분양 보류분`도 귀한 몸…웃돈받고 팔려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 단지 전경. 최근 보류지 7가구에 대한 입찰을 진행한 결과 94명의 신청자가 몰려 13대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사진 제공 = 대림산업] |
# 강남 아파트에 혼자 전세로 살고 있는 변호사 김 모씨(39)는 최근 한 새 아파트 단지의 보류지 입찰에 참여해 59㎡형 매물을 낙찰받았다. 주변 매물 시세와 엇비슷해 가격적인 매력은 크지 않지만 청약자격과 상관없이 새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구매를 결심했다. 김씨는 "청약가점이 낮아 새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보류지 입찰에 참여하게 됐다"며 "대출이 안 돼 당장 자금 마련에 대한 부담은 크지만 새 아파트가 귀해진 만큼 향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등 현 정부가 내놓는 정책마다 새 아파트 공급을 위축시킬 것으로 예상되자 시장에선 과거 찬밥 신세였던 '보류지'의 인기까지 급등하고 있다. 대출이 안 되는 등 부담이 있지만 청약자격에 상관없이 누구나 입찰에 참여할 수 있어 현금 동원력이 충분한 실수요자·투자자에게 각광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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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봉천 제12-2구역 재개발 조합은 최근 서울 관악구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 보류지 7가구에 대한 입찰을 마감하고 낙찰자를 발표했다. 입찰 결과 총 94명이 신청해 13대1이 넘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조합이 당초 공지했던 최저 입찰가는 84㎡형 기준 7억8000만~8억7000만원 등 최근 호가와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수준에서 산정됐다. 입찰가가 다소 높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실제 최종 낙찰가는 59㎡형이 9억410만~9억5790만원으로 최저 입찰가보다 1억~2억원가량 높은 가격에 팔렸다. 약 3년 전 이 단지의 최초 분양가(6억원 후반~7억원 초반대)에 비해선 3억원 가까이 오른 가격이다.
보류지란 분양 대상자(조합원)의 지분 누락 및 착오 발생 혹은 향후 소송에 대비하기 위해 조합이 일반분양하지 않고 여분으로 남겨두는 물량을 말한다. 보류지 매각은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되며, 조합이 제시한 최저 입찰가 이상 금액을 입찰가로 써 내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사람이 낙찰된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 최저 입찰금액의 10%에 달하는 보증금을 걸어야 하고, 일단 낙찰을 받으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없는 데다 중도금 대출 등도 불가능해 순수 자력으로 구입비용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은 부담이다. 이 때문에 과거 보류지 매각은 유찰돼 2차, 3차 매각까지 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분양가상한제 등 정부 규제로 새 아파트 공급이 계속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보류지 몸값이 갈수록 뛰고 있다. 지난 9월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의 보류지 5가구도 1차 매각 당시에 비해 최저 입찰가가 1억~2억원 높아졌지만 모두 낙찰됐다. 지난 5월 고덕 그라시움 보류지 13가구도 평균 경쟁률 8대1을 기록하며 완판됐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보류지 물량은 청약 규제에서 벗어나 있고 경쟁입찰로 진행하다 보니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대출이 안 된다는 부담은 있지만 현금 가용능력이 충분한 투자자들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도 인기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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