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전세보증금은 안전한가요 ?

당신의 전세보증금은 안전한가요 ?

경제만랩

"높은 전세가율로 갭투자한 집주인이 불안해요"

# 수도권에 거주하는 김태현씨는 현재 지내는 전셋집과 주변 아파트 전세가격이 하락한다는 소식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3개월 뒤 전세 만기가 되면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갈 계획인데 최근 이웃 주민들이 집주인으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최근 수도권 일부 지역에 역전세난과 함께 전세보증금을 되돌려 받지 못하는 깡통전세의 문제가 커지고 있습니다. 높은 전세가율로 갭투자를 했던 집주인들이 아파트 전셋값이 낮아지자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한 상황에 놓였고 집을 경매로 넘기는 이야기를 하면서 전세 세입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 입주물량이 많았던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보증금이 위험하다

전세보증금에 대한 불안감은 경기도에서도 입주가 많았던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 준공 이후 미분양 물량이 최대 2만5561가구, 2020년이면 3만51가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2015~2017년 인허가로 공급된 주택 물량은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쏟아진 아파트들로 올해 경기도 입주 물량은 약 18만7000가구로, 전년 대비 약 12% 증가한 수치입니다.

| 쏟아지는 아파트 물량에 전세가격도 하락!

입주물량이 많은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전셋값이 조정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경기 의왕시 전셋값이 급락하고 있습니다. 올해 1월 ‘의왕파크푸르지오’(1068가구)가 입주한 데 이어 2월 ‘의왕백운밸리 효성해링턴플레이스’(2480가구), 3월 ‘의왕백운밸리 골드클래스’(420가구)가 연달아 입주하면서 3개월만에 입주물량이 3968가구에 몰리면서 전셋값이 뚝뚝 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KB부동산의 주택가격동향을 살펴보면 경기 의왕시 3.3㎡당 아파트 평균전세가격은 올해 1월 1288.7만원 수준이었지만, 지난 9월에는 1190.3만원으로 7.64%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안성시 역시 올해 1월 3.3㎡당 아파트 평균전세가격이 503.5만원이었지만, 지난 9월에는 445.6만원으로 대폭 하락하면서 11.50%나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전셋집 10가구 중 2곳이 전세보증보험 미가입 

전셋값이 하락하더라도 집주인의 자금이 여유롭다면 큰 문제는 아니지만, 집주인이 갭투자를 했다면 전세보증금을 받기가 어려워집니다. 실제로 경기도 일대에 270여 가구를 보유했던 한 다주택자는 역전세난이 나타나자 세입자들로부터 형사고소를 당했고,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기 위해 허위 채무를 만들어 경매에 넘기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전셋값 하락이 멈추지 않고 현재도 진행중이라는 점입니다.

이 같은 전세금 사고를 줄이기 위해 전세반환보증보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가입규모는 10가구 중 2가구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에게 받은 자료에 따르면 2건 이상 사고를 낸 임대사업자가 등록한 임대주택 3327가구 가운데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가구는 총 2892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19%에 불과한 수준으로 10가구 중 8가구가 전세보증금에 떼일 위기에 처해 있는 것입니다.

| 세입자도 보증금을 되돌려 받기 위한 관심이 필요

이처럼 깡통전세로 인해 전세보증금을 되돌려 받을 수 없는 위험한 상황에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이 경우 매년 보증수수료 부담도 만만치 않고 전셋값에 수수료가 증가하는 점도 세입자에겐 부담이 되기 때문에 고민이 깊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므로 수수료가 부담스럽다면 세입자는 전재산이나 다름없는 전세보증금을 지키기 위해 전세가율이 높은 주택은 피하는 것이 좋고, 전세보증금이 크다면 반전세를 통해 보증금 금액을 줄이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외에도 공인중개사를 통해 집주인이 갭투자를 하는 사람인지 아닌지 파악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