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 로또' 보류지, 분양가 2배로 껑충…"현금부자 리그"
전용 59㎡ 8억원, 84㎡ 10억원 수준…분양가의 2배 수준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시세 대비 저렴한 가격에 새 아파트를 장만할 수 있어 '틈새 로또'로 여겨졌던 보류지 아파트가 최근들어 몸값을 높이는 추세다. 최근 몇 년 사이 단기급등한 가격이 보류지 시세에 온전히 반영되면서 사실상 유동성 마련이 수월한 현금 부자만이 진입할 수 있는 '그들만의 리그'가 됐다.
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길음2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올해 말 입주 예정인 성북구 길음동 '래미안길음센터피스' 보류지 13가구의 입찰을 추진중이다. 매각 예정가격은 전용 59㎡ 7억7000만~8억1000만원, 84㎡ 9억9000만~10억1000만원으로 현재 매물로 나와있는 물건의 호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보류지란 사업시행자인 재건축ㆍ재개발조합이 분양 대상자의 누락ㆍ착오와 소송 등에 대비하기 위해 가구 중 일부를 분양하지 않고 유보하는 물량을 뜻한다. 전체 가구 수의 최대 1%까지 보류지로 남겨놓을 수 있으며, 각 지자체의 조례에 따라 처분한다. '서울특별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는 '주택법 및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일반에게 분양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30가구 이상일 경우는 주택법 시행령(27조)과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라 일반분양형식으로 공급해야 하며, 그 미만일 경우 통상 입찰을 통해 가장 높은 값에 판다. 입찰에 참여하는데에는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다주택자도 참여가 가능하다. 그간에는 빠른 처분을 위해 주로 분양가보다는 높고 시세보다는 낮은 가격에 매각 예정가가 책정 돼 왔으나 최근 들어서는 보류지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늘면서 시세와 비슷한 수준 또는 그 이상에 시장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길음2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길음센터피스 역시 2015년 분양 당시 가격은 3.3㎡당 평균 1656만원 수준이었다. 전용 59㎡의 경우 분양가가 4억600만~4억4700만원, 84㎡는 5억1000만~56700만원 정도였다. 이번에 나온 보류지는 확장비가 포함된 가격이지만 기존 분양가와 비교하면 2배에 달한다. 이 아파트 84㎡ 분양권(29층)은 지난달 6일 10억3000만원에, 앞선 6월에는 10억5000만원(19층)에 거래된 바 있으며 전용 59㎡의 경우 4~6월 7억1500만~8억500만원에 팔렸다.
앞서 시장에 풀린 송파구 헬리오시티 보류지의 경우 5가구 일괄매각을 통해 법인이나 재력가만 진입이 가능토록 했다. 지난달 26일 헬리오시티 5가구는 공개입찰을 통해 78억600만원에 낙찰돼 새 주인을 찾았다. 7월 초에는 서대문구 홍제동 홍제센트럴아이파크 보류지 84㎡ 3가구가 최저 입찰가 10억원에 나왔다가 유찰됐고 최저 입찰가 8억3000만원에 나온 영등포구 신길센트럴아이파크 보류지 59㎡ 2가구도 올해 최고 거래가(7억7500만원)보다 비싸 주인을 찾지 못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보류지는 그간 조합장이 임의로 처분하거나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조용히 거래하던 물건이었는데, 새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수요가 몰리고 몸값이 비싸졌다"면서 "조합에서도 최대한 비싸게 처분하기 위해 실거래가 수준이나 그 이상의 가격에 내놓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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