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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산선 교통 호재도 지역별 온도차…서울 후끈 안산 냉랭, 왜?

신안산선 교통 호재도 지역별 온도차…서울 후끈 안산 냉랭, 왜?

경기도 안산·시흥과 서울 여의도를 최단거리로 운행하는 신(新)안산선 건설 착공을 앞두고 교통 수혜가 예상된 곳들의 지역 간 온도 차가 큰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

신안산선과 서해안 복선전철, 안산KTX 등 교통망을 확충해 서해안권 발전과 교통체증 해소, 서울 집값 안정 등을 도모한다는 게 교통계획의 취지였다. 하지만 본 취지와 달리 교통호재 앞에서 오히려 서울 쪽은 들썩이고 있지만 안산 쪽은 냉랭하기만 하다.



경기 서남부 지역인 안산, 시흥, 광명과 서울 여의도를 연결하는 신안산선 노선. /조선DB



이르면 8월 신안산선 신설을 착공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수혜 지역들 사이에선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와 금천구는 신안산선 착공 기대가 커지면서 지역 부동산 시장이 꿈틀거리는 반면, 신안산선 개통의 최대 수혜지로 꼽히는 경기도 안산은 외려 잠잠하다.

영등포구 당산동 S공인 관계자는 "5월말부터 갑자기 외지 사람들이 많이 찾아왔다"며 "이날 이후 현재까지 우리 중개사무소에서만 아파트 매매거래가 20건이 성사됐다"고 밝혔다. 그는 "9∙13 대책 여파로 한동안 매물이 안 빠지고 거래가 끊기다시피하며 시장이 고요했는데, 한 달 사이에 갑자기 거래가 늘어났다"며 "10년동안 같은 자리에서 중개업을 했는데 이런 분위기 전환을 체감한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지하철 2호선과 9호선 역세권인 ‘당산현대5차’ 아파트 급매물이 최근 빠르게 소화됐다. 이후 신안산선 착공 임박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이 일대에 집을 내놨던 주인들이 매물을 다시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조정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살펴보면 이 아파트 전용 99㎡짜리는 작년 9월과 11월, 올해 1월에 각 1건씩 거래되는 데 그쳤는데, 지난 달부터 이달 둘째 주까지 같은 면적짜리 8가구가 줄줄이 거래됐다.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이 최대 40일의 시차가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거래량은 더 증가할 수 있다. 해당 면적 매매가는 층별로 최저 8억원부터 최고 9억원선에서 거래됐다.

2017년 같은 면적 매매가는 층별로 5억원대부터 6억원대에 거래되다 그해 10월 7억원선을 돌파한 이후 2018년 9월 1층짜리가 8억8000만원에, 그해 11월 21층짜리가 9억7000만원에 거래되며 매매가가 치솟았다.

신안산선 착공을 계기로 호가가 반등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영등포구 신길동 ‘래미안에스티움’ 아파트 전용면적 84.92㎡짜리(9층)의 경우 앞서 10억8000만원에 매물로 내놨다가 지난 24일 호가를 10억9000만원으로 올렸다.

또 다른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서울 금천구 지역 부동산 시장에서도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금천구는 신안산선 독산역이 들어서면 여의도 출퇴근이 더 쉬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금천구 독산동 ‘금천롯데캐슬 골드파크 1차’ 아파트는 금천구청역과 독산역 도보 7분 거리에 있는 역세권 단지인데, 전용면적 84㎡짜리의 경우 작년 7월 이후 거래가 없다가 지난 달 같은 면적짜리 2가구가 전년 보다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국토교통부 시스템을 보면 작년 7월 이 아파트의 전용 84㎡ 21층짜리 매물 실거래가는 7억9500만원인데, 올해 5월 26층 매물은 8억5000만원에, 16층짜리는 8억1000만원에 매매됐다.

서울 집값이 바닥까지 내렸다는 바닥심리와 지역성 교통 호재가 만나 급매물 거래가 이뤄졌다는 분석도 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최근 강남에 이어 한강변, 영등포구, 양천구 등에서도 바닥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멈췄던 거래가 다시 움직이며 급매물이 소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는 달리 신안산선 수혜 지역 중 하나인 경기도 안산에선 호재 분위기를 찾을 수 없다. 주택 과잉 공급 상황에서 나온 교통호재라 지역 집값 상승이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S공인 관계자는 "교통호재로 볼 수는 있지만 아무래도 안산이 주택 공급이 넘쳤던 터라 큰 호재가 되지 못하는 것 같다"고 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안산의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18년 6810가구, 2019년 4589가구, 2020년 1만175가구 등으로 꾸준히 늘었다. 여기에 정부가 최근 발표한 수도권 3기 신도시 조성 계획에 따라 안산 장상동에 1만2910가구와 안산 신길동에 7710가구 등 약 2만가구가 추가 공급될 예정이다.

쏟아지는 물량에 안산 지역 집값은 하락세다. KB부동산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을 보면 안산은 2017년 9월부터 이달까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교통 호재보다 주택 수급이 지역 집값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 "지금은 지역별 주택 수급 상황에 따라 집값이 크게 좌우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주택 공급이 부족한 서울은 작은 호재에도 크게 반응하는 경향을 보이는 반면, 안산은 신안산선 개통계획 발표 때 선(先)반영된 측면도 있는 데다 입주 물량이 최근 꾸준히 이어져 신안산선 착공에 대한 반응이 약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팀장은 "집값 상승세가 확산되면 정부가 추가 규제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큰 데다 작년 집값이 급등해 저항심리가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당분간 서울 지역 집값도 강보합세를 보이는 정도로, 변동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최근 사업시행자인 넥스트레인(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이 실시계획 승인 신청서를 국토교통부에 제출해 이르면 8월, 하반기에 신안산선 착공이 이뤄질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신안산선은 지하 40m에 직선화 노선을 통해 고속 운행한다. 이 노선이 뚫리면 시흥시청~여의도 구간은 현재 53분에서 22분, 한양대~여의도 구간은 100분에서 25분으로 줄어든다. 신안산선은 서해선 복선 전철(90㎞)과 소사~원시 복선 전철(23.3㎞)과도 연결돼 서울에서 서해안까지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사업비 3조3465억원이 투입된다.

허지윤 기자(jjy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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