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의 비밀[우보세]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지난 4월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경남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방배그랑자이’의 분양가가 발표됐을 때 인터넷 부동산카페가 들썩였다. 3.3㎡당 평균 분양가가 4687만원으로 4000만원대 초반으로 예상됐던 것과 차이가 컸기 때문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기준대로라면 이동거리 약 800m로 2년 전 분양한 ‘방배아트자이’ 분양가(평균 3.3㎡당 3798만원)에 10%가량 더했어야 하나 훨씬 높았다. 카페에서 명성 높은(?) 고수들조차도 자신들의 예상이 틀려 당황해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방배그랑자이의 분양가는 같은 서초구지만 다른 생활권인 ‘래미안리더스원’(이동거리 3.52㎞) ‘디에이치 라클라스’(3.9㎞)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올 들어 예상을 깬 고분양가는 방배그랑자이 외에도 많았다. 은평구 ‘홍제역해링턴플레이스’, 광진구 ‘e편한세상 광진그랜드파크’ 등이 대표적이다.
HUG에 “분양가 산정 기준이 무엇이냐”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란 비판이 쏟아지자 부랴부랴 개편안이 발표됐다. 핵심은 주택가격변동률(주변 시세 상승률)을 적용한 금액과 비교 사업장 평균 분양가의 105% 중 낮은 금액으로 평균 분양가를 산정하는 것이다. 주택가격변동률이 하락세면 평균 분양가의 100% 이내로 제한된다는 단서를 달아 분양가는 100~105% 이내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인근 단지의 110%까지 분양가로 올릴 수 있었던 게 100~105%로 낮아지게 됐다.
고분양가를 막아 집값 상승을 막겠다는 것인데 한참 늦은 감이 있다는 게 시장의 반응이다. 앞으로 방배동 일대 재개발과 재건축 아파트의 분양가는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인 방배그랑자이가 기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조합과 건설사들의 ‘꼼수 분양’도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임대사업자 등록 등을 보면 알 듯이 시장은 항상 정부 정책의 빈틈을 파고들었다”며 “분양가가 내려가도 옵션 품목의 가격을 높이는 방법 등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평균 분양가 산정방식도 ‘산술평균+가중평균’ 방식에서 ‘가중평균’ 방식으로 이제서야 바뀌었지만 아쉬움이 적잖다. 지난해 5월 마포구에서 분양한 ‘마포프레스티지자이’의 경우 산술평균을 적용, 같은 주택형이라도 저층과 고층의 총분양가 차이가 약 4억원에 이르렀다. 결국 ‘사후 약방문’이라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근본적으로 시장규제가 너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규제완화의 전세계 트렌드는 허용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나열한 뒤 나머지는 모두 금지하는 ‘포지티브’ 방식에서 그 반대인 ‘네거티브’로 바꾸는 것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 나오는 부동산시장의 규제들이 나중에 어떤 문제를 가져올지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
송선옥 기자 oops@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4월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경남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방배그랑자이’의 분양가가 발표됐을 때 인터넷 부동산카페가 들썩였다. 3.3㎡당 평균 분양가가 4687만원으로 4000만원대 초반으로 예상됐던 것과 차이가 컸기 때문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기준대로라면 이동거리 약 800m로 2년 전 분양한 ‘방배아트자이’ 분양가(평균 3.3㎡당 3798만원)에 10%가량 더했어야 하나 훨씬 높았다. 카페에서 명성 높은(?) 고수들조차도 자신들의 예상이 틀려 당황해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방배그랑자이의 분양가는 같은 서초구지만 다른 생활권인 ‘래미안리더스원’(이동거리 3.52㎞) ‘디에이치 라클라스’(3.9㎞)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올 들어 예상을 깬 고분양가는 방배그랑자이 외에도 많았다. 은평구 ‘홍제역해링턴플레이스’, 광진구 ‘e편한세상 광진그랜드파크’ 등이 대표적이다.
HUG에 “분양가 산정 기준이 무엇이냐”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란 비판이 쏟아지자 부랴부랴 개편안이 발표됐다. 핵심은 주택가격변동률(주변 시세 상승률)을 적용한 금액과 비교 사업장 평균 분양가의 105% 중 낮은 금액으로 평균 분양가를 산정하는 것이다. 주택가격변동률이 하락세면 평균 분양가의 100% 이내로 제한된다는 단서를 달아 분양가는 100~105% 이내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인근 단지의 110%까지 분양가로 올릴 수 있었던 게 100~105%로 낮아지게 됐다.
고분양가를 막아 집값 상승을 막겠다는 것인데 한참 늦은 감이 있다는 게 시장의 반응이다. 앞으로 방배동 일대 재개발과 재건축 아파트의 분양가는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인 방배그랑자이가 기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조합과 건설사들의 ‘꼼수 분양’도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임대사업자 등록 등을 보면 알 듯이 시장은 항상 정부 정책의 빈틈을 파고들었다”며 “분양가가 내려가도 옵션 품목의 가격을 높이는 방법 등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평균 분양가 산정방식도 ‘산술평균+가중평균’ 방식에서 ‘가중평균’ 방식으로 이제서야 바뀌었지만 아쉬움이 적잖다. 지난해 5월 마포구에서 분양한 ‘마포프레스티지자이’의 경우 산술평균을 적용, 같은 주택형이라도 저층과 고층의 총분양가 차이가 약 4억원에 이르렀다. 결국 ‘사후 약방문’이라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근본적으로 시장규제가 너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규제완화의 전세계 트렌드는 허용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나열한 뒤 나머지는 모두 금지하는 ‘포지티브’ 방식에서 그 반대인 ‘네거티브’로 바꾸는 것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 나오는 부동산시장의 규제들이 나중에 어떤 문제를 가져올지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
송선옥 기자 oop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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