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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산 자료☆★★/★☆ 등산 여행☆

그 계곡에는 백 개의 구름이 흘러내린다 포천 백운산, 흐르는 물을 따르는 계곡산행

그 계곡에는 백 개의 구름이 흘러내린다 포천 백운산, 흐르는 물을 따르는 계곡산행

 

월간마운틴

백운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초입. 흥룡사를 기점으로 정상까지 약 4km의 길이 이어져 있다.

 

백운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초입. 흥룡사를 기점으로 정상까지 약 4km의 길이 이어져 있다.
이번 산행은 ‘지니워니 쇼핑몰’의 3명과 함께했다.
이번 산행은 ‘지니워니 쇼핑몰’의 3명과 함께했다.
흐르는 계곡을 지나 산행을 이어간다.
흐르는 계곡을 지나 산행을 이어간다.
백운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꽤나 험하지만 많은 산행을 경험한 그들은 전혀 힘든 기색이 없다.
백운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꽤나 험하지만 많은 산행을 경험한 그들은 전혀 힘든 기색이 없다.
정상을 향해 가는 길. 겹겹이 쌓인 산봉우리가 장관을 이룬다.
정상을 향해 가는 길. 겹겹이 쌓인 산봉우리가 장관을 이룬다.
의자가 마련된 곳에서 잠시 쉬어간다.
의자가 마련된 곳에서 잠시 쉬어간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서로를 이끌어 주는 그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서로를 이끌어 주는 그들.
해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산행을 할 때는 선글라스가 도움이 된다.
해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산행을 할 때는 선글라스가 도움이 된다.
계곡을 지날 때는 미끄러운 돌이 많아 항상 조심해야 한다.
계곡을 지날 때는 미끄러운 돌이 많아 항상 조심해야 한다.
계곡에선 벗겨지지 않는 샌들이 제격!
계곡에선 벗겨지지 않는 샌들이 제격!
그늘이 지는 너른 바위에 앉아 쉬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그늘이 지는 너른 바위에 앉아 쉬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계곡에 왔으면 물장난쯤은 해줘야 하지 않겠는가.
계곡에 왔으면 물장난쯤은 해줘야 하지 않겠는가.

‘백 개의 구름’이 덮여 있다는 포천 백운산(白雲山). 그 가장 높은 곳에서 새어나온 물은 산과 산 사이의 골짜기에 모이고 어느새 줄기를 이루어 아래로, 아래로 향한다. 꼬불꼬불 이어진 길을 따라가며 제 몸집을 불린 물은 이내 땅과 바위를 적신다. 이것은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백운계곡. 과연 그 계곡 물에는 이름처럼 구름이 녹아있을까.

기억 속의 계곡은 분명 이러했다. 많은 양의 물이 엄청난 소리를 내지르며 넘실거리던 모습. 그 절경에 매료돼 두 번이나 찾아갔던 곳. 그리고 이번에도 찾아갈 곳. 계곡을 찾아 떠나야 한다는 말에 단번에 떠올린 백운계곡은 이처럼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고 거리도 멀지 않아 최적의 장소였다. 계곡과 함께 즐기는 산행, 포천 백운산으로 향한다.

가까이서 만나는 명산, 백운산

서울에서 1시간 30분을 달려 도착한 백운계곡 주차장에는 평일이기 때문인지 휑하니 차가 없었다. 간간이 작은 배낭을 멘 이들이 등산로 입구로 들어섰고, 백패킹을 즐기기 위해 큼지막한 배낭을 들쳐 멘 한 쌍의 연인도 보였다. 기자도 짐을 재정비하며 산행 준비를 한다.

이번 산행에는 여성 아웃도어 의류를 제작·판매하는 ‘지니워니 쇼핑몰’의 채혜원 대표와 조혜진 CD(Creative Director), 그리고 그곳에서 간간이 모델을 맡아 주고 있는 김현정씨가 함께하기로 했다. 비슷비슷하고 칙칙한 등산복 대신 화사하고 독특한 옷차림으로 나타난 그들과 간단하게 인사를 나누고 본격적인 산행길에 오른다.

백운산(904m)은 경기 포천과 강원 화천군의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한북정맥에 속한다. 산림청에서 정한 ‘100대 명산’에도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할 만큼 산세가 아름답고 생태환경이 좋은 산이다.

백운산의 들머리는 크게 두 곳으로 나뉜다. 우리가 선택한 이곳 백운계곡 주차장과 포천에서 화천으로 넘어가는 길에 솟은 광덕고개 지점이다. 광덕고개까지는 차로 접근할 수 있고, 이미 고도(500여m)가 높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산행이 수월하다. 거리도 3.2km로 짧아 1시간 3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명색이 산행인데 1시간여 만에 정상에 오르는 것은 무언가 아쉽기도 했고, 무엇보다 백운계곡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이곳으로 들머리로 선택했다. 백운계곡 주차장에서 정상까지 가는 길은 4km 정도로, 약 3시간이 소요된다.

등산로 입구로 들어서자 곧바로 흥룡사(興龍寺)가 보인다. 이곳 흥룡사에는 세종의 친필이 보관되어 있다고 전해지며 포천시 향토 유적인 ‘흥룡사 청암당 부도’가 있다. 이 때문에 꼭 산행이 아니더라도 이곳을 찾는 이들이 많다. 이 사실이 호기심을 자극했지만 산행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꿋꿋이 등산로를 따라간다.

흥룡사를 지나면 백운1교와 백운2교가 연달아 나오는데, 백운1교를 지나서 정상으로 향하는 능선과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갈림길이 있기 때문에 원하는 산행에 맞춰서 길을 선택하면 된다. 이번 주제가 ‘계곡을 따르는 산행’인 만큼 주저 없이 계곡길을 선택한다.

이어진 길을 조금 올라가자 기대했던 대로 계곡이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조금은 이상하다. 산행을 시작하기 전 머릿속으로 기억했던 계곡의 모습과 눈앞에 있는 계곡의 모습이 많이 다르다. 연일 계속된 더위 때문일까, 물의 높이는 상당히 낮아졌고 대신 큼지막한 바위가 저마다 하얀 몸을 드러내고 있다. '여기 우리가 1년 전에 와서 사진 찍었던 곳인데.' 뒤에서 따라오던 채혜원 대표도 의아하다는 듯이 말을 꺼낸다. 잠시 멈춰 서서 코스를 다시 점검한다. 이정도의 물로는 만족할 수 없기에 ‘혹시 상류에는 물이 많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을 가진 것이다. 그러려면 물이 많은 곳을 찾아가야 하는데 바위가 많이 드러나 있어 계곡 길로 오르기엔 무리가 따른다는 판단이다. 결국 아까의 갈림길로 다시 돌아간다.

급격한 오르막길 뒤 이어진 능선

애써 돌아온 갈림길에서 이번에는 정상으로 향하는 길로 오른다. 그런데 어째 시작부터 급격한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성인의 보폭으로도 벅찰 만큼 넓고 높게 다리를 벌려야만 계단 하나를 밟고 오를 수 있다. 산행 이후 연신 재잘재잘하던 그들도 숨이 벅차는지 입을 꼭 다물었다.

'자, 이제 또 출발해 볼까요?' 당을 보충하려 꺼낸 청포도의 마지막 한 알을 입에 쏙 넣으며 산행 재개를 알린다. 힘든 구간을 겪어냈으니 이제는 천천히 즐기면 된다. 고도가 제법 높아지자 능선 옆으로 확 트인 조망이 펼쳐진다. 과연 포천 백운산은 괜히 100대 명산이 아니었다. 여름이 오자 숲의 색이 싱그러운 초록으로 바뀌었고, 그 색을 담은 산봉우리가 겹겹이 쌓여 끊임이 없다. 저 멀리 정상보다 높이 솟아있는 삼각봉(918m)과 도마치봉(948m)이 보인다. 아까 처음 계곡을 봤던 곳에서 오른쪽으로 향해 오르면 바로 저 도마치봉과 삼각봉을 지나 정상을 오르게 되는 것이다. 오로지 산이 만드는 풍경을 잠시 감상해본다.'헉, 헉, 저희 한 번 쉬고 갈까요?!' 이 구간을 한 30분쯤 올랐을까, 계속되던 오르막길이 서서히 완만해지자 한숨을 돌리고 쉬어 가자는 말이 절로 나온다. 고도를 나타내는 시계에는 550m가 찍혀 있다.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지만 거리 상 이미 3분의1 정도는 온 셈이다. 이처럼 백운계곡 주차장에서 정상까지 오르는 길 초반 구간은 경사가 매우 급격하고, 그 이후로는 완만한 능선이 계속 이어진다. 초반만 잘 버티면 나머지는 쉬워지는 것이다. 가빠진 숨을 몇 차례 길게 내뱉으며 재충전을 한다.

능선을 계속해서 오르길 1시간, 아까는 쨍쨍하던 햇볕이 어느 샌가 자취를 감추고 먹구름이 몰려온다. 아침 기상예보에 오후에 소나기가 내린다는 말은 있었지만, 너무나도 좋은 날씨에 그 걱정이 사라졌었다. 그런데 그 걱정을 다시 붙잡아 와야 하나보다. 심상치 않은 기운에 우리는 다시 한 번 결단을 내린다.

너무나 아쉽게도 정상까지의 산행은 포기하고 만다. 앞으로 30분 정도면 정상에 오를 수 있겠지만, 그 다음이 문제다.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면 아무 대책 없이 그 비를 맞고 2시간여를 그대로 내려와야 한다. 혼자만의 산행이었다면 그나마 괜찮았을 텐데 함께하는 이들이 있고, 더구나 그렇게 되면 계곡을 마음껏 즐기지 못할 것이란 생각에 내린 결정이다. 모두들 아쉬워하는 눈치지만 800m 부근 갈림길에서 대패미골 쪽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구름 대신 웃음이 가득한 백운계곡

하산길은 등산길과 다르게 계곡 방향으로 정한다. 백운계곡이 시작되는 상류에서부터 물줄기를 따라 내려오면서 그나마 물이 많이 있는 곳을 찾기 위해서다. 하늘 위에 드리운 먹구름은 고맙게도 아직 비를 흩뿌리지 않고 있다.

1시간 여 동안 쉬지 않고 줄곧 하산하니 거의 처음 왔던 그 부근까지 다다른다. 내려오면서 계곡을 줄곧 바라봤지만 물이 많이 고여 있는 곳은 딱히 없었다. 결국 아까와 얼마 멀지 않은 곳에서 적당한 곳을 발견해 잠시 짐을 내려놓는다. 이 골짜기의 지형은 약간 웅덩이같이 패어 있어 쉼 없이 흘러내려오던 물이 잠시 머물러 가는 곳이다. 물론 흐르는 물은 비록 세차지 않았지만 이 정도면 발을 담그기에 충분하지 않겠는가. 산행을 하며 고생했던 발에게 자유를 주고 차가운 물에 담가 열을 식힌다.

기어코 비가 내릴 때가지 있겠다는 심산이다. 아무도 없는 계곡에 우리만 덜렁 앉아 여유를 만끽하고 있자니 신선노릇이 따로 없다. 기분 좋은 꿈을 깨고 싶지 않은 것이다. 여기에 아침에 준비한 김밥 도시락을 나눠 먹으니 그야말로 더할 나위가 없다. 그때 머리 위로 비가 한 방울 툭 떨어지며 그만 돌아가야 할 때임을 알려준다.

모두 슬슬 짐을 싸고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는데 채혜원 대표가 장난기 가득한 얼굴을 하고는 다시 물로 들어간다. '비가 더 내리기 전에 물장난은 한 번이라도 치고 가야지!'라며 우리를 향해 물을 가득 뿌린다. 갑작스런 상황에 모두들 당황했지만, 정신을 차리고 이내 같이 물을 뿌려댄다. 백운계곡에는 한동안 낭랑한 그들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고, 투명한 계곡 물에는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Information

-산행정보

포천 백운산(904m)

백운산은 경기도 포천시와 강원도 화천군에 경계한 산이다. 흙산으로서 수림이 울창해 계곡이 발달했지만 곳곳에 하얀 화강암 바위들과 깎아 세운 듯한 낭떠러지가 있어 등산의 묘미를 더해준다. 주능선은 남북으로 뻗어 있고 서쪽으로는 지능선이 완만하게 뻗어 있어 산 속에서 나오는 풍부한 물 때문에 여름 산행지로 인기가 있으며 겨울철에는 국망봉을 지나 청계산까지 설능종주 코스의 기점이 되기도 한다.

산행코스

광덕고개와 흥룡사에서 시작해 원점회귀를 하거나 두 기점을 잇는 산행을 할 수 있다. 광덕고개에서 오르는 길은 철 계단을 올라 비탈길을 조금 오르면 능선길에 접어든다. 여기서 2시간 정도면 정산인 헬기장이다. 정상에서 우측방면으로 가면 흥룡사로 하산이 가능하고, 남쪽 능선을 따라가면 도마치봉에 도달할 수 있다.

제1코스: 백운계곡 주차장 - 흥룡사 - 옥류천 - 봉래굴 – 정상 (4km)

제2코스: 광덕고개 - 철계단 - 남서쪽 능선 – 정상 (3.2km)

제3코스: 백운계곡 주차장 - 봉래굴 - 정상 (4.8km)

제4코스: 백운계곡 주차장 - 향적봉 - 도마치봉 - 삼각봉 – 정상 (5.7km)

제5코스: 백운계곡 주차장 - 흥룡봉 - 향적봉 - 도마치봉 - 삼각봉 – 정상 (6.7km)

교통

백운산으로 가려면 동서울터미널(1688-5979)에서 3000번 버스(KD운송그룹)를 타고 ‘기지2리 신북면사무소’ 정류장에서 내린 뒤, 3번 버스(포천교통)로 갈아타 ‘백운동(백운계곡)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된다. 약 3시간이 소요된다.

동서울터미널이 출발점인 3000번 버스는 첫차가 오전 6시, 막차가 오후 9시 40분에 있으며 30분마다 한 대씩 운행된다. 포천고등학교앞에서 출발하는 3번 버스는 첫차가 오전 6시, 막차가 오후 7시 30분에 있으며, 2시간 30분마다 한 대씩 운행된다.

센트럴시티터미널(02-2682-0114)에서 가는 방법도 있다. 포천시외버스터미널(1666-5068)까지 향한 뒤, 3번 버스(포천교통)로 갈아타 ‘백운동(백운계곡)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된다. 약 3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포천시외버스터미널까지 가는 버스는 첫차가 오전 7시, 막차가 오후 7시 50분에 있다. 요금은 7,100원.

자가용으로 가려면 47번 국도를 따라 도평 교차로까지 간 뒤, 316번 지방도로 빠져나와 광덕계곡까지 향하면 된다. 서울역에서 출발하면 약 2시간이 소요된다(약 90km).

-주요명소

백운계곡

광덕산(1046m)에서 발원하여 박달계곡을 거쳐 흘러내린 물과 백운산(904m) 정상에서 서쪽으로 흘러내린 물이 모여서 10㎞에 걸쳐 발달한 계곡이다. 포천 8경 중의 하나인 선유담을 비롯해 광암정·학소대·금병암·옥류대·취선대·금광폭포 등의 명소가 있고, 계곡 입구에는 세종의 친필이 보관되어 있는 흥룡사가 있다. 이 계곡에서 광덕고개로 넘어가는 길은 주변 경관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선유담

선유담(仙遊潭)은 이름 그대로 ‘신선이 놀던 자리’란 뜻으로 포천 8경 중 5경에 해당하는 곳이다. 백운산에서 흘러내리는 계곡 중턱의 암벽에는 이 선유담이라는 세 글자가 암각되어 있는데, 임진왜란 때 양사언 선생이 썼다고 전해진다. 선유담을 끼고 있는 구간은 햇빛이 적게 들고 풍광이 좋아 최적의 물놀이 장소로 일컬어지고 있다.

흥룡사(興龍寺)

신라 말 도선(道詵, 827∼898)이 창건했다고 알려진 사찰. 창건했을 당시에는 ‘내원사’라고 불렸으며 6.25전쟁 이전까지는 아주 대규모의 사찰이었다고 전해진다. 창건 이후 지속적으로 중창된 기록이 있으며 1922년 중수하며 현재의 이름인 흥룡사로 변경되었다. 흥룡사에는 세종의 친필이 보관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사찰 내에는 포천시 향토 유적 제35호인 ‘흥룡사 청암당 부도’가 자리하고 있다.

(사진=신희수 기자)

권상진 기자 / dhunhil@emount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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