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난립이 부른 상권 침체…`개성 사라지자 수요자 발길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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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상권 모습 [사진 = 강영국 기자] |
최저 임금 및 물가 인상 영향에 맞물려 대형 프랜차이즈 난립으로 인해 개성이 사라진 상권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2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평균 상권임대료는 ㎡당 3만2700원으로 전분기 대비 2.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부 수요 유입이 활발했던 강남 주요 상권들이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이 기간 강남권역 내 주요 상권(▲삼성역 -2.7% ▲압구정 -1.5% ▲신사역 -1.1% ▲강남역 -0.9%)은 모두 약세를 보였다.
이는 연초 강추위와 미세먼지에 따른 소비 위축 영향도 있지만, 자신만의 개성을 갖춘 점포들을 내쫓고 그 자리를 꿰차고 들어간 대형 프랜차이즈의 난립이 상권 위축의 주요 원인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시각이다.
대표적인 곳이 가로수길이 있는 신사역 상권이다. 이곳에는 국내 최초 애플스토어 입점에도 불구하고 한산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오픈 초기 애플제품 마니아들의 관심이 집중됐지만, 단발적 이슈에 그치고 되레 임대인들의 눈높이만 올리는 부작용만 낳았다. 결국 임대 호가 상승을 견디지 못한 임차인이 가로수길을 떠나고 공실률이 점증하며 상권은 갈수록 위축하는 모습이다.
이에 비해 도심권역은 종로3가(6.9%)를 중심으로 임대료가 상승했다. 종로3가는 전통 있는 요식업종이 밀집해 있고 최근 익선동이 신흥 상권으로 떠오르며 활발한 분위기를 보이는 있다. 특히 지난달 서울시가 익선동을 서울의 마지막 한옥마을로 지정하면서 프랜차이즈 업체 및 대규모 상점 입점 제한 등의 규제로 기존의 지역 특색을 보존할 수 있게 되면서 이곳을 찾는 외부 수요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상권 규모가 작고 확장도 쉽지 않아 적절한 콘텐츠 개발과 일대 상권과의 연계 발전 방안은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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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상가 임대료 추이 [자료제공 = 부동산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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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각역 상권은 대로변 일대 공실이 여전한 가운데 임대료는 전분기 대비 약 8.4% 오른 ㎡당 6.39만원으로 조사됐다.
신촌마포권역은 망원동(9.5%) 상권의 임대료 상승폭이 컸다. 망원동 상권은 아기자기한 소규모 요식업이 밀집된 데다 최근 SNS와 매스컴을 통해 입소문이 퍼지면서 젊은 수요층 유입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인근의 홍대, 연남동 등 주변 상권과 함께 상권 클러스터를 이뤄 수요자들의 상권 이동이 활발한 편이다.
이에 비해 이화여대 인근은 상권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에도 여전히 위축된 모습이다. 최근 서대문구는 이대상권을 패션문화거리로 지정하고 청년몰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개성 있는 소규모 점포들이 들어서고 있다. 하지만 대로변 등 A급 입지의 점포는 여전히 임대료가 높아 임대료 수준이 조정되지 않는 이상 상권 활성화는 어려워 보인다.
이태원 상권 임대료가 3분기 연속 하락세다. 한동안 높았던 임대료가 최근 경리단길 상권이 한 풀 꺾이면서 점차 안정되고 있다. 인근 해방촌 상권에는 현재 이색적인 점포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고 해방촌 골목에도 신흥 상권으로 거듭나기 위해 리모델링 중인 다가구주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북촌과 서촌 상권은 모두 상승했다. 한옥마을 특유의 분위기로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꾸준한 가운데 상권 진입로에 위치한 매물이 ㎡당 4.5만원 수준에서 출시되며 평균임대료(4.29만원/㎡)가 상승했다.
최근 1~2년 전 특색 있던 상권으로 알려진 지역은 현재 프랜차이즈 업체들로 넘쳐나고 기존 매력이 사라지면서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높아진 임대료에 공실이 증가하고 기존 점포가 내쫓기는 젠트리피케이션(둥지 내몰림) 현상은 여전하다. 2~3년 간 반짝 떠올랐던 경리단길 상권도 활기가 꺾였다.
임대인들은 더 낮은 가격의 임차를 줄 바에는 공실이더라도 임대료를 고수하고 있어 서울시내 주요 상권의 메인자리는 빈 점포로 넘쳐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상권 살리기를 위한 노력도 함께 진행 중이지만 임대인의 버티기로 임차인 들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민영 부동산114 연구원은 "상권이 살면 장기적으로 상가 가치 또한 오른다"면서 "임대인과 임차인의 상생을 통해 상권 살리기가 선행된다면 장기적으로 상가 가치 또한 오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조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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