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업자들 전세 나오면 몰래 거래… "시세 몰라요"
파이낸셜뉴스
전세물량 워낙 귀해 업소들 매물 공유안해 같은 단지내 가격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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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월 말 살던 집의 전세계약이 만료되는 김모씨는 지난 5월 말 잠실동 일대를 돌며 전셋집을 구하던 중 A아파트 전용면적 59㎡를 6억5000만원에 가계약했다. 며칠 뒤 직장 동료들과 전셋값 이야기를 나누던 중 같은 아파트 비슷한 층 전셋집을 자신보다 4000만원이나 저렴하게 계약한 사람이 있다는 걸 알았다. 김씨는 자신의 전세계약을 중개한 해당 중개업소에 연락, 가격 조정을 요구했으나 집 주인은 이미 계약이 이뤄졌다며 거부했고 김씨는 아직 잔금을 치르지 않았지만 이미 계약금 6500만원을 송금한 뒤여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전세매물 나오면 '쉬쉬' 거래
14일 업계에 따르면 사상 최악의 전세난이 계속되면서 같은 단지에서도 전셋값이 수천만원 차이 나는 경우가 허다하게 발생하고 있다. 중개업자들도 전셋값을 정확하게 모르는 경우가 많다. 워낙 전세매물이 귀한데다 중개업소끼리 매물을 공유하지 않은 채 단독으로 거래해 해당 단지에서 거래가 이뤄져도 인근 중개업소는 알 길이 없는 상황.
서울 잠실동 J공인 관계자는 "전세는 귀하고 수요자는 줄서서 대기하고 있으니 매물만 확보하면 거래는 이미 성사시킨 것이나 다름 없다"며 "다른 중개업소와 함께 계약하면 중개수수료를 한쪽에서만 받게 되는데 어느 중개업소가 공유하려 하겠느냐"고 말했다. 중개업자 입장에서 집을 내놓으려는 사람만 붙잡으면 세입자 구하기는 어렵지 않으니 단독으로 중개해 세입자와 집주인 양측에서 중개수수료를 받으려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중개업소는 봄 성수기에도 전세계약을 한 건도 해보지 못한 곳이 있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 현대시장사거리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일대에 아파트 6000여가구가 몰려있는데도 3~4개월 동안 전세계약서 한 장 못써본 곳이 수두룩 하다"며 "시세를 국토교통부나 서울시에 신고된 금액을 봐야 파악하는 경우도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러나 이 가격은 1, 2개월 전 시세여서 요즘처럼 전셋값이 하루가 다르게 급등할 때 집주인에게 이 가격에 손님을 맞추겠다고 하면 다른 중개업소에 매물을 맡기기 일쑤여서 집주인 제시 가격에 세입자를 맞출 수밖에 없어 애로가 많다"고 전했다.
■전셋집 잘 구하려면 발품 많이 팔아야
세입자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전셋값 때문에 계약 만료기에 집을 옮기지 않은 채 보증금을 올려주고라도 눌러앉는 경우가 많은 것도 중개업자들이 시세파악을 어렵게 만드는 또 다른 요인이다. 서울 성동구 행당동 P공인 관계자는 "세입자가 돈을 올려주거나 오른 금액만큼 월세로 전환해 내면서 눌러앉는 경우가 많다"며 "세입자, 집주인 모두 이사하면 부담하게 되는 중개수수료와 이사비용을 아끼기 위해 이런 거래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신혼부부의 경우 10월께 결혼하려면 3~4개월 전부터 집을 보러다녀야 낭패를 보지 않을 정도로 전세물량이 없다"며 "이럴 때일수록 발품을 많이 팔아야 보다 저렴한 가격에 매물을 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부동산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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