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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된 150㎜ 폭우에도 '막무가내'…트레킹·산행 강행 화 자초

예고된 150㎜ 폭우에도 '막무가내'…트레킹·산행 강행 화 자초


시간당 20∼30㎜ 폭우에 길잃고…불어난 하천 건너다 급류 휩쓸려

장마철 열흘간 홍천 내면 543.5㎜ 폭우…강원 고립 사고로 76명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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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간 만에 하산한 인제 방태산 트레킹 조난자
(인제=연합뉴스) 강원 인제 방태산으로 트레킹을 나섰던 40∼50대 남녀 10명이 조난 신고된 지 8시간여 만인 11일 오전 6시 20분께 119구조대원 등에 의해 안전하게 하산했다. 이들은 지난 10일 산악 트레킹을 위해 직장동료 10명이 인제군 기린면 방태산에 왔다가 폭우 등으로 조난됐다. 2017.7.11 [강원지방경찰청 제공=연합뉴스] jlee@yna.co.kr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200㎜에 가까운 집중폭우가 연이어 예보됐음에도 산과 계곡을 찾았다가 밤새 길을 잃고 조난되거나 불어난 물에 고립되는 사고가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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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되는 고립객 [연합뉴스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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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 고립·조난 사고는 스스로 생명을 크게 위협하는 것은 물론 소방·경찰력 낭비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지난 10일 인제군 기린면 방태산 트레킹을 나섰던 송모(42·경기 광명시)씨 등 40∼50대 남녀 10명이 시간당 20∼30㎜가량 쏟아진 폭우로 밤새 연락이 끊겼다.

남성 2명과 여성 8명인 일행은 당일 오전 7시 30분께 경기 성남에서 인제로 왔다.

이들은 인제를 비롯한 영서 지역 10개 시·군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상황에서도 트레킹을 강행했다.

많은 곳은 150㎜ 이상, 시간당 20∼30㎜의 게릴라성 폭우가 예보된 상태였다.

무엇보다 산간 계곡은 게릴라성 폭우가 내리면 계곡 물이 급격히 불어나 고립되기 일쑤다.

게다가 송씨 일행은 휴대전화가 비에 젖을 것을 우려해 자신들이 타고 온 차량에 8대를 두고 나머지 2대만 소지하고 트레킹을 했다.

방태산 일대는 계곡이 깊어 휴대전화 통화가 잘 안 되는 지역이다.

더욱이 가지고 간 휴대전화 2대마저 방전된 탓에 연락마저 두절됐다.

폭우로 길까지 잃어 밤사이 헤매던 이들은 산 정상 부근 폐가에서 대피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밤사이 방태산 일대를 샅샅이 수색한 끝에 조난 신고된 지 8시간 만인 11일 오전 6시 20분께 이들을 무사히 구조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찰과상 등으로 미뤄 밤사이 길을 잃고 헤맸던 것으로 보인다"며 "다행히 폐가에 대피했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큰일이 날 뻔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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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서 급류에 고립됐다가 구조되는 휴양객들 [연합뉴스 자료 사진]



앞서 지난 8일 오후 1시 34분께 인제군 북면 용대리의 한 계곡에서 피서객 16명이 불어난 물에 고립됐다가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1시간 30여분 만에 모두 구조되기도 했다.

이들은 계곡의 민박집에 왔다가 갑자기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폭 30m가량의 강을 건널 수 없게 되자 도움을 요청했다.

이와 함께 같은 날 충북 진천군 문백면 농다리를 건너던 관광객 2명이 불어난 하천물에 빠진 뒤 급류에 휩쓸렸다.

폭우로 불어난 하천 일대를 수색 중이던 의용소방대원이 하천을 건너려는 이들을 제지했지만 막무가내였다.

끝까지 고집을 부린 관광객 2명은 하천을 건너다 결국 급류에 휩쓸렸다.

이 중 1명은 100m가량 떠내려가다가 50여분 만에 소방항공대 헬기가 동원되고서 극적으로 구조됐다.

누리꾼들은 "목숨을 건져 천만다행이지만 통제를 무시한 무모한 행동으로 인해 애꿎은 소방대원 등 다수가 고생한 점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3일에는 폭우로 불어난 청주 무심천의 돌다리를 건너던 80대 노인이 물에 빠져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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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충북 진천서 폭우로 불어난 하천에 빠진 관광객 구조 [연합뉴스 자료 사진]



앞서 지난 2일 오후 2시 29분께 홍천군 서석면 계곡에서 오모(61) 씨 등 탐방객 12명이 불어난 계곡 물로 고립됐다.

서울 산악회원들인 이들은 산행 후 하산하던 중 갑자기 불어난 계곡 물에 갇혔다가 119구조대에 의해 2시간 30분 만에 구조됐다.

당시 강원지역은 이른 새벽부터 호우 특보가 내려져 있었지만, 이들은 예정대로 산행에 나섰다가 아찔한 상황을 맞이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11일 "집중호우 때 계곡이나 하천은 물이 순식간에 불어나기 때문에 야영이나 산행은 절대 금물"이라며 "설마 하고 방심했다가 때를 놓치면 예상치 못한 변을 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집중호우가 예보되면 즉시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고, 하천이나 침수 위험 지역에서 멀리 벗어나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마가 시작된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열흘간 내린 누적 강수량은 홍천 내면 543.5㎜, 춘천 남산 470㎜, 횡성 청일 455.5㎜, 인제 337㎜, 철원 334.6㎜, 원주 309.2㎜, 강릉 176.5㎜, 속초 160.5㎜, 양양 150㎜ 등이다.

이 기간 강원지역에서는 계곡과 하천, 산행 중 10여 건의 고립 구조 출동으로 76명을 구조했다.

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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