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동원 바른세상병원 원장이 환자에게 무릎의 퇴행성 관절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기업 임원인 김모(53)씨는 ‘산사람’이란 소리를 들을 만큼 산을 좋아한다.주말마다 북한산, 관악산 등 서울 근교는 물론 설악산, 오대산 등 전국의 명산을 두루 찾는다.
산에 다니는 즐거움에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김씨가 요즘 산행을 앞두고 고민이 많다.
1년 전부터 산을 내려올 때 무릎이 좀 시큰거리더니 요새는 이튿날까지 통증이 이어진다. 하지만 2~3일쯤 지나면 통증이 사라지기 때문에 병원을 찾지는 않았다.
뼈와 뼈를 연결하는 관절은 온갖 마찰과 충격에 시달린다.
연골이 쿠션 역할을 하지만 오래 사용하면 조금씩 닳는다.
젊을 때는 다람쥐처럼 산을 잘 타던 김씨의 무릎이 아프기 시작한 것도 이런 변화 때문이다. 시간이 더 흐르면 퇴행성 관절염으로 진행한다.
흔히 생기는 퇴행성 관절염에 대해 서동원 바른세상병원 원장(정형외과·재활의학과 전문의)에게 들었다.
-나이 들면 왜 관절이 아픈가.
“연골은 뼈 끝에 붙어 있지만, 뼈처럼 단단하지 않고 말랑말랑하다.
조직 내부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스펀지처럼 구멍이 나 있다.
그래서 충격을 잘 흡수한다.
대표적인 연골인 무릎 연골을 보면 위쪽의 대퇴골과 아래쪽 종아리뼈 끝을 감싸고 있는데 각각의 평균 두께는 약 5㎜쯤 된다.
연골은 몸의 어느 부위에 있는가에 따라 색깔이나 구성 성분에 약간씩 차이가 있다. 또한 연골은 신경이 없다.
닳거나 외부 충격으로 파열되도 통증을 못느낀다.
하지만 연골이 많이 닳으면 그에 연결된 뼈가 드러나고 이 뼈가 닳기 시작하면 비로소 통증을 느낀다. 뼈 끝에 분포된 신경 때문이다.”
-젊을 때도 닳았지만 안 아팠는데.
“오래 걷거나 뛰면 연골은 미세하게 손상되지만 휴식하면 재생된다.
세포의 재생을 위해서는 영양과 산소가 공급돼야 하는데 연골에는 혈관이 없다.
그럼에도 연골 세포가 재생되는 이유는 바로 활액(滑液) 때문이다.
관절은 주변은 관절낭이라고 바깥 주머니와 안에 있는 활액낭으로 둘러쌓여 있다. 그 안에는 활액이란 무척 끈적끈적한 액체가 들어 있다.
날계란의 흰자와 비슷하며 윤활유 역할을 한다.
또한 연골에 영양과 산소를 공급하고, 노폐물을 처리한다.
젊을 때 활액은 무척 끈적끈적하고 미끌미끌하다.
활액이 많이 끈적이고 미끄러울수록 연골에 대한 영양 공급이나 마찰 보호 효과가 뛰어나다.
이 때문에 젊을 때는 오래 걷거나 뛰어도 연골이 쉽게 닳지 않는다.
특히 뛰거나 걷는 등 운동을 할 때는 활액이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더 많은 영양과 산소를 연골에 공급하기 때문에 연골 기능은 오히려 더 좋아진다.
연골 손상이 심하지 않다면 관절에 약간 통증이 있어도 더 많이 움직이고 운동을 하라고 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활액의 끈적임과 미끄러움이 점점 줄어든다.
활액을 만드는 활액막 세포들의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활액은 묽어지고, 영양이나 산소를 공급하거나 마찰을 줄이는 효과가 점점 떨어진다.”
▲ 정상인의 무릎.
-퇴행성 관절염은 어떻게 치료하나.
“주사요법, 체외충격파, 레이저 치료 등을 하거나 수술한다.
주사요법에는 프롤로요법과 관절주사 등이 있다.
프롤로요법은 인대 증식 치료라고도 하는데 ‘덱스트로스’ ‘PDRN’ ‘PRP’ 등의 물질을 주사해 손상된 연골, 뼈, 인대, 힘줄 등의 세포를 활성화시켜 회복한다.
관절주사는 ‘히알루론산’ 성분의 약물을 주사해 연골의 탄력성과 활액의 점성을 회복시켜 통증을 줄이고 관절의 기능을 높인다.
관절주사는 염증 제거와 통증 완화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이른바 ‘뼈 주사’와는 다른 것이다.
체외충격파는 1000~1500회의 충격파를 가해 혈관 형성을 돕고 조직과 뼈를 활성화시키는 치료법이다. 레이저 치료는 파장 1064㎚의 레이저를 쏘아 연골 재생을 돕고 염증을 제거한다.”
-수술하는 경우는.
“관절 연골이나 인대, 힘줄 등의 초기 손상으로 진단됐을 때는 비수술적 치료를 하면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연골이 심하게 닳았거나 찢어진 경우에는 비수술 요법만으로는 통증 개선이나 기능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수술이 고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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