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의 마법...13평 집 덤으로 얻었죠"
“리모델링을 마친 다가구주택 외관은 담백하다.
옛집에 덕지덕지 뭘 붙인다든지, 오버디자인하는 것을 지양했다.
정직한 집을 짓고 싶었다”
기존 집의 옥상을 증축해 지상 2층 집을 지상 3층으로 만들었다. 리모델링을 마친 모습. /사진= 신경섭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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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이전의 모습./사진= 신경섭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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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 성북구에 있는 서울성곽 혜화문 아래 다가구주택을 산 60대 부부는 13평(43.50㎡)짜리 집 한 채를 덤으로 얻었다. 리모델링을 맡긴 건축가의 제안으로 옥상에 1개 층을 더 올렸기 때문이다. 원래 지하 1층과 지상 1층은 그대로 두고, 지상 2층과 옥탑을 고쳐서 살려고 했는데 옥상 증축이 가능하다는 얘기를 듣고 계획을 바꿨다.
“공사비는 늘었지만 살면서 굉장히 만족하고 있어요. 집 근처를 지나가다가 집구경하고 싶다고 해서 찾아온 분들에게 집을 보여준 적도 많아요.”
1.각 가구 출입구, 2.거실, 3.주방, 4.침실, 5.욕실, 6.드레스룸, 7.책방, 8.서재, 9.테라스, 10.창고, 11.다용도실, 12.계단실 /수파건축사사무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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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원으로 수리·증축 한번에 OK
1994년 지어진 이 집은 지하1층, 지상 2층 다가구주택이다. 옥상 증축에 앞서 구조진단을 했는데 다행히 문제가 없었다. 대개 오래된 집을 증축하려면 구조보강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집주인은 운이 좋았다.
지상 2층을 고치고 3층을 증축하는데 공사비로 1억원(설계비 제외)을 썼다. 지하 1층과 지상 1층은 세입자가 바뀔 때 단열을 보강하고 창문을 교체했다. 이 비용은 1억원에 포함하지 않았다. 1억원을 써서 2억원대 중반 집 한 채(3층)를 덤으로 얻은 셈이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비결은 직영공사에 있다. 직영공사란 건설업체에 맡기지 않고 건축주가 현장소장처럼 각 분야의 일꾼을 직접 부리면서 공사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비용을 아낄 수 있지만 속썩는 일을 어느정도 각오해야 한다.
“마음고생이 심했어요. 인부들이 일을 하는데 주먹구구식으로 하기도 하고 약속된 기간보다 진척이 늦기도 했어요. 급한 마음에 제가 페인트칠도 하고 이것저것 했지요. 직영공사 계약서를 쓸 땐 구체적으로 써야 한다는 걸 배웠죠.”
2층에서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옛집에 있던 오각형 외부창을 살렸다. 손재주가 좋은 집주인은 계단을 아기자기하게 꾸몄다. /최락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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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은 흰색 페인트로 담백한 느낌 살려
리모델링을 마친 다가구주택 외관은 담백한 느낌이다. 설계를 맡은 송률 수파건축사무소 소장은 “옛집에 덕지덕지 뭘 붙인다든지, 오버디자인하는 것을 지양했다”면서 “정직한 집을 짓고 싶었다”고 말했다. 1층 외벽은 기존 벽돌에 페인트만 칠했고 울퉁불퉁한 면은 손대지 않았다. 2층은 창문 위치를 바꾸면서, 3층은 증축하면서 각각 미장을 새로 했지만 벽 색깔은 회색빛이 도는 흰색을 칠해 차분하다.
“특별한 색깔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진한 색깔을 칠하면 한 가지 이미지를 갖지만 무채색이나 흰색 계열로 칠하면 날씨나 햇볕의 강약에 따라 집 분위기가 다르게 보이거든요.”
이 집의 또 다른 특징은 계단이다. 계단의 철제 난간을 없애고 그 자리에 가벽을 세워 단독주택 내부의 계단처럼 보이도록 했다. 송 소장은 “철제 계단 때문에 집이 아니라 차가운 건물에 들어가는 느낌을 없애려고 했다”고 했다.
2층 현관문은 기존 위치에서 반 층 내려왔다. 리모델링 전에는 집 밖의 계단이 이제 집 안의 계단이 된 것이다. 3층까지 이어진 계단은 미송원목을 깔았다. 계단을 집 안으로 끌어들인 이유는 2층과 3층을 한 집으로 쓰기 위해서다. 그렇지 않으면 3층으로 올라갈 때 현관문을 두 번씩 여닫는 수고를 감수해야 한다.
송률 소장은 “2개 층을 하나의 집으로 만들려고 그런 아이디어를 냈다”며 “다가구주택을 단독주택처럼 쓰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계단에서는 외벽을 치고 단열을 했지만 썰렁한 기운은 느껴진다.
집 앞에 한옥집이 있어 운치를 더한다. /사진=신경섭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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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창을 통해 한옥 지붕과 성곽이 보인다. /최락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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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에서 바라본 거실. /최락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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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파에 기대면 서울성곽이 한눈에
2층에는 침실과 서재, 옷방, 건식 화장실이 있다. 3층은 거실, 주방, 테라스, 다락으로 구성된다. 집주인은 낮시간대에 주로 3층에 머무른다.
“거실로 들어오는 햇볕이 제일 마음에 들어요. 집 안을 은은하면서 편안하게 만들어주거든요. 해가 질때 테라스에서 2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쪽에 햇볕이 비치는 게 너무 예뻐요.”
3층은 뷰(view)도 일품이다. 집이 역사문화지구 안에 있어 전망을 살리기 위해 거실과 주방에 커다란 창을 냈다. 거실 쇼파에 기대어 우측을 바라보면 옆집 한옥 기와 지붕이 내려다 보이고 성곽도 한눈에 들어온다. 테라스에선 북악산 아랫동네가 펼쳐진다. 2층 침실에서는 혜화문을 비스듬하게 볼 수 있다.
송률 소장은 “전망을 활용하기 위해 양 끝의 창문이 서로 통할 수 있게 했다”며 “집이 좁지 않은 느낌은 그 때문이다”고 말했다.
2, 3층 공간의 모든 문은 미닫이로 달았다. 평소에는 문을 열어둬 좁은 공간에서 오는 답답함을 피하고 프라이버시가 필요하면 문을 닫아 공간의 독립성을 확보했다. 이전에 살던 아파트에서도 문을 열어두고 살던 집주인의 습관을 고려했다.
2층 서재에서 본 침실. 서재와 침실의 미닫이 문을 닫으면 각각 독립된 공간의 기능을 한다(위). 통로에도 미닫이 문으로 열고 닫을 수 있다(가운데). 건식으로 만든 욕실 겸 화장실(아래) /사진=신경섭 작가, 최락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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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계단을 올라오면 테라스 맞은편에 책상을 놨다(위). 거실 벽쪽의 문을 열면 다락 공간이 나타난다(가운데). 테라스에서 바라본 풍경(아래). /사진=신경섭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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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에서 본 주방과 식탁. /최락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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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의 리모델링을 맡은 수파건축사무소는 부부 건축가인 송률과 남편인 크리스티안 슈바이처가 공동대표로 있다. 둘은 독일 유학 시절 만나 각각 독일, 오스트리아, 스페인에서 실무를 쌓고 서울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건축사사무실을 내고 활동한다. 각자 대학에 출강하고 있으며 다가구주택 리모델링에 관심이 많다. 송률 소장은 “비용과 시간을 항상 20% 정도 여유를 두고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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