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자격 헷갈리네"… 부적격자 속출
청약자격 대폭 강화에도 과거처럼 무분별 청약
11.3 대책 이후 부적격자, 당첨자의 20~30%까지 늘어
#. 평소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많았던 3년차 직장인 A씨(29세)는 최근 본인이 청약1순위 자격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난감해졌다. A씨는 지난 2015년 중순 경기 용인시 기흥구의 모 아파트 단지 청약에 당첨됐지만 층수 등 여러가지 조건이 만족스럽지 못해 최종 계약을 포기한 적이 있어 달라진 청약제도에서 1순위 청약 자격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재당첨 제한 조항으로 인해 향후 5년간 청약 1순위 자격에서 배제돼 A씨는 당분간 청약으로 내집을 마련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지난해 내놓은 '11.3 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최근들어 신규 분양시장에서 청약자수가 급감하고 당첨 부적격자도 속출하고 있다. 특히 부적격자 수는 가점 기입 오류, 세대원 기입 오류 등 서류상의 실수로 통상 10% 내외에 머물렀던 과거와 달리 11.3대책 이후 바뀐 1순위 자격, 재당첨 제한 규정 등에 걸려 20~30%대로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이 같은 혼란이 오히려 내집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내가 왜 부적격?"… 최대 10명중 3명 달해
4일 업계에 따르면 11.3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이후인 지난해 12월 분양 현장에서 청약 당첨 부적격자가 눈에 띄게 늘어나는 등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신규 분양 현장에서는 바뀐 제도를 숙지하지 않고 청약을 신청한 당첨자들이 '부적격'자로 분류되는 일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신규 분양시장은 1순위 청약자격이 세대주와 1주택 이하 보유 가구로 제한되고 5년내 당첨 사실이 있을 경우 1순위 청약이 금지되는 등 바뀐 제도에 따라 청약경쟁률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지난 12월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로 주목받았던 서초구 잠원동 '래미안 리오센트' 분양 관계자는 "바로 직전 잠원동에서 분양한 '아크로리버뷰'가 평균 306대 1이라는 엄청난 경쟁률을 기록한데 비해 래미안 리오센트는 12대 1이라는 경쟁률을 기록해 강남 재건축 단지의 가치에 비해 한참 낮았다"면서 "본인이 부적격자인 것을 몰랐던 당첨자들이 많아 부적격자가 20~30%에 이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GS건설 관계자도 "지난달 분양한 분양한 목동파크자이와 신촌그랑자이의 경우 당첨자의 10% 정도가 부적격자로 판명됐는데 11.3 부동산 대책 이전인 10월에 분양한 단지의 부적격자 비율은 7.5%였다"고 밝혔다.
이 밖에 지난 12월 분양한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도 부적격자가 20%대로 집계됐고 'e편한세상 동래명장' 견본주택에서는 1순위 조건을 묻는 방문자들이 다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계약분 늘어 실수요자 기회
금융결제원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분양된 새 아파트 79곳의 1순위 청약경쟁률은 평균 7.3대 1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11월의 평균 경쟁률인 18.2대 1, 10월의 20.5대 1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이다. 특히 서울의 경우 경우 지난 해 12월 평균 청약경쟁률은 7.2대 1로 전달인 11월의 23.7대 1, 10월의 33.6대 1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서울 등 '청약조정지역'의 1순위 자격이 세대주로 제한되고 분양권 전매제한이 아예 금지되거나 강화되면서 단기 전매차익을 노린 가수요도 대거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실제로 분양 현장에서는 청약률 하락보다 부적격자 증가를 더 우려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청약경쟁률은 사실상 흥행 효과 외에는 큰 의미가 없다"며 "부적격자가 많아져서 계약률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청약자수 감소와 청약경쟁률 하락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기지역의 경우 분양권을 길게는 3년까지 팔 수 없기 때문에 전체 집값의 60~70%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한 준비된 실수요자들이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부적격자의 증가로 청약통장 없이도 분양권을 계약할 수 있는 '내집마련신청' 제도를 적극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김현서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당첨 후 계약을 포기하는 물량에 한해 우선권을 주는 '내집마련신청'을 분양 현장에서 대부분 받고 있는데 이를 이용해 청약 당첨과 똑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최종 계약률을 높이고 낙첨자들에게도 기회를 주기 위해 건설사들이 마련한 내집마련신청 제도가 부적격자 발생 증가로 당첨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11.3 대책 이후 부적격자, 당첨자의 20~30%까지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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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많았던 3년차 직장인 A씨(29세)는 최근 본인이 청약1순위 자격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난감해졌다. A씨는 지난 2015년 중순 경기 용인시 기흥구의 모 아파트 단지 청약에 당첨됐지만 층수 등 여러가지 조건이 만족스럽지 못해 최종 계약을 포기한 적이 있어 달라진 청약제도에서 1순위 청약 자격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재당첨 제한 조항으로 인해 향후 5년간 청약 1순위 자격에서 배제돼 A씨는 당분간 청약으로 내집을 마련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지난해 내놓은 '11.3 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최근들어 신규 분양시장에서 청약자수가 급감하고 당첨 부적격자도 속출하고 있다. 특히 부적격자 수는 가점 기입 오류, 세대원 기입 오류 등 서류상의 실수로 통상 10% 내외에 머물렀던 과거와 달리 11.3대책 이후 바뀐 1순위 자격, 재당첨 제한 규정 등에 걸려 20~30%대로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이 같은 혼란이 오히려 내집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내가 왜 부적격?"… 최대 10명중 3명 달해
4일 업계에 따르면 11.3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이후인 지난해 12월 분양 현장에서 청약 당첨 부적격자가 눈에 띄게 늘어나는 등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신규 분양 현장에서는 바뀐 제도를 숙지하지 않고 청약을 신청한 당첨자들이 '부적격'자로 분류되는 일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신규 분양시장은 1순위 청약자격이 세대주와 1주택 이하 보유 가구로 제한되고 5년내 당첨 사실이 있을 경우 1순위 청약이 금지되는 등 바뀐 제도에 따라 청약경쟁률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지난 12월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로 주목받았던 서초구 잠원동 '래미안 리오센트' 분양 관계자는 "바로 직전 잠원동에서 분양한 '아크로리버뷰'가 평균 306대 1이라는 엄청난 경쟁률을 기록한데 비해 래미안 리오센트는 12대 1이라는 경쟁률을 기록해 강남 재건축 단지의 가치에 비해 한참 낮았다"면서 "본인이 부적격자인 것을 몰랐던 당첨자들이 많아 부적격자가 20~30%에 이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GS건설 관계자도 "지난달 분양한 분양한 목동파크자이와 신촌그랑자이의 경우 당첨자의 10% 정도가 부적격자로 판명됐는데 11.3 부동산 대책 이전인 10월에 분양한 단지의 부적격자 비율은 7.5%였다"고 밝혔다.
이 밖에 지난 12월 분양한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도 부적격자가 20%대로 집계됐고 'e편한세상 동래명장' 견본주택에서는 1순위 조건을 묻는 방문자들이 다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계약분 늘어 실수요자 기회
금융결제원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분양된 새 아파트 79곳의 1순위 청약경쟁률은 평균 7.3대 1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11월의 평균 경쟁률인 18.2대 1, 10월의 20.5대 1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이다. 특히 서울의 경우 경우 지난 해 12월 평균 청약경쟁률은 7.2대 1로 전달인 11월의 23.7대 1, 10월의 33.6대 1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서울 등 '청약조정지역'의 1순위 자격이 세대주로 제한되고 분양권 전매제한이 아예 금지되거나 강화되면서 단기 전매차익을 노린 가수요도 대거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실제로 분양 현장에서는 청약률 하락보다 부적격자 증가를 더 우려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청약경쟁률은 사실상 흥행 효과 외에는 큰 의미가 없다"며 "부적격자가 많아져서 계약률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청약자수 감소와 청약경쟁률 하락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기지역의 경우 분양권을 길게는 3년까지 팔 수 없기 때문에 전체 집값의 60~70%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한 준비된 실수요자들이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부적격자의 증가로 청약통장 없이도 분양권을 계약할 수 있는 '내집마련신청' 제도를 적극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김현서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당첨 후 계약을 포기하는 물량에 한해 우선권을 주는 '내집마련신청'을 분양 현장에서 대부분 받고 있는데 이를 이용해 청약 당첨과 똑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최종 계약률을 높이고 낙첨자들에게도 기회를 주기 위해 건설사들이 마련한 내집마련신청 제도가 부적격자 발생 증가로 당첨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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