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촌? 위아래 없는 층간 전쟁
[흡연·음식냄새·에어컨 실외기 때문에… 격해지는 아파트 이웃간 분쟁]
다니는 학교 찾아가 피켓 시위, 현관에 'A4 대자보' 붙여… 새벽에 흉기 들고 항의
경찰·법원 직접 찾아가 그 과정서 갈등 심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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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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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의 아파트에 거주하는 M씨는 바퀴벌레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싱크대 바닥에 새까맣게 몰려 있는 바퀴벌레들을 발견하곤 기겁을 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유독 싱크대에만 바퀴벌레가 모여드는 점을 이상하게 여긴 그는 배수관을 살펴보다가 아파트 윗집에서 물이 새어 들어오는 것이 원인이라고 여기게 됐다. 싱크대 주변 가구도 습기 때문에 썩어 있었다. 윗집 주인에게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가 거부당하자 M씨는 윗집 주인과 소송을 벌이고 있다.
재작년 국토교통부의 주거(住居) 실태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 절반가량(49.5%)이 아파트에 거주한다. 그런데 아파트의 윗집·아랫집 등 이웃 간 분쟁은 갈수록 격해지고 유형도 다양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게 층간 소음 분쟁이다. 환경부의 '층간 소음 이웃사이 센터'에 들어온 층간 소음 민원은 2012년 7021건에서 지난해 1만5619건으로 3년 만에 두 배 넘게 늘었다. 층간 소음 분쟁이 살인사건으로 이어진 일도 있었다. 요즘은 흡연, 음식 냄새, 개 짖는 소리, 에어컨 실외기 문제를 둘러싼 분쟁들이 소송으로 이어지거나 2차 범죄를 야기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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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의 복도식 아파트에 살던 정모씨는 담배를 피우는 이웃과 다투다 형사처벌을 받은 케이스다. 새벽에 자기 집으로 담배 냄새가 넘어오자 급기야 흉기까지 갖고 가 항의하다가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다. 대전에선 주상복합아파트 주민이 건물 1층에 있는 식당에서 음식 냄새가 올라온다고 주민센터 등에 민원을 제기했다가 식당 주인에게 폭행당하는 일도 있었다.
서울중앙지법에는 최근 아파트 1층 주민이 "윗집(2층)에서 1층 베란다 밑에 에어컨 실외기를 설치하는 바람에 거기서 나온 열기와 소음 때문에 우울증과 원형 탈모가 생겼다"며 낸 소송이 들어와 있다.
층간 소음 문제의 경우 환경부 등에 이웃 간 갈등을 중재·조정하는 기구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나머지 문제들은 그런 여과장치가 없어 바로 경찰이나 법원으로 직행하는 경우가 많고, 그 과정에서 갈등이 더 심해질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류석춘 연세대 교수는 "사람들 사이에 사생활을 중시하는 경향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에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은 자칫 갈등의 저장고가 될 수 있다"며 "다양해지는 아파트 이웃 간 분쟁을 일괄적으로 다룰 공적(公的) 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백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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